영어 의학과 Non-EU 정원 225명… 이탈리아 사립 의대 가운데 최대, 과학 필기 대신 적성검사와 영어 면접으로 선발
이탈리아 로마의 사립 의과대학 UniCamillus(Saint Camillus International University of Health and Medical Sciences)가 한국 등 비유럽권 지원자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탈리아 교육부가 2026년 8월 고시한 2026/27학년도 정원에 따르면, 이 대학 영어 의학과의 비유럽(Non-EU) 해외 거주자 정원은 225명으로, 영어 과정을 운영하는 이탈리아 사립 의대 가운데 가장 많다. 사립 영어 의학과 전체 Non-EU 정원의 절반 가까운 규모다.
보건의료 한 분야에 집중한 신생 대학
UniCamillus는 2017년 11월 이탈리아 교육부의 인가를 받은 비국립 대학으로, 의학·치의학·간호·물리치료·방사선 등 보건의료 계열만 운영한다. 교명은 16세기 로마에서 병자 간호에 일생을 바친 성 카밀로(San Camillo de Lellis)에서 따왔다. 2024년 기준 재학생은 약 5,100명이며, 총장은 잔니 프로피타(Gianni Profita)다.
설립 당시부터 비유럽 국제 학생과 개발도상국 보건 문제에 관심 있는 학생을 주요 대상으로 삼았다. 교육과 연구도 말라리아·HIV·결핵·소외열대질환 등 글로벌 사우스의 주요 질병과 분쟁·재난 지역 의료에 무게를 둔다. 이탈리아 내 외국 출신 의사협회(AMSI)와 협약을 맺었고, 아이티·이집트 등과도 협력 관계를 맺었다. 현재 캠퍼스는 로마·베네치아·체팔루(시칠리아) 세 곳이며, 영어 의학과는 로마 캠퍼스에만 개설된다. 2025/26학년도에는 전 캠퍼스 의학과 정원이 1,210명으로 이탈리아 비국립 대학 가운데 가장 많았다.
임상 실습은 대학 소유 병원 한 곳이 아니라 제휴 병원 네트워크에서 이뤄진다. 대학은 과목과 수련 단계에 따라 해당 분야가 강한 병동을 골라 실습을 배정하는 ‘다기관 실습 모델’을 내세운다. 로마 캠퍼스의 실습 주관 보건당국은 ASL Roma 2이며, 2025/26학년도까지 주 실습 기관은 로마의 산 피에트로 파테베네프라텔리 병원이었다. 이 밖에 로마의 아우렐리아 병원·누오바 이토르 병원, 프로시노네의 스파치아니 병원, 알라트리의 산 베네데토 병원 등이 실습 네트워크에 포함돼 있다. 2023/24학년도부터는 전문의 수련 과정(스쿨레 디 스페치알리차치오네)도 개설했고, 2024/25학년도에는 6개 과정이 교육부 인가를 받았다.
다만 설립 뒤 역사가 짧아 THE·QS 등 주요 세계 대학 순위에는 아직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지원자와 학부모는 이 점을 감안해 판단할 필요가 있다.
6년 360학점, 1학년부터 실습
영어 의학과는 6년(360 ECTS) 과정으로, 초반에는 기초·예과 과목을, 후반에는 임상·외과 과목을 배운다. 대학 브로슈어에 실린 영어 과정 1학년 교과는 다음과 같다.
| 학기 | 과목 (ECTS) |
|---|---|
| 1학기 | 화학·생화학 입문(6) · 생물학·유전학(9) · 물리학·정보처리(7) · 선택(1) |
| 2학기 | 조직학·발생학(10) · 인체해부학 I(10) · 경제학·국제사회정책(6) · 실습(2) |
영어 과정에만 ‘경제학·국제사회정책’ 과목이 들어 있는 것이 눈에 띈다. 의료 불평등·이주·고령화 같은 사회 문제를 의사의 역량으로 가르친다는 대학 방침이 반영된 것이다. 수업은 강의·세미나·실험·임상 사례 연구를 섞어 진행하며, 소규모 반 편성을 내세운다. 해부학·현미경 실습은 교내 실험동 UniLabs에서 한다.
실습 현장인 이탈리아 병원의 환자는 대부분 이탈리아어를 쓴다. 이 점에서 UniCamillus의 언어 지원은 눈여겨볼 만하다. 대학 측에 따르면 영어 과정 학생은 1학년부터 대학 언어센터(UCLC)의 이탈리아어 수업을 무료로 들을 수 있다. UCLC는 재학생을 위한 영어 강좌도 무료로 운영한다. 입학 첫해부터 이탈리아어를 익혀 두면 고학년 병원 실습 적응이 한결 수월해진다.
비유럽 지원자는 적성검사+영어 면접
입학 시험은 다른 사립 의대와 구조가 크게 다르다. 2026/27학년도 Non-EU 모집요강에 따르면 필기는 과학 지식 시험이 아니라 언어·수리·추상 추론을 보는 온라인 적성검사(IRT-3, 51점)다. 이어 영어로 진행하는 화상 구술 면접(69점)에서 상식과 생물·화학·물리·수학 지식을 묻는다. 총 120점 가운데 면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동점자는 면접 점수로 가른다. 필기와 면접 중 하나라도 빠지면 점수가 인정되지 않는다.
지난 학년도 기준 Non-EU 원서는 1월 30일 공고되어 3월 4일 마감됐고, 필기는 3월 9~13일, 면접은 3월 16~27일에 치러졌다. 응시료는 50유로로 사립 의대 가운데 가장 낮다. 2027/28학년도 Non-EU 모집요강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행정 응대 속도도 이 대학의 강점으로 꼽힌다. 이탈리아 대학, 특히 국립대는 입학 문의에 대한 회신이 느리다는 평이 적지 않다. 반면 사립대는 대체로 답변이 빠른 편이며, 그 가운데서도 UniCamillus는 본지 취재 과정에서 문의에 매우 신속하게 답했다. 서류 준비와 비자 일정이 빠듯한 해외 지원자에게는 작지 않은 차이다.
학비는 연 2만 1천 유로, 소득과 무관한 고정액
학비는 로마 영어 의학과 기준 연 2만 1천 유로(2026/27)로, 국적이나 소득과 관계없이 동일하다. 합격하면 사전등록 때 2천 유로, 등록 때 6천 유로를 내고 나머지는 두 차례에 나눠 납부한다. 납부금은 원칙적으로 환불되지 않는다. 대학 설립 재단은 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Non-EU 우수 학생을 위한 장학금과 명예 학자금을 운영한다.
대학 자체는 영어 성적 제출을 요구하지 않지만, 이탈리아 정부의 유학생 입국 절차는 영어 과정 비유럽 지원자의 영어 능력(B2 이상)을 확인하도록 하고 있어 공인 성적을 준비해 두는 것이 안전하다. 2027/28학년도 학생비자 신청 마감은 2027년 10월 31일로, 올해보다 한 달 이르다.
졸업 후 진로: 유럽은 열려 있고, 한국은 별도 절차
졸업하면 이탈리아 의학 학위(LM-41)를 받는다. 이탈리아 의학 학위는 2020년부터 별도 국가시험 없이 의사 면허로 이어지는 ‘자격 학위’로 바뀌었고, EU 의사 자격 상호인정 제도에 따라 다른 EU 회원국에서도 인정된다. 졸업생은 이탈리아 전문의 수련 과정, 일반의 수련, 연구·박사 과정으로 진학할 수 있다.
한국에서 의사로 일하려면 별도 절차가 필요하다. 보건복지부 장관이 인정한 외국 의대를 졸업하고 그 나라 의사 면허를 받은 뒤, 예비시험과 의사 국가시험을 차례로 통과해야 한다. UniCamillus는 현재 복지부 인정 외국 의대 목록에 올라 있지 않다. 다만 이는 학교의 교육 수준에 대한 판단이 아니다. 2017년에 세워진 신생 대학이라 이곳을 졸업하고 한국 인정을 신청한 한국인이 아직 없기 때문이다. 복지부 목록은 졸업생이 신청하면 기준 충족 여부를 심사해 추가하는 방식이어서, 목록에 없는 학교도 기준에 맞으면 졸업 시점에 새로 인정을 받을 수 있다. 한국 귀국을 염두에 둔 학생이라면 이 절차와 일정을 미리 알아 두는 것이 좋다.
한눈에 보는 UniCamillus 영어 의학과
| 항목 | 내용 (2026/27 기준) |
|---|---|
| 위치 | 이탈리아 로마 |
| 설립 | 2017년 (비국립) |
| Non-EU 정원 | 225명 |
| 연 학비 | €21,000 (고정) |
| 응시료 | €50 |
| 시험 | 적성검사 IRT-3(51점) + 영어 구술 면접(69점) |
| 원서 마감 | 2026.3.4 (2027/28 미발표) |
| 세계 순위 | THE·QS 미포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