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인정 외국 의대 전수 분석… 학비·수업 언어·졸업 후 인턴까지
한국에서 의대에 들어가기 어렵다는 이유로 해외 의대를 알아보는 학부모가 늘고 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장관이 인정하는 외국 의과대학 187곳을 국가별로 나눠 6년치 학비를 계산해 보면, 한국 의대는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축에 속한다. 국공립 의대는 6년 전체 등록금이 3,652만원, 사립 의대도 6,869만원이다. 반면 영국 의대는 학비만 4억 1,400만~7억 5,600만원으로 한국 사립 의대의 최대 11배에 달한다.
본지는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 2026년 6월 2일자로 공개한 「보건복지부장관이 인정하는 외국학교 현황」 전체 901개교 데이터를 입수해, 이 중 의사 직종 202개교를 국가별·학제별·수업 언어별로 분류하고 각 대학 공식 학비 페이지를 대조해 총비용을 산출했다.
1. ‘인정 리스트’는 허가 명단이 아니다
먼저 이 자료의 성격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유학 상담 현장에서 가장 흔한 오해가 “리스트에 없는 학교는 안 된다”는 것인데, 사실과 다르다.
국시원 자료 상단에는 이런 안내가 붙어 있다. “인정 현황은 인정심사 신청 시 작성된 국가 및 교명을 바탕으로 생성하였고, 국가 및 학교명이 상이하거나 외국학교 졸업자의 응시자격은 별도 문의가 필요하다.”
즉 이 리스트는 지금까지 인정심사가 이루어진 학교들의 누적 기록이다. 인정심사는 졸업자 또는 졸업예정자가 외국학교 인정신청서와 외국학교 기초현황표 등을 제출해 개별적으로 신청하는 절차이며, 국시원이 「보건의료인국가시험 응시자격 관련 외국 학교 등 인정기준」 고시에 따라 접수·심사·결과통보를 수행한다. 심사를 통과하면 해당 학교가 리스트에 추가된다.
따라서 현재 미등재 학교라도 원천 차단은 아니다. 실제로 리스트는 해마다 확대돼 왔다. 헝가리는 과거 소수 대학만 올라 있었으나 현재 4곳으로 늘었고, 영국도 최근 등재 대학이 크게 증가해 24곳에 이른다. 국시원은 2026년에도 외국학교 인정심사 신청을 접수했다.
다만 실무적으로 두 가지는 짚어둘 만하다. 첫째, 기등재 학교는 심사 절차가 이미 정리돼 있어 서류 부담과 소요 기간이 상대적으로 적다. 둘째, 미등재 학교는 졸업 후 심사를 거쳐야 하므로 결과 확정까지 시간과 불확실성이 따른다. 리스트 등재 여부는 가부(可否)의 문제가 아니라 절차 난이도의 문제로 읽는 것이 정확하다.
한편 자료는 의사 직종 202개교를 94.07.07 이전과 94.07.07 이후로 나눠 표기한다. 의료법 개정에 따라 적용되는 응시자격 기준이 달라지는 구간 구분으로, ‘이전’ 항목이 15곳, ‘이후’ 항목이 187곳이다. 이 구분이 개별 지원자에게 어떻게 적용되는지는 국시원에 직접 확인해야 한다.
국가별 분포는 미국 34곳, 영국 24곳, 독일 19곳, 필리핀 18곳, 일본 16곳, 러시아 12곳, 우즈베키스탄 6곳, 호주 6곳, 남아프리카공화국 5곳, 대만 5곳, 헝가리 4곳, 프랑스 4곳, 폴란드 3곳, 아일랜드 3곳, 이탈리아 3곳 순이다.
2. 학비만 비교: 한국 의대는 세계 최저가권
2026학년도 기준 전국 39개 의대 중 국공립 10곳의 학기당 평균 등록금은 304만 3,250원, 사립 29곳은 572만 4,138원이다. 6년 기준으로 환산하면 국공립 3,652만원, 사립 6,869만원이다. 가장 비싼 고려대(연 1,362만 5,000원)도 6년 8,175만원, 가장 싼 충북대(연 447만 4,000원)는 2,684만원에 그친다.
이를 해외 인정 의대와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환율: USD 1,350원 / GBP 1,800원 / EUR 1,550원 / AUD 890원 / 100엔 890원, 생활비 제외)
| 국가·유형 | 학제 | 6년 학비 총액 |
|---|---|---|
| 독일 (17곳) | 6년 | 0~2,790만원 |
| 충북대 (한국 최저) | 6년 | 2,684만원 |
| 우즈베키스탄 (6곳) | 6년 | 2,835만~4,860만원 |
| 일본 국공립 (약 9곳) | 6년 | 약 3,115만원 |
| 한국 국공립 평균 | 6년 | 3,652만원 |
| 러시아 (12곳) | 6년 | 3,240만~6,480만원 |
| 한국 사립 평균 | 6년 | 6,869만원 |
| 폴란드 (3곳) | 6년 | 1억 2,090만~1억 4,880만원 |
| 헝가리 (4곳) | 6년 | 1억 3,689만~1억 6,200만원 |
| 일본 사립 (약 5곳) | 6년 | 1억 6,465만~4억 2,186만원 |
| 미국 (32곳) | 학사 4년 + MD 4년 | MD만 2억 1,600만~4억 5,900만원 |
| 호주 6년제 (UNSW·플린더스) | 6년 | 4억 281만~4억 8,861만원 |
| 영국 (24곳) | 5~6년 | 4억 1,400만~7억 5,600만원 |
| 아일랜드 (3곳) | 6년 | 4억 8,453만~5억 6,856만원 |
한국 사립 의대 6년 학비(6,869만원)는 헝가리 최저가 대학의 2년치 학비에도 못 미친다. 영국과 비교하면 한국 국공립 의대 학비는 영국 최고가 대학의 20분의 1 수준이다.
3. 생활비를 더하면 격차는 줄지만 순위는 그대로
해외 유학은 학비 외에 주거·식비가 필수로 발생한다. 생활비까지 포함한 6년 총비용은 다음과 같다.
| 구간 | 국가 | 6년 총액 |
|---|---|---|
| A | 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카자흐스탄 | 0.5억~0.9억 |
| B | 러시아 | 0.7억~1.3억 |
| B | 독일·프랑스·이탈리아 공립 | 1.0억~1.7억 |
| B | 일본 국공립 | 1.1억~1.3억 |
| C | 폴란드 | 2.0억~2.4억 |
| C | 헝가리 | 2.1억~2.6억 |
| D | 일본 사립 | 2.6억~5.5억 |
| E | 호주 6년제(UNSW·플린더스) | 5.0억~6.2억 |
| E | 아일랜드 | 5.9억~7.6억 |
| E | 호주 7년제(멜버른·시드니·퀸즐랜드) | 6.8억~8.5억 |
| E | 영국 | 3.9억~8.0억 |
| E | 미국 (학사 포함 8년) | 7억~10억 |
한국 의대는 자택 통학이 가능한 경우 6년 총비용이 사실상 등록금 수준에서 끝난다. 지방 의대 자취를 가정해 연 1,200만원의 주거·생활비를 더해도 6년 총액은 국공립 1억 1,000만원, 사립 1억 4,000만원 선이다. 가장 싼 해외 선택지(우즈베키스탄 0.5억~0.9억)를 제외하면 한국이 여전히 저렴하다.
4. 어느 나라가 영어로 가르치나
비용만큼 중요한 변수가 수업 언어다. 인정 의대 202곳을 수업 언어로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 수업 언어 | 국가(인정 학교 수) | 요구 어학 |
|---|---|---|
| 영어 (원어권) | 미국 34, 영국 24, 호주 6, 남아공 5, 아일랜드 3, 캐나다 2, 뉴질랜드 2 | IELTS 7.0 / TOEFL 100 내외 |
| 영어 (비원어권 개설) | 헝가리 4, 필리핀 18, 폴란드 3, 이탈리아 2, 체코 1, 불가리아 1, 라트비아 1 | 대학별 영어 요건, 현지어 불요 |
| 독일어 | 독일 19, 오스트리아 1, 스위스 1 | DSH-2 또는 TestDaF 4444 (C1) |
| 현지어 필수 | 일본 16, 러시아 12, 프랑스 4, 대만 5, 스페인 3 | 일본어·러시아어·프랑스어·스페인어·중국어 |
| 영어 트랙 + 현지어 병행 | 우즈베키스탄 6, 키르기스스탄 3, 카자흐스탄 2, 우크라이나 2 | 영어 강의 + 임상 단계 현지어 |
여기서 두 가지 함정을 짚어야 한다.
첫째, “영어 트랙”이 6년 내내 영어를 뜻하지는 않는다. 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러시아권 대학의 영어 프로그램은 1~2학년 이론 수업까지는 영어로 진행되지만, 3학년 이후 병원 실습에서는 환자와 러시아어 또는 현지어로 소통해야 한다. 학비가 가장 저렴한 이 그룹에서 예비시험 합격률이 가장 낮게 나오는 배경 중 하나로 지목되는 지점이다.
둘째, 이탈리아 영어 과정도 이탈리아어 과목이 커리큘럼에 포함된다. 다만 입학 요건은 아니고, 임상 실습을 위해 재학 중 이수하는 구조다. 독일·프랑스처럼 입학 전에 C1을 만들어야 하는 것과는 부담의 성격이 다르다.
셋째, 독일 19곳은 학비 0원이지만 언어가 학비를 대신한다. 독일어 C1을 만드는 데 통상 1~2년, 어학원비와 체류비를 합치면 2,000만~4,000만원이 든다. 표에서는 ‘무상’으로 잡히지만 실제로는 한국 국공립 의대 학비와 비슷한 선행 비용이 발생한다.
5. 주목할 만한 선택지: 이탈리아
5-1. 왜 매력적인가
이탈리아는 영어로 수업하면서 학비가 유럽 최저 수준인 거의 유일한 조합이다. 공립대학 의학과 학비는 연 500~4,000유로(약 78만~620만원) 구간이며, 소득 연동(ISEE) 방식이라 소득 증빙에 따라 더 낮아질 수 있다. 헝가리(연 1만 6,900달러)나 폴란드(연 1만 3,000유로)와 비교하면 학비가 3분의 1에서 10분의 1 수준이다.
여기에 세 가지가 더해진다. 이탈리아어 능력이 입학 요건이 아니라는 점, EU 회원국 학위여서 EU 역내 의사 자격이 자동 상호인정된다는 점, 그리고 선발이 IMAT 점수 하나로 결정되는 투명한 구조라는 점이다. 내신·자기소개서·면접이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한국 고교 내신이 불리한 학생에게는 역전 가능한 트랙이다.
5-2. 인정 3곳의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복지부 인정 리스트에 오른 이탈리아 의대는 세 곳이다.
| 대학 | 성격 | 수업 언어 | 선발 방식 | 연 학비(추정) |
|---|---|---|---|---|
| University of Pavia (하비 코스) | 국립 | 영어 | IMAT | 500~4,000유로 |
| Università degli Studi di Brescia | 국립 | 이탈리아어 | 필터 학기 | 500~4,000유로 |
| Humanitas University (밀라노) | 사립 | 영어 | HUMAT (자체 시험) | 약 2만 유로 |
**파비아 대학 하비 코스(Harvey Course)**는 이탈리아 최초의 영어 의학 과정이다. 1361년 설립된 국립대로, 6년 단일 과정에 정원은 연 100명이다. 입학 요건은 IMAT 통과 하나뿐이며 별도 요건이 없다.
후마니타스 대학은 밀라노 소재 사립으로 6년 전 과정을 영어로 운영한다. IMAT이 아니라 HUMAT이라는 자체 입학시험을 치르며, 시험 성적 순위에 따라 1만 8,000유로 규모의 장학금을 EU·비EU 학생 모두에게 지급한다. 학비는 공립의 5배지만 장학금을 받으면 실부담이 크게 줄어드는 구조다.
브레시아 대학은 이탈리아어 과정으로 확인된다. 영어 과정 목록에 포함되지 않으며, 이탈리아어 능력과 뒤에서 설명할 필터 학기를 거쳐야 한다. 한국 학생에게는 사실상 접근이 어려운 선택지다.
5-3. IMAT 제도와 2025년 개혁
IMAT는 이탈리아 교육부와 케임브리지 평가원이 공동 운영하는 국가 단위 시험으로, 공립대학 영어 의학·치의학 과정 입학에 사용된다. 60문항 100분, 정답 +1.5점, 오답 -0.4점의 감점제다. 2026년 시험일은 9월 30일이며 등록은 Universitaly 포털에서 7월 중 진행된다. 성적은 해당 연도에만 유효해 이월되지 않는다.
경쟁은 치열하다. 2025년에는 약 1만 3,000명이 응시해 EU 1,049석, 비EU 559석을 놓고 경쟁했다.
여기서 최근 유학 상담에서 가장 혼선이 큰 지점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이탈리아는 2025년 의학 입시를 대대적으로 개편해 기존 입학시험(TOLC-MED)을 폐지하고, 누구나 1학기를 수강한 뒤 공통 시험으로 걸러내는 ‘필터 학기(semestre filtro)’ 제도를 도입했다. “이탈리아 의대 입학시험 폐지”, “이탈리아 의대 무시험 입학” 같은 표현이 이 개편에서 나왔다.
그러나 이 개편은 이탈리아어 과정에만 적용된다. 영어 과정은 종전대로 IMAT로 선발한다. 한국 학생이 지원하는 파비아·후마니타스 경로에는 변화가 없다는 뜻이다. 필터 학기를 노리고 이탈리아어 과정을 준비하는 것은 브레시아를 제외하면 한국 면허 경로와 연결되지 않는다.
5-4. 등재 대학과 미등재 대학, 실무상 차이
이탈리아 공립대학 중 영어로 의학 과정을 운영하는 곳은 16곳이다. 밀라노 국립대, 로마 사피엔차, 볼로냐, 파도바, 나폴리 페데리코 2세 등 상위권 대학이 대거 포함된다. 반면 현재 복지부 인정 리스트에 올라 있는 이탈리아 학교는 파비아·브레시아·후마니타스 세 곳, 영어 과정 기준으로는 두 곳이다.
앞서 설명했듯 미등재가 곧 불가를 뜻하지는 않는다. 졸업 후 인정심사를 신청하면 심사를 거쳐 응시자격을 인정받는 경로가 열려 있다. 실제로 이탈리아 영어 의학 과정은 EU 의학교육 지침을 따르는 6년 단일 과정으로 커리큘럼 구조가 동일하므로, 심사에서 특별히 불리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
다만 IMAT의 배정 구조는 알고 지원하는 편이 낫다. IMAT는 응시자가 지망 대학을 순위로 제출하고 점수에 따라 대학이 배정되는 방식이라, 본인이 어느 대학에 가게 될지를 출원 시점에 확정할 수 없다. 기등재 대학을 원한다면 지망 순위 구성 단계에서 이를 반영해야 하고, 다른 대학에 배정될 경우 졸업 후 인정심사 절차를 밟게 된다는 점을 미리 이해하고 있으면 된다.
다만 이탈리아를 검토할 때 짚어야 할 것이 하나 더 있다. EU 학위가 EU 역내에서 자동 상호인정된다는 것은 EU 시민에게 해당하는 이야기다. 한국 국적자는 졸업 후 이탈리아나 다른 EU 국가에서 수련하려면 별도 취업·체류 허가가 필요하다. 뒤에서 다룰 인턴 접근성 관점에서 보면, 이탈리아는 학비가 저렴한 대신 졸업 후 현지 잔류 경로가 영국·미국만큼 정비돼 있지 않다.
정리하면 이탈리아 경로의 실질 변수는 ‘인정 여부’가 아니라 IMAT 점수와 배정 결과다. 파비아를 원한다면 필요한 것은 결국 점수이고, 배정 불확실성을 피하고 싶다면 자체 시험으로 선발하는 후마니타스가 대안이 된다. 학비가 5배지만 1만 8,000유로 규모 장학금이 성적순으로 지급되므로 실부담 차이는 표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
6. ‘싼 나라’에는 각각의 대가가 있다
학비 기준으로 한국보다 싼 나라는 독일, 우즈베키스탄, 러시아, 일본 국공립 정도다. 그러나 각각 별도의 진입 장벽이 있다.
독일 19곳은 학비가 사실상 무상이다. 학기 기여금 150~350유로만 내면 되고, 바덴뷔르템베르크주만 비EU 학생에게 학기당 1,500유로를 부과한다. 대신 독일어 C1(DSH-2 또는 TestDaF 4444)이 입학 요건이다. 어학 준비에 통상 1~2년이 소요되며, 그 기간의 어학원비·체류비·기회비용이 표에 잡히지 않는 실질 비용이다. 프랑스 4곳도 구조가 같다.
일본 국공립 대학은 6년 총 학비 약 350만엔(3,115만원)으로 한국 국공립과 비슷하다. 다만 일본 국공립 의대의 외국인 유학생 정규 학부 입학은 정원이 극히 제한적이고, 일본어 능력과 일본 대학입학공통테스트 성적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우즈베키스탄·러시아는 학비와 생활비가 모두 낮다. 그러나 뒤에서 설명할 예비시험 합격률이 가장 낮은 그룹이다.
반대로 영어로 고교 졸업 후 바로 진학 가능하면서 2억원대인 선택지는 헝가리와 폴란드뿐이다. 유럽 의대 유학원이 이 두 나라에 집중하는 구조적 이유다.
7. 진짜 관문은 학비가 아니라 ‘예비시험’
해외 의대를 졸업해도 한국에서 곧바로 의사가 되지 않는다. 보건복지부 인정 학교 졸업자는 예비시험(1차 필기 + 2차 실기)에 합격해야 비로소 의사 국가시험 응시 자격을 얻는다. 인정 리스트 등재는 ‘국시 응시자격’이 아니라 ‘예비시험 응시자격’을 의미한다는 점을 유학 상담 단계에서 정확히 짚어야 한다.
예비시험 합격률은 오랫동안 낮았다. 2005년 도입 이후 20회차까지 2차 실기 평균 합격률은 54.8%, 1차 필기 평균 합격률은 31.2%에 머물렀다. 2024년 제20회 실기에서는 16개국 101명이 응시해 55명만 합격, 합격률 54.5%를 기록했다.
국가별 편차도 컸다. 2024년 기준 헝가리 61.2%, 러시아 40%, 미국 20%, 우즈베키스탄 16.7%였다. 학비가 가장 싼 우즈베키스탄이 합격률은 가장 낮았다.
2025년 제21회에서는 상황이 급변했다. 2차 실기 응시자 194명 중 172명이 합격해 합격률 88.7%를 기록했고, 1차 필기 합격률도 282명 중 160명 합격으로 56.7%를 기록하며 처음 50%를 넘겼다. 합격자 172명은 2005~2024년 20년간 누적 합격자(235명)에 육박하는 규모다.
다만 이 급등은 의정 갈등으로 국내 의대생 다수가 국시를 거부한 시기와 겹친다. 의료계 일부에서는 적체 인원 해소를 위한 조정이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나왔다. 2026년 제22회 예비시험은 필기가 6월에 시행됐으며, 실기 결과에 따라 88.7%가 추세인지 일회성인지 판가름될 전망이다.
8. 학비보다 결정적인 변수: 졸업 후 현지 인턴이 되는가
8-1. 왜 인턴이 관문인가
의대를 졸업해도 그 자체로는 의사가 아니다. 대부분의 국가는 졸업 후 1~2년의 인턴(수련) 과정을 마쳐야 정식 면허를 발급한다. 그리고 이 지점이 한국 경로와 직접 연결된다.
보건복지부 안내에 따르면 “기인정 외국학교를 졸업하고 해당 국가의 면허를 취득한 경우” 국가시험 응시자격이 인정된다. 즉 현지 인턴 자리를 확보하지 못해 현지 면허를 받지 못하면, 6년을 마치고도 한국 예비시험 경로 자체가 흔들린다. 학비 몇천만원 차이보다 훨씬 큰 변수다.
영국 정부도 이 구조를 명시적으로 확인한 바 있다. 파운데이션 자리를 얻지 못한 해외 캠퍼스 졸업자에 대해, 훈련받은 국가에서 승인된 인턴 과정을 마치는 것이 정식 등록의 대안 경로라고 답변했다. 인턴을 어디서 하느냐가 면허의 출발점이라는 뜻이다.
8-2. 국가별 인턴 접근성
| 국가 | 과정 명칭 | 국제학생 접근성 |
|---|---|---|
| 영국 | Foundation Programme (FY1~2) | 우선순위 그룹 — 국적이 아닌 학위 취득지 기준 |
| 미국 | Residency (NRMP 매치) | 자국 졸업생과 동일 취급 — ECFMG 인증 불요 |
| 호주 | Internship | 주별 배정, 국제학생 후순위 (보장 없음) |
| 아일랜드 | Intern Year | 비EU는 모든 EU 지원자 뒤 (보장 없음) |
| 헝가리·폴란드·이탈리아 | 현지 레지던시 | EU 학위지만 비EU 국적은 별도 취업허가 |
| 러시아·우즈베키스탄 | 현지 인턴 | 현지어 요구 |
8-3. 영국: 학위 취득지 기준이라 한국 학생에게 유리
2026년 3월 5일 국왕재가를 받은 **의료수련 우선순위법(Medical Training (Prioritisation) Act 2026)**이 3월 6일부터 시행됐다. 영국 의대 졸업생과 일부 집단에게 파운데이션·전문의 수련 자리를 우선 배정하는 법이다. 배경은 심각한 경쟁 과열이다. 전문의 수련 지원자는 2019년 1만 2,000명에서 올해 약 4만 명으로 늘었고, 파운데이션도 지원자가 자리 수를 초과해 배정 지연과 대기 배치가 발생했다.
한국 학생에게 중요한 것은 우선순위 판정 기준이 국적이 아니라 학위 취득지라는 점이다. 파운데이션 우선순위 대상은 ‘영국에서 의학 학위를 취득한 사람’이며, 다만 그 학위를 위한 훈련 기간 대부분을 영국·채널제도·맨섬 밖에서 보낸 경우는 제외된다. 아일랜드 학위 취득자, 아이슬란드·노르웨이·리히텐슈타인·스위스 학위 취득자도 포함된다.
즉 한국 국적 학생이라도 영국 본토 캠퍼스에서 의대를 졸업하면 파운데이션 우선순위 그룹에 들어간다. 영국 의사협회(BMA)도 첫 2년을 해외 캠퍼스에서 보내고 임상 3년을 영국에서 마친 경우는 우선순위에 포함되지만, 학위의 대부분 또는 전부를 해외에서 이수한 경우는 제외된다고 설명한다.
이 차이는 실제 결과로 나타났다. 2026년 모집 초기 데이터에서 NHS 잉글랜드는 약 98%의 자리가 우선순위 지원자로 채워졌다고 밝혔다. 2025년의 약 72%에서 크게 오른 수치다. 비우선순위 지원자도 지원은 가능하고 우선순위 배정 후 남은 자리를 받을 수 있지만, 98%라는 수치는 사실상 잔여 자리가 거의 없다는 뜻이다.
반대로 영국 대학의 해외 캠퍼스는 명확히 제외된다. 정부는 해외 캠퍼스 재학생에 대한 경과조치를 도입할 계획이 없다고 답변했다. 말레이시아나 몰타 소재 영국 대학 캠퍼스를 “영국 의대”로 안내하는 상담이 있다면 이 지점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단, 전문의 수련(specialty training)은 기준이 다르다. 2026년 전문의 수련 우선순위에는 영국 시민, 영국 거주권을 가진 영연방 시민, 체류허가가 불필요한 아일랜드 시민, 무기한 체류허가 보유자 등 국적·체류자격 요건이 붙는다. 파운데이션까지는 학위 기준으로 들어가지만, 그다음 단계에서는 체류자격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영국 의대를 나온 한국 국적 학생의 장기 경로를 볼 때 반드시 짚어야 할 구분이다.
8-4. 미국: 자국 의대 졸업생은 IMG가 아니다
미국은 구조가 단순하고 유리하다. 미국 의대를 졸업한 비시민권자는 외국의대졸업생(IMG)으로 분류되지 않으며, ECFMG 인증 요건을 충족할 필요가 없다. F-1 학생비자로 미국 의대를 마친 경우 그대로 매치에 참여하고, 수련 시작 전 OPT 기반 취업허가(EAD)로 전환하는 경로가 열려 있다.
비교하자면 외국 의대 졸업생의 미국 매치는 훨씬 어렵다. 2023년 매치에서 IMG 1만 1,600여 명이 참여해 약 57%만 PGY-1 자리를 얻었다. 미국 의대 졸업이 주는 프리미엄이 여기서 나온다.
다만 비자 구조는 확인이 필요하다. 외국 국적 수련의의 주된 경로인 J-1은 ECFMG가 후원하며, 수련 후 2년 자국 체류 의무가 붙는 경우가 많다. H-1B는 이 의무가 없지만 후원하지 않는 기관이 상당수이고 USMLE Step 3까지 요구된다. 총비용 7억~10억을 쓰는 경로인 만큼, 지원 병원의 비자 후원 정책을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8-5. 아일랜드·호주: 비용은 최상위, 인턴 보장은 없다
아일랜드는 HSE가 전국 단위 매칭으로 인턴을 배정한다. 문제는 순위 구조다. EU 여권을 갖고 CAO(아일랜드 중앙지원기구)를 통해 입학한 졸업생은 인턴 자리가 보장된다. EU 여권이지만 CAO를 거치지 않은 경우는 그 아래, 비EU 시민은 모든 EU 지원자 뒤로 밀린다. 비EU 몫으로 남는 자리 수는 해마다 변동하며 보장되지 않는다.
6년 총비용 5.9억~7.6억을 쓰고도 인턴 배정이 확정되지 않는 구조라는 뜻이다. 참고로 아일랜드 인턴 1년차 기본급은 2026년 기준 약 4만 5,700유로이며, 초과근무와 당직을 포함하면 30~50% 늘어난다.
호주도 유사하다. 인턴 배정은 주별로 운영되며, ACT를 제외한 모든 주에서 호주·뉴질랜드 시민과 영주권자가 우선한다. 국제학생은 그다음이다. 서호주(WA)의 경우 WA 대학 국내 졸업생, 타주 국내 졸업생, WA 대학 국제 졸업생 순으로 국제학생이 3순위다. 빅토리아·서호주·ACT만 해당 주 국제 졸업생을 타주 국내 졸업생보다 앞에 두고, 뉴사우스웨일스·남호주·퀸즐랜드는 모든 국내 졸업생을 국제 졸업생보다 앞에 놓는다.
다만 현장에서는 근무 지역을 넓게 열어두면 대부분 인턴을 확보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태즈메이니아와 노던테리토리가 후순위 지원자에게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호주를 선택한다면 “어느 병원”이 아니라 “어디든 간다”는 전제로 계획을 세워야 한다.
8-6. 정리
인턴 확보 관점에서 순위를 매기면 다음과 같다.
- 미국 — 자국 의대 졸업 시 IMG 분류에서 제외, 매치에서 동일 취급
- 영국 — 본토 캠퍼스 졸업 시 국적 무관 우선순위, 단 해외 캠퍼스는 제외
- 호주 — 후순위지만 지역을 넓히면 확보 가능
- 아일랜드 — 비EU 최하위, 자리 수 변동
- 동유럽·중앙아시아 — 현지 잔류보다 귀국 후 예비시험 경로가 일반적
비용 순위(미국·영국·아일랜드·호주가 최상위)와 인턴 접근성 순위가 상당 부분 겹친다는 점이 이 표의 핵심이다. 비싼 나라가 비싼 이유 중 하나가 졸업 후 경로가 열려 있다는 것이고, 싼 나라는 그만큼 귀국 후 예비시험이라는 단일 경로에 의존하게 된다.
9. 국내 정원은 늘고 있다
한국 의대 진학이 어렵다는 전제 자체도 재검토가 필요하다. 보건복지부는 2026년 2월 10일 제7차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서 2027학년도 이후 의대 정원을 확정했다. 2027학년도 정원은 2024학년도(3,058명)보다 490명 늘어난 3,548명이며, 2028~2031학년도에는 매년 613명씩 증원돼 3,671명 규모가 된다. 2030년 공공의대·지역의대 설립분까지 반영하면 3,871명이다.
증원분 490명은 서울을 제외한 32개 의대에서 지역의사선발전형으로 뽑는다. 이 전형 합격자는 등록금과 생활비를 지원받는 대신 졸업 후 지역 의료기관에서 10년간 의무 복무해야 한다. 강원대·충북대가 각 39명으로 배정 규모가 가장 크고, 부산대·전남대 각 31명, 제주대 28명, 충남대 27명, 경북대 26명 순이다.
비용만 놓고 보면, 지역의사전형은 등록금이 0원인 유일한 국내 경로다. 해외 의대 최저가 선택지(우즈베키스탄 5,000만원)와 비교해도 절대 우위다. 10년 의무 복무를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판단의 핵심 변수가 된다.
10. 유학 상담에서 반드시 확인할 것
첫째, 리스트 등재 여부를 ‘가부’가 아니라 ‘절차’로 이해해야 한다. 미등재 학교도 졸업 후 인정심사 신청이 가능하다. 다만 기등재 학교가 서류 부담과 소요 기간 면에서 유리하다. 교명이 변경된 학교(리스트에 병기된 곳만 12곳)와 개별 적용 기준은 국시원에 직접 확인하는 것이 확실하다.
둘째, 연간 학비가 아니라 전 과정 총액으로 비교해야 한다. 미국은 학사 4년을 마쳐야 MD 지원이 가능해 실제 8년이 걸린다. 호주도 멜버른·시드니·퀸즐랜드는 학사 3년 + MD 4년 구조이고, UNSW·플린더스만 6년 직행이다. 같은 호주 안에서도 경로에 따라 2억원 이상 차이가 난다.
셋째, 영국은 임상학년에 학비가 뛴다. 국제학생 의학 학비는 2026/27학년도 기준 연 3만 150~7만 554파운드, 평균 4만 7,700파운드다. 낮은 쪽 숫자는 대부분 1~2학년 기준이고 3학년부터 급등한다. 에든버러는 1~2학년 3만 2,100파운드에서 3~5학년 4만 9,000파운드로 오른다. 1학년 학비로 총액을 추정하면 1억원 이상 어긋난다.
넷째, 이탈리아는 IMAT 배정 구조를 이해하고 지망 순위를 짜야 한다. 점수에 따라 대학이 배정되므로 출원 시점에 진학 대학을 확정할 수 없다. 배정 불확실성을 피하려면 자체 시험으로 선발하는 후마니타스가 대안이다.
다섯째, 수업 언어와 임상 실습 언어를 구분해야 한다. 우즈베키스탄·러시아권의 영어 트랙은 3학년 이후 병원 실습에서 현지어를 요구한다. 독일은 입학 전 C1이 필요해 어학 준비 비용이 별도로 2,000만~4,000만원 든다.
여섯째, 졸업 후 그 나라에서 인턴을 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복지부는 “해당 국가의 면허를 취득한 경우” 응시자격을 인정한다고 안내한다. 현지 인턴을 못 하면 현지 면허가 나오지 않고 한국 경로도 흔들린다. 영국 본토 캠퍼스와 미국 의대가 이 점에서 가장 안전하고, 아일랜드·호주는 비용 대비 인턴 보장이 없다는 점을 감수해야 한다.
일곱째, 예비시험 국가별 합격률을 확인해야 한다. 학비가 싼 국가일수록 합격률이 낮은 경향이 뚜렷하다. 6년간 5,000만원을 아끼고도 국내 면허 취득에 실패하면 회수 가능한 비용은 없다.
※ 본지 발행사는 해외 대학 진학 관련 교육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본 기사는 특정 국가·대학의 진학을 권유하거나 만류할 목적으로 작성되지 않았으며, 모든 수치는 공개된 1차 자료를 기준으로 산출했습니다.
※ 한국 국적 졸업생이 영국 파운데이션 프로그램 근무를 위해 필요한 비자(Graduate Route 또는 Skilled Worker 후원) 요건은 별도 확인이 필요합니다. 본 기사의 영국 우선순위 서술은 학위 취득지 기준의 배정 우선순위에 관한 것으로, 취업 체류자격과는 별개 사안입니다.
※ 인정 리스트의 연도별 확대 추이(헝가리·영국 등재 대학 증가)는 국시원 연도별 공개자료 대조로 수치 확인이 필요합니다. 94.07.07 이전/이후 구분이 개별 지원자에게 적용되는 방식도 국시원 확인 사항입니다.
※ 학비는 각 대학 공식 고시액 기준, 생활비는 도시별 평균 추정치입니다. 환율 변동과 대학별 연 3~5% 인상률이 반영되지 않은 정태적 추정치이므로 실제 부담액과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헝가리·폴란드·러시아·우즈베키스탄 개별 대학의 확정 학비, 필리핀 4개교 현행 등록금, 아일랜드 6년제 예과 1년차 학비, 브레시아 대학의 영어 과정 개설 여부는 각 대학 공식 페이지에서 재확인이 필요합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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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건복지부, 「외국학교 졸업자의 보건의료인국가시험 응시절차」, https://www.mohw.go.kr/menu.es?mid=a10702020300
- 베리타스알파, 「[2027대입잣대] 39개 의대 2026등록금.. 고대 681만2500원 ‘최고’」, 2026.05.21, https://www.veritas-a.com/news/articleView.html?idxno=611272
- 한국경제매거진, 「의대 가려면 학비만 1억, 年등록금 1000만원 시대」, 2026.04.29, https://magazine.hankyung.com/business/article/202604295847b
- 대학지성 In&Out, 「올해 4년제大 125개교 등록금 인상」, 2026.03.06, https://www.unipres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139
- 데일리메디, 「2027학년도 의대 정원 490명 늘어 ‘3548명’」, 2026.04.28, https://www.dailymedi.com/news/news_view.php?wr_id=936086
- 더퍼블릭, 「2027학년도 의대 정원 490명 증원 확정…2031년까지 확대」, 2026.02.11, https://www.thepublic.kr/news/articleView.html?idxno=294069
- 한국경제, 「외국 의대 출신 국시 예비시험 합격자 작년比 3배 늘어」, 2025.07.20,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072092737
- 메디게이트뉴스, 「외국의대 출신 의사 예비시험 합격률 54.5%→88.7%」, 2025.07, https://medigatenews.com/news/14808800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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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협신문, 「새내기 의사 818명 배출, 의사 국가시험 합격률 75.9%」, 2026.01.22, https://www.doctors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3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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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tlantic Bridge, “Residency in Ireland”, 2026.02.25, https://www.atlanticbridge.com/residency-in-ireland/
- The Conversation, “FactCheck: are international medical graduates given priority over Australian doctors?”, https://theconversation.com/factcheck-are-international-medical-graduates-given-priority-over-australian-doctors-16327
- AMA (WA), “International medical students: the unlucky few”, https://www.amawa.com.au/news/international-medical-students-the-unlucky-few/
- Aussie Clinicians, “Medical Internship Applications Australia 2026”, 2026.06.11, https://aussieclinicians.com/medical-internship-applications-australia/
- UC Davis School of Medicine, GME Eligibility Requirements for Non-US Citizens, https://health.ucdavis.edu/graduate-medical-education/prospective-applicants/gme-eligibility-requirements-for-non-us-citizens
- AMA, “Immigration information for international medical graduates”, https://www.ama-assn.org/education/international-medical-education/immigration-information-international-medical-graduates
한국에서 의대에 들어가기 어렵다는 이유로 해외 의대를 알아보는 학부모가 늘고 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장관이 인정하는 외국 의과대학 187곳을 국가별로 나눠 6년치 학비를 계산해 보면, 한국 의대는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축에 속한다. 국공립 의대는 6년 전체 등록금이 3,652만원, 사립 의대도 6,869만원이다. 반면 영국 의대는 학비만 4억 1,400만~7억 5,600만원으로 한국 사립 의대의 최대 11배에 달한다.
본지는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 2026년 6월 2일자로 공개한 「보건복지부장관이 인정하는 외국학교 현황」 전체 901개교 데이터를 입수해, 이 중 의사 직종 202개교를 국가별·학제별·수업 언어별로 분류하고 각 대학 공식 학비 페이지를 대조해 총비용을 산출했다.
1. ‘인정 리스트’는 허가 명단이 아니다
먼저 이 자료의 성격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유학 상담 현장에서 가장 흔한 오해가 “리스트에 없는 학교는 안 된다”는 것인데, 사실과 다르다.
국시원 자료 상단에는 이런 안내가 붙어 있다. “인정 현황은 인정심사 신청 시 작성된 국가 및 교명을 바탕으로 생성하였고, 국가 및 학교명이 상이하거나 외국학교 졸업자의 응시자격은 별도 문의가 필요하다.”
즉 이 리스트는 지금까지 인정심사가 이루어진 학교들의 누적 기록이다. 인정심사는 졸업자 또는 졸업예정자가 외국학교 인정신청서와 외국학교 기초현황표 등을 제출해 개별적으로 신청하는 절차이며, 국시원이 「보건의료인국가시험 응시자격 관련 외국 학교 등 인정기준」 고시에 따라 접수·심사·결과통보를 수행한다. 심사를 통과하면 해당 학교가 리스트에 추가된다.
따라서 현재 미등재 학교라도 원천 차단은 아니다. 실제로 리스트는 해마다 확대돼 왔다. 헝가리는 과거 소수 대학만 올라 있었으나 현재 4곳으로 늘었고, 영국도 최근 등재 대학이 크게 증가해 24곳에 이른다. 국시원은 2026년에도 외국학교 인정심사 신청을 접수했다.
다만 실무적으로 두 가지는 짚어둘 만하다. 첫째, 기등재 학교는 심사 절차가 이미 정리돼 있어 서류 부담과 소요 기간이 상대적으로 적다. 둘째, 미등재 학교는 졸업 후 심사를 거쳐야 하므로 결과 확정까지 시간과 불확실성이 따른다. 리스트 등재 여부는 가부(可否)의 문제가 아니라 절차 난이도의 문제로 읽는 것이 정확하다.
한편 자료는 의사 직종 202개교를 94.07.07 이전과 94.07.07 이후로 나눠 표기한다. 의료법 개정에 따라 적용되는 응시자격 기준이 달라지는 구간 구분으로, ‘이전’ 항목이 15곳, ‘이후’ 항목이 187곳이다. 이 구분이 개별 지원자에게 어떻게 적용되는지는 국시원에 직접 확인해야 한다.
국가별 분포는 미국 34곳, 영국 24곳, 독일 19곳, 필리핀 18곳, 일본 16곳, 러시아 12곳, 우즈베키스탄 6곳, 호주 6곳, 남아프리카공화국 5곳, 대만 5곳, 헝가리 4곳, 프랑스 4곳, 폴란드 3곳, 아일랜드 3곳, 이탈리아 3곳 순이다.
2. 학비만 비교: 한국 의대는 세계 최저가권
2026학년도 기준 전국 39개 의대 중 국공립 10곳의 학기당 평균 등록금은 304만 3,250원, 사립 29곳은 572만 4,138원이다. 6년 기준으로 환산하면 국공립 3,652만원, 사립 6,869만원이다. 가장 비싼 고려대(연 1,362만 5,000원)도 6년 8,175만원, 가장 싼 충북대(연 447만 4,000원)는 2,684만원에 그친다.
이를 해외 인정 의대와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환율: USD 1,350원 / GBP 1,800원 / EUR 1,550원 / AUD 890원 / 100엔 890원, 생활비 제외)
| 국가·유형 | 학제 | 6년 학비 총액 |
|---|---|---|
| 독일 (17곳) | 6년 | 0~2,790만원 |
| 충북대 (한국 최저) | 6년 | 2,684만원 |
| 우즈베키스탄 (6곳) | 6년 | 2,835만~4,860만원 |
| 일본 국공립 (약 9곳) | 6년 | 약 3,115만원 |
| 한국 국공립 평균 | 6년 | 3,652만원 |
| 러시아 (12곳) | 6년 | 3,240만~6,480만원 |
| 한국 사립 평균 | 6년 | 6,869만원 |
| 폴란드 (3곳) | 6년 | 1억 2,090만~1억 4,880만원 |
| 헝가리 (4곳) | 6년 | 1억 3,689만~1억 6,200만원 |
| 일본 사립 (약 5곳) | 6년 | 1억 6,465만~4억 2,186만원 |
| 미국 (32곳) | 학사 4년 + MD 4년 | MD만 2억 1,600만~4억 5,900만원 |
| 호주 6년제 (UNSW·플린더스) | 6년 | 4억 281만~4억 8,861만원 |
| 영국 (24곳) | 5~6년 | 4억 1,400만~7억 5,600만원 |
| 아일랜드 (3곳) | 6년 | 4억 8,453만~5억 6,856만원 |
한국 사립 의대 6년 학비(6,869만원)는 헝가리 최저가 대학의 2년치 학비에도 못 미친다. 영국과 비교하면 한국 국공립 의대 학비는 영국 최고가 대학의 20분의 1 수준이다.
3. 생활비를 더하면 격차는 줄지만 순위는 그대로
해외 유학은 학비 외에 주거·식비가 필수로 발생한다. 생활비까지 포함한 6년 총비용은 다음과 같다.
| 구간 | 국가 | 6년 총액 |
|---|---|---|
| A | 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카자흐스탄 | 0.5억~0.9억 |
| B | 러시아 | 0.7억~1.3억 |
| B | 독일·프랑스·이탈리아 공립 | 1.0억~1.7억 |
| B | 일본 국공립 | 1.1억~1.3억 |
| C | 폴란드 | 2.0억~2.4억 |
| C | 헝가리 | 2.1억~2.6억 |
| D | 일본 사립 | 2.6억~5.5억 |
| E | 호주 6년제(UNSW·플린더스) | 5.0억~6.2억 |
| E | 아일랜드 | 5.9억~7.6억 |
| E | 호주 7년제(멜버른·시드니·퀸즐랜드) | 6.8억~8.5억 |
| E | 영국 | 3.9억~8.0억 |
| E | 미국 (학사 포함 8년) | 7억~10억 |
한국 의대는 자택 통학이 가능한 경우 6년 총비용이 사실상 등록금 수준에서 끝난다. 지방 의대 자취를 가정해 연 1,200만원의 주거·생활비를 더해도 6년 총액은 국공립 1억 1,000만원, 사립 1억 4,000만원 선이다. 가장 싼 해외 선택지(우즈베키스탄 0.5억~0.9억)를 제외하면 한국이 여전히 저렴하다.
4. 어느 나라가 영어로 가르치나
비용만큼 중요한 변수가 수업 언어다. 인정 의대 202곳을 수업 언어로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 수업 언어 | 국가(인정 학교 수) | 요구 어학 |
|---|---|---|
| 영어 (원어권) | 미국 34, 영국 24, 호주 6, 남아공 5, 아일랜드 3, 캐나다 2, 뉴질랜드 2 | IELTS 7.0 / TOEFL 100 내외 |
| 영어 (비원어권 개설) | 헝가리 4, 필리핀 18, 폴란드 3, 이탈리아 2, 체코 1, 불가리아 1, 라트비아 1 | 대학별 영어 요건, 현지어 불요 |
| 독일어 | 독일 19, 오스트리아 1, 스위스 1 | DSH-2 또는 TestDaF 4444 (C1) |
| 현지어 필수 | 일본 16, 러시아 12, 프랑스 4, 대만 5, 스페인 3 | 일본어·러시아어·프랑스어·스페인어·중국어 |
| 영어 트랙 + 현지어 병행 | 우즈베키스탄 6, 키르기스스탄 3, 카자흐스탄 2, 우크라이나 2 | 영어 강의 + 임상 단계 현지어 |
여기서 두 가지 함정을 짚어야 한다.
첫째, “영어 트랙”이 6년 내내 영어를 뜻하지는 않는다. 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러시아권 대학의 영어 프로그램은 1~2학년 이론 수업까지는 영어로 진행되지만, 3학년 이후 병원 실습에서는 환자와 러시아어 또는 현지어로 소통해야 한다. 학비가 가장 저렴한 이 그룹에서 예비시험 합격률이 가장 낮게 나오는 배경 중 하나로 지목되는 지점이다.
둘째, 이탈리아 영어 과정도 이탈리아어 과목이 커리큘럼에 포함된다. 다만 입학 요건은 아니고, 임상 실습을 위해 재학 중 이수하는 구조다. 독일·프랑스처럼 입학 전에 C1을 만들어야 하는 것과는 부담의 성격이 다르다.
셋째, 독일 19곳은 학비 0원이지만 언어가 학비를 대신한다. 독일어 C1을 만드는 데 통상 1~2년, 어학원비와 체류비를 합치면 2,000만~4,000만원이 든다. 표에서는 ‘무상’으로 잡히지만 실제로는 한국 국공립 의대 학비와 비슷한 선행 비용이 발생한다.
5. 주목할 만한 선택지: 이탈리아
5-1. 왜 매력적인가
이탈리아는 영어로 수업하면서 학비가 유럽 최저 수준인 거의 유일한 조합이다. 공립대학 의학과 학비는 연 500~4,000유로(약 78만~620만원) 구간이며, 소득 연동(ISEE) 방식이라 소득 증빙에 따라 더 낮아질 수 있다. 헝가리(연 1만 6,900달러)나 폴란드(연 1만 3,000유로)와 비교하면 학비가 3분의 1에서 10분의 1 수준이다.
여기에 세 가지가 더해진다. 이탈리아어 능력이 입학 요건이 아니라는 점, EU 회원국 학위여서 EU 역내 의사 자격이 자동 상호인정된다는 점, 그리고 선발이 IMAT 점수 하나로 결정되는 투명한 구조라는 점이다. 내신·자기소개서·면접이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한국 고교 내신이 불리한 학생에게는 역전 가능한 트랙이다.
5-2. 인정 3곳의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복지부 인정 리스트에 오른 이탈리아 의대는 세 곳이다.
| 대학 | 성격 | 수업 언어 | 선발 방식 | 연 학비(추정) |
|---|---|---|---|---|
| University of Pavia (하비 코스) | 국립 | 영어 | IMAT | 500~4,000유로 |
| Università degli Studi di Brescia | 국립 | 이탈리아어 | 필터 학기 | 500~4,000유로 |
| Humanitas University (밀라노) | 사립 | 영어 | HUMAT (자체 시험) | 약 2만 유로 |
**파비아 대학 하비 코스(Harvey Course)**는 이탈리아 최초의 영어 의학 과정이다. 1361년 설립된 국립대로, 6년 단일 과정에 정원은 연 100명이다. 입학 요건은 IMAT 통과 하나뿐이며 별도 요건이 없다.
후마니타스 대학은 밀라노 소재 사립으로 6년 전 과정을 영어로 운영한다. IMAT이 아니라 HUMAT이라는 자체 입학시험을 치르며, 시험 성적 순위에 따라 1만 8,000유로 규모의 장학금을 EU·비EU 학생 모두에게 지급한다. 학비는 공립의 5배지만 장학금을 받으면 실부담이 크게 줄어드는 구조다.
브레시아 대학은 이탈리아어 과정으로 확인된다. 영어 과정 목록에 포함되지 않으며, 이탈리아어 능력과 뒤에서 설명할 필터 학기를 거쳐야 한다. 한국 학생에게는 사실상 접근이 어려운 선택지다.
5-3. IMAT 제도와 2025년 개혁
IMAT는 이탈리아 교육부와 케임브리지 평가원이 공동 운영하는 국가 단위 시험으로, 공립대학 영어 의학·치의학 과정 입학에 사용된다. 60문항 100분, 정답 +1.5점, 오답 -0.4점의 감점제다. 2026년 시험일은 9월 30일이며 등록은 Universitaly 포털에서 7월 중 진행된다. 성적은 해당 연도에만 유효해 이월되지 않는다.
경쟁은 치열하다. 2025년에는 약 1만 3,000명이 응시해 EU 1,049석, 비EU 559석을 놓고 경쟁했다.
여기서 최근 유학 상담에서 가장 혼선이 큰 지점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이탈리아는 2025년 의학 입시를 대대적으로 개편해 기존 입학시험(TOLC-MED)을 폐지하고, 누구나 1학기를 수강한 뒤 공통 시험으로 걸러내는 ‘필터 학기(semestre filtro)’ 제도를 도입했다. “이탈리아 의대 입학시험 폐지”, “이탈리아 의대 무시험 입학” 같은 표현이 이 개편에서 나왔다.
그러나 이 개편은 이탈리아어 과정에만 적용된다. 영어 과정은 종전대로 IMAT로 선발한다. 한국 학생이 지원하는 파비아·후마니타스 경로에는 변화가 없다는 뜻이다. 필터 학기를 노리고 이탈리아어 과정을 준비하는 것은 브레시아를 제외하면 한국 면허 경로와 연결되지 않는다.
5-4. 등재 대학과 미등재 대학, 실무상 차이
이탈리아 공립대학 중 영어로 의학 과정을 운영하는 곳은 16곳이다. 밀라노 국립대, 로마 사피엔차, 볼로냐, 파도바, 나폴리 페데리코 2세 등 상위권 대학이 대거 포함된다. 반면 현재 복지부 인정 리스트에 올라 있는 이탈리아 학교는 파비아·브레시아·후마니타스 세 곳, 영어 과정 기준으로는 두 곳이다.
앞서 설명했듯 미등재가 곧 불가를 뜻하지는 않는다. 졸업 후 인정심사를 신청하면 심사를 거쳐 응시자격을 인정받는 경로가 열려 있다. 실제로 이탈리아 영어 의학 과정은 EU 의학교육 지침을 따르는 6년 단일 과정으로 커리큘럼 구조가 동일하므로, 심사에서 특별히 불리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
다만 IMAT의 배정 구조는 알고 지원하는 편이 낫다. IMAT는 응시자가 지망 대학을 순위로 제출하고 점수에 따라 대학이 배정되는 방식이라, 본인이 어느 대학에 가게 될지를 출원 시점에 확정할 수 없다. 기등재 대학을 원한다면 지망 순위 구성 단계에서 이를 반영해야 하고, 다른 대학에 배정될 경우 졸업 후 인정심사 절차를 밟게 된다는 점을 미리 이해하고 있으면 된다.
다만 이탈리아를 검토할 때 짚어야 할 것이 하나 더 있다. EU 학위가 EU 역내에서 자동 상호인정된다는 것은 EU 시민에게 해당하는 이야기다. 한국 국적자는 졸업 후 이탈리아나 다른 EU 국가에서 수련하려면 별도 취업·체류 허가가 필요하다. 뒤에서 다룰 인턴 접근성 관점에서 보면, 이탈리아는 학비가 저렴한 대신 졸업 후 현지 잔류 경로가 영국·미국만큼 정비돼 있지 않다.
정리하면 이탈리아 경로의 실질 변수는 ‘인정 여부’가 아니라 IMAT 점수와 배정 결과다. 파비아를 원한다면 필요한 것은 결국 점수이고, 배정 불확실성을 피하고 싶다면 자체 시험으로 선발하는 후마니타스가 대안이 된다. 학비가 5배지만 1만 8,000유로 규모 장학금이 성적순으로 지급되므로 실부담 차이는 표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
6. ‘싼 나라’에는 각각의 대가가 있다
학비 기준으로 한국보다 싼 나라는 독일, 우즈베키스탄, 러시아, 일본 국공립 정도다. 그러나 각각 별도의 진입 장벽이 있다.
독일 19곳은 학비가 사실상 무상이다. 학기 기여금 150~350유로만 내면 되고, 바덴뷔르템베르크주만 비EU 학생에게 학기당 1,500유로를 부과한다. 대신 독일어 C1(DSH-2 또는 TestDaF 4444)이 입학 요건이다. 어학 준비에 통상 1~2년이 소요되며, 그 기간의 어학원비·체류비·기회비용이 표에 잡히지 않는 실질 비용이다. 프랑스 4곳도 구조가 같다.
일본 국공립 대학은 6년 총 학비 약 350만엔(3,115만원)으로 한국 국공립과 비슷하다. 다만 일본 국공립 의대의 외국인 유학생 정규 학부 입학은 정원이 극히 제한적이고, 일본어 능력과 일본 대학입학공통테스트 성적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우즈베키스탄·러시아는 학비와 생활비가 모두 낮다. 그러나 뒤에서 설명할 예비시험 합격률이 가장 낮은 그룹이다.
반대로 영어로 고교 졸업 후 바로 진학 가능하면서 2억원대인 선택지는 헝가리와 폴란드뿐이다. 유럽 의대 유학원이 이 두 나라에 집중하는 구조적 이유다.
7. 진짜 관문은 학비가 아니라 ‘예비시험’
해외 의대를 졸업해도 한국에서 곧바로 의사가 되지 않는다. 보건복지부 인정 학교 졸업자는 예비시험(1차 필기 + 2차 실기)에 합격해야 비로소 의사 국가시험 응시 자격을 얻는다. 인정 리스트 등재는 ‘국시 응시자격’이 아니라 ‘예비시험 응시자격’을 의미한다는 점을 유학 상담 단계에서 정확히 짚어야 한다.
예비시험 합격률은 오랫동안 낮았다. 2005년 도입 이후 20회차까지 2차 실기 평균 합격률은 54.8%, 1차 필기 평균 합격률은 31.2%에 머물렀다. 2024년 제20회 실기에서는 16개국 101명이 응시해 55명만 합격, 합격률 54.5%를 기록했다.
국가별 편차도 컸다. 2024년 기준 헝가리 61.2%, 러시아 40%, 미국 20%, 우즈베키스탄 16.7%였다. 학비가 가장 싼 우즈베키스탄이 합격률은 가장 낮았다.
2025년 제21회에서는 상황이 급변했다. 2차 실기 응시자 194명 중 172명이 합격해 합격률 88.7%를 기록했고, 1차 필기 합격률도 282명 중 160명 합격으로 56.7%를 기록하며 처음 50%를 넘겼다. 합격자 172명은 2005~2024년 20년간 누적 합격자(235명)에 육박하는 규모다.
다만 이 급등은 의정 갈등으로 국내 의대생 다수가 국시를 거부한 시기와 겹친다. 의료계 일부에서는 적체 인원 해소를 위한 조정이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나왔다. 2026년 제22회 예비시험은 필기가 6월에 시행됐으며, 실기 결과에 따라 88.7%가 추세인지 일회성인지 판가름될 전망이다.
8. 학비보다 결정적인 변수: 졸업 후 현지 인턴이 되는가
8-1. 왜 인턴이 관문인가
의대를 졸업해도 그 자체로는 의사가 아니다. 대부분의 국가는 졸업 후 1~2년의 인턴(수련) 과정을 마쳐야 정식 면허를 발급한다. 그리고 이 지점이 한국 경로와 직접 연결된다.
보건복지부 안내에 따르면 “기인정 외국학교를 졸업하고 해당 국가의 면허를 취득한 경우” 국가시험 응시자격이 인정된다. 즉 현지 인턴 자리를 확보하지 못해 현지 면허를 받지 못하면, 6년을 마치고도 한국 예비시험 경로 자체가 흔들린다. 학비 몇천만원 차이보다 훨씬 큰 변수다.
영국 정부도 이 구조를 명시적으로 확인한 바 있다. 파운데이션 자리를 얻지 못한 해외 캠퍼스 졸업자에 대해, 훈련받은 국가에서 승인된 인턴 과정을 마치는 것이 정식 등록의 대안 경로라고 답변했다. 인턴을 어디서 하느냐가 면허의 출발점이라는 뜻이다.
8-2. 국가별 인턴 접근성
| 국가 | 과정 명칭 | 국제학생 접근성 |
|---|---|---|
| 영국 | Foundation Programme (FY1~2) | 우선순위 그룹 — 국적이 아닌 학위 취득지 기준 |
| 미국 | Residency (NRMP 매치) | 자국 졸업생과 동일 취급 — ECFMG 인증 불요 |
| 호주 | Internship | 주별 배정, 국제학생 후순위 (보장 없음) |
| 아일랜드 | Intern Year | 비EU는 모든 EU 지원자 뒤 (보장 없음) |
| 헝가리·폴란드·이탈리아 | 현지 레지던시 | EU 학위지만 비EU 국적은 별도 취업허가 |
| 러시아·우즈베키스탄 | 현지 인턴 | 현지어 요구 |
8-3. 영국: 학위 취득지 기준이라 한국 학생에게 유리
2026년 3월 5일 국왕재가를 받은 **의료수련 우선순위법(Medical Training (Prioritisation) Act 2026)**이 3월 6일부터 시행됐다. 영국 의대 졸업생과 일부 집단에게 파운데이션·전문의 수련 자리를 우선 배정하는 법이다. 배경은 심각한 경쟁 과열이다. 전문의 수련 지원자는 2019년 1만 2,000명에서 올해 약 4만 명으로 늘었고, 파운데이션도 지원자가 자리 수를 초과해 배정 지연과 대기 배치가 발생했다.
한국 학생에게 중요한 것은 우선순위 판정 기준이 국적이 아니라 학위 취득지라는 점이다. 파운데이션 우선순위 대상은 ‘영국에서 의학 학위를 취득한 사람’이며, 다만 그 학위를 위한 훈련 기간 대부분을 영국·채널제도·맨섬 밖에서 보낸 경우는 제외된다. 아일랜드 학위 취득자, 아이슬란드·노르웨이·리히텐슈타인·스위스 학위 취득자도 포함된다.
즉 한국 국적 학생이라도 영국 본토 캠퍼스에서 의대를 졸업하면 파운데이션 우선순위 그룹에 들어간다. 영국 의사협회(BMA)도 첫 2년을 해외 캠퍼스에서 보내고 임상 3년을 영국에서 마친 경우는 우선순위에 포함되지만, 학위의 대부분 또는 전부를 해외에서 이수한 경우는 제외된다고 설명한다.
이 차이는 실제 결과로 나타났다. 2026년 모집 초기 데이터에서 NHS 잉글랜드는 약 98%의 자리가 우선순위 지원자로 채워졌다고 밝혔다. 2025년의 약 72%에서 크게 오른 수치다. 비우선순위 지원자도 지원은 가능하고 우선순위 배정 후 남은 자리를 받을 수 있지만, 98%라는 수치는 사실상 잔여 자리가 거의 없다는 뜻이다.
반대로 영국 대학의 해외 캠퍼스는 명확히 제외된다. 정부는 해외 캠퍼스 재학생에 대한 경과조치를 도입할 계획이 없다고 답변했다. 말레이시아나 몰타 소재 영국 대학 캠퍼스를 “영국 의대”로 안내하는 상담이 있다면 이 지점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단, 전문의 수련(specialty training)은 기준이 다르다. 2026년 전문의 수련 우선순위에는 영국 시민, 영국 거주권을 가진 영연방 시민, 체류허가가 불필요한 아일랜드 시민, 무기한 체류허가 보유자 등 국적·체류자격 요건이 붙는다. 파운데이션까지는 학위 기준으로 들어가지만, 그다음 단계에서는 체류자격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영국 의대를 나온 한국 국적 학생의 장기 경로를 볼 때 반드시 짚어야 할 구분이다.
8-4. 미국: 자국 의대 졸업생은 IMG가 아니다
미국은 구조가 단순하고 유리하다. 미국 의대를 졸업한 비시민권자는 외국의대졸업생(IMG)으로 분류되지 않으며, ECFMG 인증 요건을 충족할 필요가 없다. F-1 학생비자로 미국 의대를 마친 경우 그대로 매치에 참여하고, 수련 시작 전 OPT 기반 취업허가(EAD)로 전환하는 경로가 열려 있다.
비교하자면 외국 의대 졸업생의 미국 매치는 훨씬 어렵다. 2023년 매치에서 IMG 1만 1,600여 명이 참여해 약 57%만 PGY-1 자리를 얻었다. 미국 의대 졸업이 주는 프리미엄이 여기서 나온다.
다만 비자 구조는 확인이 필요하다. 외국 국적 수련의의 주된 경로인 J-1은 ECFMG가 후원하며, 수련 후 2년 자국 체류 의무가 붙는 경우가 많다. H-1B는 이 의무가 없지만 후원하지 않는 기관이 상당수이고 USMLE Step 3까지 요구된다. 총비용 7억~10억을 쓰는 경로인 만큼, 지원 병원의 비자 후원 정책을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8-5. 아일랜드·호주: 비용은 최상위, 인턴 보장은 없다
아일랜드는 HSE가 전국 단위 매칭으로 인턴을 배정한다. 문제는 순위 구조다. EU 여권을 갖고 CAO(아일랜드 중앙지원기구)를 통해 입학한 졸업생은 인턴 자리가 보장된다. EU 여권이지만 CAO를 거치지 않은 경우는 그 아래, 비EU 시민은 모든 EU 지원자 뒤로 밀린다. 비EU 몫으로 남는 자리 수는 해마다 변동하며 보장되지 않는다.
6년 총비용 5.9억~7.6억을 쓰고도 인턴 배정이 확정되지 않는 구조라는 뜻이다. 참고로 아일랜드 인턴 1년차 기본급은 2026년 기준 약 4만 5,700유로이며, 초과근무와 당직을 포함하면 30~50% 늘어난다.
호주도 유사하다. 인턴 배정은 주별로 운영되며, ACT를 제외한 모든 주에서 호주·뉴질랜드 시민과 영주권자가 우선한다. 국제학생은 그다음이다. 서호주(WA)의 경우 WA 대학 국내 졸업생, 타주 국내 졸업생, WA 대학 국제 졸업생 순으로 국제학생이 3순위다. 빅토리아·서호주·ACT만 해당 주 국제 졸업생을 타주 국내 졸업생보다 앞에 두고, 뉴사우스웨일스·남호주·퀸즐랜드는 모든 국내 졸업생을 국제 졸업생보다 앞에 놓는다.
다만 현장에서는 근무 지역을 넓게 열어두면 대부분 인턴을 확보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태즈메이니아와 노던테리토리가 후순위 지원자에게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호주를 선택한다면 “어느 병원”이 아니라 “어디든 간다”는 전제로 계획을 세워야 한다.
8-6. 정리
인턴 확보 관점에서 순위를 매기면 다음과 같다.
- 미국 — 자국 의대 졸업 시 IMG 분류에서 제외, 매치에서 동일 취급
- 영국 — 본토 캠퍼스 졸업 시 국적 무관 우선순위, 단 해외 캠퍼스는 제외
- 호주 — 후순위지만 지역을 넓히면 확보 가능
- 아일랜드 — 비EU 최하위, 자리 수 변동
- 동유럽·중앙아시아 — 현지 잔류보다 귀국 후 예비시험 경로가 일반적
비용 순위(미국·영국·아일랜드·호주가 최상위)와 인턴 접근성 순위가 상당 부분 겹친다는 점이 이 표의 핵심이다. 비싼 나라가 비싼 이유 중 하나가 졸업 후 경로가 열려 있다는 것이고, 싼 나라는 그만큼 귀국 후 예비시험이라는 단일 경로에 의존하게 된다.
9. 국내 정원은 늘고 있다
한국 의대 진학이 어렵다는 전제 자체도 재검토가 필요하다. 보건복지부는 2026년 2월 10일 제7차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서 2027학년도 이후 의대 정원을 확정했다. 2027학년도 정원은 2024학년도(3,058명)보다 490명 늘어난 3,548명이며, 2028~2031학년도에는 매년 613명씩 증원돼 3,671명 규모가 된다. 2030년 공공의대·지역의대 설립분까지 반영하면 3,871명이다.
증원분 490명은 서울을 제외한 32개 의대에서 지역의사선발전형으로 뽑는다. 이 전형 합격자는 등록금과 생활비를 지원받는 대신 졸업 후 지역 의료기관에서 10년간 의무 복무해야 한다. 강원대·충북대가 각 39명으로 배정 규모가 가장 크고, 부산대·전남대 각 31명, 제주대 28명, 충남대 27명, 경북대 26명 순이다.
비용만 놓고 보면, 지역의사전형은 등록금이 0원인 유일한 국내 경로다. 해외 의대 최저가 선택지(우즈베키스탄 5,000만원)와 비교해도 절대 우위다. 10년 의무 복무를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판단의 핵심 변수가 된다.
10. 유학 상담에서 반드시 확인할 것
첫째, 리스트 등재 여부를 ‘가부’가 아니라 ‘절차’로 이해해야 한다. 미등재 학교도 졸업 후 인정심사 신청이 가능하다. 다만 기등재 학교가 서류 부담과 소요 기간 면에서 유리하다. 교명이 변경된 학교(리스트에 병기된 곳만 12곳)와 개별 적용 기준은 국시원에 직접 확인하는 것이 확실하다.
둘째, 연간 학비가 아니라 전 과정 총액으로 비교해야 한다. 미국은 학사 4년을 마쳐야 MD 지원이 가능해 실제 8년이 걸린다. 호주도 멜버른·시드니·퀸즐랜드는 학사 3년 + MD 4년 구조이고, UNSW·플린더스만 6년 직행이다. 같은 호주 안에서도 경로에 따라 2억원 이상 차이가 난다.
셋째, 영국은 임상학년에 학비가 뛴다. 국제학생 의학 학비는 2026/27학년도 기준 연 3만 150~7만 554파운드, 평균 4만 7,700파운드다. 낮은 쪽 숫자는 대부분 1~2학년 기준이고 3학년부터 급등한다. 에든버러는 1~2학년 3만 2,100파운드에서 3~5학년 4만 9,000파운드로 오른다. 1학년 학비로 총액을 추정하면 1억원 이상 어긋난다.
넷째, 이탈리아는 IMAT 배정 구조를 이해하고 지망 순위를 짜야 한다. 점수에 따라 대학이 배정되므로 출원 시점에 진학 대학을 확정할 수 없다. 배정 불확실성을 피하려면 자체 시험으로 선발하는 후마니타스가 대안이다.
다섯째, 수업 언어와 임상 실습 언어를 구분해야 한다. 우즈베키스탄·러시아권의 영어 트랙은 3학년 이후 병원 실습에서 현지어를 요구한다. 독일은 입학 전 C1이 필요해 어학 준비 비용이 별도로 2,000만~4,000만원 든다.
여섯째, 졸업 후 그 나라에서 인턴을 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복지부는 “해당 국가의 면허를 취득한 경우” 응시자격을 인정한다고 안내한다. 현지 인턴을 못 하면 현지 면허가 나오지 않고 한국 경로도 흔들린다. 영국 본토 캠퍼스와 미국 의대가 이 점에서 가장 안전하고, 아일랜드·호주는 비용 대비 인턴 보장이 없다는 점을 감수해야 한다.
일곱째, 예비시험 국가별 합격률을 확인해야 한다. 학비가 싼 국가일수록 합격률이 낮은 경향이 뚜렷하다. 6년간 5,000만원을 아끼고도 국내 면허 취득에 실패하면 회수 가능한 비용은 없다.
※ 본지 발행사는 해외 대학 진학 관련 교육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본 기사는 특정 국가·대학의 진학을 권유하거나 만류할 목적으로 작성되지 않았으며, 모든 수치는 공개된 1차 자료를 기준으로 산출했습니다.
※ 한국 국적 졸업생이 영국 파운데이션 프로그램 근무를 위해 필요한 비자(Graduate Route 또는 Skilled Worker 후원) 요건은 별도 확인이 필요합니다. 본 기사의 영국 우선순위 서술은 학위 취득지 기준의 배정 우선순위에 관한 것으로, 취업 체류자격과는 별개 사안입니다.
※ 인정 리스트의 연도별 확대 추이(헝가리·영국 등재 대학 증가)는 국시원 연도별 공개자료 대조로 수치 확인이 필요합니다. 94.07.07 이전/이후 구분이 개별 지원자에게 적용되는 방식도 국시원 확인 사항입니다.
※ 학비는 각 대학 공식 고시액 기준, 생활비는 도시별 평균 추정치입니다. 환율 변동과 대학별 연 3~5% 인상률이 반영되지 않은 정태적 추정치이므로 실제 부담액과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헝가리·폴란드·러시아·우즈베키스탄 개별 대학의 확정 학비, 필리핀 4개교 현행 등록금, 아일랜드 6년제 예과 1년차 학비, 브레시아 대학의 영어 과정 개설 여부는 각 대학 공식 페이지에서 재확인이 필요합니다.
참고자료
-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보건복지부장관이 인정하는 외국학교 현황」, 2026.06.02
- 보건복지부, 「외국학교 졸업자의 보건의료인국가시험 응시절차」, https://www.mohw.go.kr/menu.es?mid=a10702020300
- 베리타스알파, 「[2027대입잣대] 39개 의대 2026등록금.. 고대 681만2500원 ‘최고’」, 2026.05.21, https://www.veritas-a.com/news/articleView.html?idxno=611272
- 한국경제매거진, 「의대 가려면 학비만 1억, 年등록금 1000만원 시대」, 2026.04.29, https://magazine.hankyung.com/business/article/202604295847b
- 대학지성 In&Out, 「올해 4년제大 125개교 등록금 인상」, 2026.03.06, https://www.unipres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139
- 데일리메디, 「2027학년도 의대 정원 490명 늘어 ‘3548명’」, 2026.04.28, https://www.dailymedi.com/news/news_view.php?wr_id=936086
- 더퍼블릭, 「2027학년도 의대 정원 490명 증원 확정…2031년까지 확대」, 2026.02.11, https://www.thepublic.kr/news/articleView.html?idxno=294069
- 한국경제, 「외국 의대 출신 국시 예비시험 합격자 작년比 3배 늘어」, 2025.07.20,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072092737
- 메디게이트뉴스, 「외국의대 출신 의사 예비시험 합격률 54.5%→88.7%」, 2025.07, https://medigatenews.com/news/1480880084
- 데일리메디, 「외국의대, 국내 의사면허 예비시험 합격률 54.5%」, 2024.09.24, https://www.dailymedi.com/news/news_view.php?wr_id=916611
- 의협신문, 「새내기 의사 818명 배출, 의사 국가시험 합격률 75.9%」, 2026.01.22, https://www.doctors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3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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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마니타스 대학은 밀라노 소재 사립으로 6년 전 과정을 영어로 운영한다. IMAT이 아니라 HUMAT이라는 자체 입학시험을 치르며, 시험 성적 순위에 따라 1만 8,000유로 규모의 장학금을 EU·비EU 학생 모두에게 지급한다. 학비는 공립의 5배지만 장학금을 받으면 실부담이 크게 줄어드는 구조다.
브레시아 대학은 이탈리아어 과정으로 확인된다. 영어 과정 목록에 포함되지 않으며, 이탈리아어 능력과 뒤에서 설명할 필터 학기를 거쳐야 한다. 한국 학생에게는 사실상 접근이 어려운 선택지다.
5-3. IMAT 제도와 2025년 개혁
IMAT는 이탈리아 교육부와 케임브리지 평가원이 공동 운영하는 국가 단위 시험으로, 공립대학 영어 의학·치의학 과정 입학에 사용된다. 60문항 100분, 정답 +1.5점, 오답 -0.4점의 감점제다. 2026년 시험일은 9월 30일이며 등록은 Universitaly 포털에서 7월 중 진행된다. 성적은 해당 연도에만 유효해 이월되지 않는다.
경쟁은 치열하다. 2025년에는 약 1만 3,000명이 응시해 EU 1,049석, 비EU 559석을 놓고 경쟁했다.
여기서 최근 유학 상담에서 가장 혼선이 큰 지점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이탈리아는 2025년 의학 입시를 대대적으로 개편해 기존 입학시험(TOLC-MED)을 폐지하고, 누구나 1학기를 수강한 뒤 공통 시험으로 걸러내는 ‘필터 학기(semestre filtro)’ 제도를 도입했다. “이탈리아 의대 입학시험 폐지”, “이탈리아 의대 무시험 입학” 같은 표현이 이 개편에서 나왔다.
그러나 이 개편은 이탈리아어 과정에만 적용된다. 영어 과정은 종전대로 IMAT로 선발한다. 한국 학생이 지원하는 파비아·후마니타스 경로에는 변화가 없다는 뜻이다. 필터 학기를 노리고 이탈리아어 과정을 준비하는 것은 브레시아를 제외하면 한국 면허 경로와 연결되지 않는다.
5-4. 등재 대학과 미등재 대학, 실무상 차이
이탈리아 공립대학 중 영어로 의학 과정을 운영하는 곳은 16곳이다. 밀라노 국립대, 로마 사피엔차, 볼로냐, 파도바, 나폴리 페데리코 2세 등 상위권 대학이 대거 포함된다. 반면 현재 복지부 인정 리스트에 올라 있는 이탈리아 학교는 파비아·브레시아·후마니타스 세 곳, 영어 과정 기준으로는 두 곳이다.
앞서 설명했듯 미등재가 곧 불가를 뜻하지는 않는다. 졸업 후 인정심사를 신청하면 심사를 거쳐 응시자격을 인정받는 경로가 열려 있다. 실제로 이탈리아 영어 의학 과정은 EU 의학교육 지침을 따르는 6년 단일 과정으로 커리큘럼 구조가 동일하므로, 심사에서 특별히 불리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
다만 IMAT의 배정 구조는 알고 지원하는 편이 낫다. IMAT는 응시자가 지망 대학을 순위로 제출하고 점수에 따라 대학이 배정되는 방식이라, 본인이 어느 대학에 가게 될지를 출원 시점에 확정할 수 없다. 기등재 대학을 원한다면 지망 순위 구성 단계에서 이를 반영해야 하고, 다른 대학에 배정될 경우 졸업 후 인정심사 절차를 밟게 된다는 점을 미리 이해하고 있으면 된다.
다만 이탈리아를 검토할 때 짚어야 할 것이 하나 더 있다. EU 학위가 EU 역내에서 자동 상호인정된다는 것은 EU 시민에게 해당하는 이야기다. 한국 국적자는 졸업 후 이탈리아나 다른 EU 국가에서 수련하려면 별도 취업·체류 허가가 필요하다. 뒤에서 다룰 인턴 접근성 관점에서 보면, 이탈리아는 학비가 저렴한 대신 졸업 후 현지 잔류 경로가 영국·미국만큼 정비돼 있지 않다.
정리하면 이탈리아 경로의 실질 변수는 ‘인정 여부’가 아니라 IMAT 점수와 배정 결과다. 파비아를 원한다면 필요한 것은 결국 점수이고, 배정 불확실성을 피하고 싶다면 자체 시험으로 선발하는 후마니타스가 대안이 된다. 학비가 5배지만 1만 8,000유로 규모 장학금이 성적순으로 지급되므로 실부담 차이는 표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
6. ‘싼 나라’에는 각각의 대가가 있다
학비 기준으로 한국보다 싼 나라는 독일, 우즈베키스탄, 러시아, 일본 국공립 정도다. 그러나 각각 별도의 진입 장벽이 있다.
독일 19곳은 학비가 사실상 무상이다. 학기 기여금 150~350유로만 내면 되고, 바덴뷔르템베르크주만 비EU 학생에게 학기당 1,500유로를 부과한다. 대신 독일어 C1(DSH-2 또는 TestDaF 4444)이 입학 요건이다. 어학 준비에 통상 1~2년이 소요되며, 그 기간의 어학원비·체류비·기회비용이 표에 잡히지 않는 실질 비용이다. 프랑스 4곳도 구조가 같다.
일본 국공립 대학은 6년 총 학비 약 350만엔(3,115만원)으로 한국 국공립과 비슷하다. 다만 일본 국공립 의대의 외국인 유학생 정규 학부 입학은 정원이 극히 제한적이고, 일본어 능력과 일본 대학입학공통테스트 성적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우즈베키스탄·러시아는 학비와 생활비가 모두 낮다. 그러나 뒤에서 설명할 예비시험 합격률이 가장 낮은 그룹이다.
반대로 영어로 고교 졸업 후 바로 진학 가능하면서 2억원대인 선택지는 헝가리와 폴란드뿐이다. 유럽 의대 유학원이 이 두 나라에 집중하는 구조적 이유다.
7. 진짜 관문은 학비가 아니라 ‘예비시험’
해외 의대를 졸업해도 한국에서 곧바로 의사가 되지 않는다. 보건복지부 인정 학교 졸업자는 예비시험(1차 필기 + 2차 실기)에 합격해야 비로소 의사 국가시험 응시 자격을 얻는다. 인정 리스트 등재는 ‘국시 응시자격’이 아니라 ‘예비시험 응시자격’을 의미한다는 점을 유학 상담 단계에서 정확히 짚어야 한다.
예비시험 합격률은 오랫동안 낮았다. 2005년 도입 이후 20회차까지 2차 실기 평균 합격률은 54.8%, 1차 필기 평균 합격률은 31.2%에 머물렀다. 2024년 제20회 실기에서는 16개국 101명이 응시해 55명만 합격, 합격률 54.5%를 기록했다.
국가별 편차도 컸다. 2024년 기준 헝가리 61.2%, 러시아 40%, 미국 20%, 우즈베키스탄 16.7%였다. 학비가 가장 싼 우즈베키스탄이 합격률은 가장 낮았다.
2025년 제21회에서는 상황이 급변했다. 2차 실기 응시자 194명 중 172명이 합격해 합격률 88.7%를 기록했고, 1차 필기 합격률도 282명 중 160명 합격으로 56.7%를 기록하며 처음 50%를 넘겼다. 합격자 172명은 2005~2024년 20년간 누적 합격자(235명)에 육박하는 규모다.
다만 이 급등은 의정 갈등으로 국내 의대생 다수가 국시를 거부한 시기와 겹친다. 의료계 일부에서는 적체 인원 해소를 위한 조정이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나왔다. 2026년 제22회 예비시험은 필기가 6월에 시행됐으며, 실기 결과에 따라 88.7%가 추세인지 일회성인지 판가름될 전망이다.
8. 학비보다 결정적인 변수: 졸업 후 현지 인턴이 되는가
8-1. 왜 인턴이 관문인가
의대를 졸업해도 그 자체로는 의사가 아니다. 대부분의 국가는 졸업 후 1~2년의 인턴(수련) 과정을 마쳐야 정식 면허를 발급한다. 그리고 이 지점이 한국 경로와 직접 연결된다.
보건복지부 안내에 따르면 “기인정 외국학교를 졸업하고 해당 국가의 면허를 취득한 경우” 국가시험 응시자격이 인정된다. 즉 현지 인턴 자리를 확보하지 못해 현지 면허를 받지 못하면, 6년을 마치고도 한국 예비시험 경로 자체가 흔들린다. 학비 몇천만원 차이보다 훨씬 큰 변수다.
영국 정부도 이 구조를 명시적으로 확인한 바 있다. 파운데이션 자리를 얻지 못한 해외 캠퍼스 졸업자에 대해, 훈련받은 국가에서 승인된 인턴 과정을 마치는 것이 정식 등록의 대안 경로라고 답변했다. 인턴을 어디서 하느냐가 면허의 출발점이라는 뜻이다.
8-2. 국가별 인턴 접근성
| 국가 | 과정 명칭 | 국제학생 접근성 |
|---|---|---|
| 영국 | Foundation Programme (FY1~2) | 우선순위 그룹 — 국적이 아닌 학위 취득지 기준 |
| 미국 | Residency (NRMP 매치) | 자국 졸업생과 동일 취급 — ECFMG 인증 불요 |
| 호주 | Internship | 주별 배정, 국제학생 후순위 (보장 없음) |
| 아일랜드 | Intern Year | 비EU는 모든 EU 지원자 뒤 (보장 없음) |
| 헝가리·폴란드·이탈리아 | 현지 레지던시 | EU 학위지만 비EU 국적은 별도 취업허가 |
| 러시아·우즈베키스탄 | 현지 인턴 | 현지어 요구 |
8-3. 영국: 학위 취득지 기준이라 한국 학생에게 유리
2026년 3월 5일 국왕재가를 받은 **의료수련 우선순위법(Medical Training (Prioritisation) Act 2026)**이 3월 6일부터 시행됐다. 영국 의대 졸업생과 일부 집단에게 파운데이션·전문의 수련 자리를 우선 배정하는 법이다. 배경은 심각한 경쟁 과열이다. 전문의 수련 지원자는 2019년 1만 2,000명에서 올해 약 4만 명으로 늘었고, 파운데이션도 지원자가 자리 수를 초과해 배정 지연과 대기 배치가 발생했다.
한국 학생에게 중요한 것은 우선순위 판정 기준이 국적이 아니라 학위 취득지라는 점이다. 파운데이션 우선순위 대상은 ‘영국에서 의학 학위를 취득한 사람’이며, 다만 그 학위를 위한 훈련 기간 대부분을 영국·채널제도·맨섬 밖에서 보낸 경우는 제외된다. 아일랜드 학위 취득자, 아이슬란드·노르웨이·리히텐슈타인·스위스 학위 취득자도 포함된다.
즉 한국 국적 학생이라도 영국 본토 캠퍼스에서 의대를 졸업하면 파운데이션 우선순위 그룹에 들어간다. 영국 의사협회(BMA)도 첫 2년을 해외 캠퍼스에서 보내고 임상 3년을 영국에서 마친 경우는 우선순위에 포함되지만, 학위의 대부분 또는 전부를 해외에서 이수한 경우는 제외된다고 설명한다.
이 차이는 실제 결과로 나타났다. 2026년 모집 초기 데이터에서 NHS 잉글랜드는 약 98%의 자리가 우선순위 지원자로 채워졌다고 밝혔다. 2025년의 약 72%에서 크게 오른 수치다. 비우선순위 지원자도 지원은 가능하고 우선순위 배정 후 남은 자리를 받을 수 있지만, 98%라는 수치는 사실상 잔여 자리가 거의 없다는 뜻이다.
반대로 영국 대학의 해외 캠퍼스는 명확히 제외된다. 정부는 해외 캠퍼스 재학생에 대한 경과조치를 도입할 계획이 없다고 답변했다. 말레이시아나 몰타 소재 영국 대학 캠퍼스를 “영국 의대”로 안내하는 상담이 있다면 이 지점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단, 전문의 수련(specialty training)은 기준이 다르다. 2026년 전문의 수련 우선순위에는 영국 시민, 영국 거주권을 가진 영연방 시민, 체류허가가 불필요한 아일랜드 시민, 무기한 체류허가 보유자 등 국적·체류자격 요건이 붙는다. 파운데이션까지는 학위 기준으로 들어가지만, 그다음 단계에서는 체류자격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영국 의대를 나온 한국 국적 학생의 장기 경로를 볼 때 반드시 짚어야 할 구분이다.
8-4. 미국: 자국 의대 졸업생은 IMG가 아니다
미국은 구조가 단순하고 유리하다. 미국 의대를 졸업한 비시민권자는 외국의대졸업생(IMG)으로 분류되지 않으며, ECFMG 인증 요건을 충족할 필요가 없다. F-1 학생비자로 미국 의대를 마친 경우 그대로 매치에 참여하고, 수련 시작 전 OPT 기반 취업허가(EAD)로 전환하는 경로가 열려 있다.
비교하자면 외국 의대 졸업생의 미국 매치는 훨씬 어렵다. 2023년 매치에서 IMG 1만 1,600여 명이 참여해 약 57%만 PGY-1 자리를 얻었다. 미국 의대 졸업이 주는 프리미엄이 여기서 나온다.
다만 비자 구조는 확인이 필요하다. 외국 국적 수련의의 주된 경로인 J-1은 ECFMG가 후원하며, 수련 후 2년 자국 체류 의무가 붙는 경우가 많다. H-1B는 이 의무가 없지만 후원하지 않는 기관이 상당수이고 USMLE Step 3까지 요구된다. 총비용 7억~10억을 쓰는 경로인 만큼, 지원 병원의 비자 후원 정책을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8-5. 아일랜드·호주: 비용은 최상위, 인턴 보장은 없다
아일랜드는 HSE가 전국 단위 매칭으로 인턴을 배정한다. 문제는 순위 구조다. EU 여권을 갖고 CAO(아일랜드 중앙지원기구)를 통해 입학한 졸업생은 인턴 자리가 보장된다. EU 여권이지만 CAO를 거치지 않은 경우는 그 아래, 비EU 시민은 모든 EU 지원자 뒤로 밀린다. 비EU 몫으로 남는 자리 수는 해마다 변동하며 보장되지 않는다.
6년 총비용 5.9억~7.6억을 쓰고도 인턴 배정이 확정되지 않는 구조라는 뜻이다. 참고로 아일랜드 인턴 1년차 기본급은 2026년 기준 약 4만 5,700유로이며, 초과근무와 당직을 포함하면 30~50% 늘어난다.
호주도 유사하다. 인턴 배정은 주별로 운영되며, ACT를 제외한 모든 주에서 호주·뉴질랜드 시민과 영주권자가 우선한다. 국제학생은 그다음이다. 서호주(WA)의 경우 WA 대학 국내 졸업생, 타주 국내 졸업생, WA 대학 국제 졸업생 순으로 국제학생이 3순위다. 빅토리아·서호주·ACT만 해당 주 국제 졸업생을 타주 국내 졸업생보다 앞에 두고, 뉴사우스웨일스·남호주·퀸즐랜드는 모든 국내 졸업생을 국제 졸업생보다 앞에 놓는다.
다만 현장에서는 근무 지역을 넓게 열어두면 대부분 인턴을 확보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태즈메이니아와 노던테리토리가 후순위 지원자에게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호주를 선택한다면 “어느 병원”이 아니라 “어디든 간다”는 전제로 계획을 세워야 한다.
8-6. 정리
인턴 확보 관점에서 순위를 매기면 다음과 같다.
- 미국 — 자국 의대 졸업 시 IMG 분류에서 제외, 매치에서 동일 취급
- 영국 — 본토 캠퍼스 졸업 시 국적 무관 우선순위, 단 해외 캠퍼스는 제외
- 호주 — 후순위지만 지역을 넓히면 확보 가능
- 아일랜드 — 비EU 최하위, 자리 수 변동
- 동유럽·중앙아시아 — 현지 잔류보다 귀국 후 예비시험 경로가 일반적
비용 순위(미국·영국·아일랜드·호주가 최상위)와 인턴 접근성 순위가 상당 부분 겹친다는 점이 이 표의 핵심이다. 비싼 나라가 비싼 이유 중 하나가 졸업 후 경로가 열려 있다는 것이고, 싼 나라는 그만큼 귀국 후 예비시험이라는 단일 경로에 의존하게 된다.
9. 국내 정원은 늘고 있다
한국 의대 진학이 어렵다는 전제 자체도 재검토가 필요하다. 보건복지부는 2026년 2월 10일 제7차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서 2027학년도 이후 의대 정원을 확정했다. 2027학년도 정원은 2024학년도(3,058명)보다 490명 늘어난 3,548명이며, 2028~2031학년도에는 매년 613명씩 증원돼 3,671명 규모가 된다. 2030년 공공의대·지역의대 설립분까지 반영하면 3,871명이다.
증원분 490명은 서울을 제외한 32개 의대에서 지역의사선발전형으로 뽑는다. 이 전형 합격자는 등록금과 생활비를 지원받는 대신 졸업 후 지역 의료기관에서 10년간 의무 복무해야 한다. 강원대·충북대가 각 39명으로 배정 규모가 가장 크고, 부산대·전남대 각 31명, 제주대 28명, 충남대 27명, 경북대 26명 순이다.
비용만 놓고 보면, 지역의사전형은 등록금이 0원인 유일한 국내 경로다. 해외 의대 최저가 선택지(우즈베키스탄 5,000만원)와 비교해도 절대 우위다. 10년 의무 복무를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판단의 핵심 변수가 된다.
10. 유학 상담에서 반드시 확인할 것
첫째, 리스트 등재 여부를 ‘가부’가 아니라 ‘절차’로 이해해야 한다. 미등재 학교도 졸업 후 인정심사 신청이 가능하다. 다만 기등재 학교가 서류 부담과 소요 기간 면에서 유리하다. 교명이 변경된 학교(리스트에 병기된 곳만 12곳)와 개별 적용 기준은 국시원에 직접 확인하는 것이 확실하다.
둘째, 연간 학비가 아니라 전 과정 총액으로 비교해야 한다. 미국은 학사 4년을 마쳐야 MD 지원이 가능해 실제 8년이 걸린다. 호주도 멜버른·시드니·퀸즐랜드는 학사 3년 + MD 4년 구조이고, UNSW·플린더스만 6년 직행이다. 같은 호주 안에서도 경로에 따라 2억원 이상 차이가 난다.
셋째, 영국은 임상학년에 학비가 뛴다. 국제학생 의학 학비는 2026/27학년도 기준 연 3만 150~7만 554파운드, 평균 4만 7,700파운드다. 낮은 쪽 숫자는 대부분 1~2학년 기준이고 3학년부터 급등한다. 에든버러는 1~2학년 3만 2,100파운드에서 3~5학년 4만 9,000파운드로 오른다. 1학년 학비로 총액을 추정하면 1억원 이상 어긋난다.
넷째, 이탈리아는 IMAT 배정 구조를 이해하고 지망 순위를 짜야 한다. 점수에 따라 대학이 배정되므로 출원 시점에 진학 대학을 확정할 수 없다. 배정 불확실성을 피하려면 자체 시험으로 선발하는 후마니타스가 대안이다.
다섯째, 수업 언어와 임상 실습 언어를 구분해야 한다. 우즈베키스탄·러시아권의 영어 트랙은 3학년 이후 병원 실습에서 현지어를 요구한다. 독일은 입학 전 C1이 필요해 어학 준비 비용이 별도로 2,000만~4,000만원 든다.
여섯째, 졸업 후 그 나라에서 인턴을 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복지부는 “해당 국가의 면허를 취득한 경우” 응시자격을 인정한다고 안내한다. 현지 인턴을 못 하면 현지 면허가 나오지 않고 한국 경로도 흔들린다. 영국 본토 캠퍼스와 미국 의대가 이 점에서 가장 안전하고, 아일랜드·호주는 비용 대비 인턴 보장이 없다는 점을 감수해야 한다.
일곱째, 예비시험 국가별 합격률을 확인해야 한다. 학비가 싼 국가일수록 합격률이 낮은 경향이 뚜렷하다. 6년간 5,000만원을 아끼고도 국내 면허 취득에 실패하면 회수 가능한 비용은 없다.
※ 본지 발행사는 해외 대학 진학 관련 교육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본 기사는 특정 국가·대학의 진학을 권유하거나 만류할 목적으로 작성되지 않았으며, 모든 수치는 공개된 1차 자료를 기준으로 산출했습니다.
※ 한국 국적 졸업생이 영국 파운데이션 프로그램 근무를 위해 필요한 비자(Graduate Route 또는 Skilled Worker 후원) 요건은 별도 확인이 필요합니다. 본 기사의 영국 우선순위 서술은 학위 취득지 기준의 배정 우선순위에 관한 것으로, 취업 체류자격과는 별개 사안입니다.
※ 인정 리스트의 연도별 확대 추이(헝가리·영국 등재 대학 증가)는 국시원 연도별 공개자료 대조로 수치 확인이 필요합니다. 94.07.07 이전/이후 구분이 개별 지원자에게 적용되는 방식도 국시원 확인 사항입니다.
※ 학비는 각 대학 공식 고시액 기준, 생활비는 도시별 평균 추정치입니다. 환율 변동과 대학별 연 3~5% 인상률이 반영되지 않은 정태적 추정치이므로 실제 부담액과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헝가리·폴란드·러시아·우즈베키스탄 개별 대학의 확정 학비, 필리핀 4개교 현행 등록금, 아일랜드 6년제 예과 1년차 학비, 브레시아 대학의 영어 과정 개설 여부는 각 대학 공식 페이지에서 재확인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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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의대에 들어가기 어렵다는 이유로 해외 의대를 알아보는 학부모가 늘고 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장관이 인정하는 외국 의과대학 187곳을 국가별로 나눠 6년치 학비를 계산해 보면, 한국 의대는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축에 속한다. 국공립 의대는 6년 전체 등록금이 3,652만원, 사립 의대도 6,869만원이다. 반면 영국 의대는 학비만 4억 1,400만~7억 5,600만원으로 한국 사립 의대의 최대 11배에 달한다.
본지는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 2026년 6월 2일자로 공개한 「보건복지부장관이 인정하는 외국학교 현황」 전체 901개교 데이터를 입수해, 이 중 의사 직종 202개교를 국가별·학제별·수업 언어별로 분류하고 각 대학 공식 학비 페이지를 대조해 총비용을 산출했다.
1. ‘인정 리스트’는 허가 명단이 아니다
먼저 이 자료의 성격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유학 상담 현장에서 가장 흔한 오해가 “리스트에 없는 학교는 안 된다”는 것인데, 사실과 다르다.
국시원 자료 상단에는 이런 안내가 붙어 있다. “인정 현황은 인정심사 신청 시 작성된 국가 및 교명을 바탕으로 생성하였고, 국가 및 학교명이 상이하거나 외국학교 졸업자의 응시자격은 별도 문의가 필요하다.”
즉 이 리스트는 지금까지 인정심사가 이루어진 학교들의 누적 기록이다. 인정심사는 졸업자 또는 졸업예정자가 외국학교 인정신청서와 외국학교 기초현황표 등을 제출해 개별적으로 신청하는 절차이며, 국시원이 「보건의료인국가시험 응시자격 관련 외국 학교 등 인정기준」 고시에 따라 접수·심사·결과통보를 수행한다. 심사를 통과하면 해당 학교가 리스트에 추가된다.
따라서 현재 미등재 학교라도 원천 차단은 아니다. 실제로 리스트는 해마다 확대돼 왔다. 헝가리는 과거 소수 대학만 올라 있었으나 현재 4곳으로 늘었고, 영국도 최근 등재 대학이 크게 증가해 24곳에 이른다. 국시원은 2026년에도 외국학교 인정심사 신청을 접수했다.
다만 실무적으로 두 가지는 짚어둘 만하다. 첫째, 기등재 학교는 심사 절차가 이미 정리돼 있어 서류 부담과 소요 기간이 상대적으로 적다. 둘째, 미등재 학교는 졸업 후 심사를 거쳐야 하므로 결과 확정까지 시간과 불확실성이 따른다. 리스트 등재 여부는 가부(可否)의 문제가 아니라 절차 난이도의 문제로 읽는 것이 정확하다.
한편 자료는 의사 직종 202개교를 94.07.07 이전과 94.07.07 이후로 나눠 표기한다. 의료법 개정에 따라 적용되는 응시자격 기준이 달라지는 구간 구분으로, ‘이전’ 항목이 15곳, ‘이후’ 항목이 187곳이다. 이 구분이 개별 지원자에게 어떻게 적용되는지는 국시원에 직접 확인해야 한다.
국가별 분포는 미국 34곳, 영국 24곳, 독일 19곳, 필리핀 18곳, 일본 16곳, 러시아 12곳, 우즈베키스탄 6곳, 호주 6곳, 남아프리카공화국 5곳, 대만 5곳, 헝가리 4곳, 프랑스 4곳, 폴란드 3곳, 아일랜드 3곳, 이탈리아 3곳 순이다.
2. 학비만 비교: 한국 의대는 세계 최저가권
2026학년도 기준 전국 39개 의대 중 국공립 10곳의 학기당 평균 등록금은 304만 3,250원, 사립 29곳은 572만 4,138원이다. 6년 기준으로 환산하면 국공립 3,652만원, 사립 6,869만원이다. 가장 비싼 고려대(연 1,362만 5,000원)도 6년 8,175만원, 가장 싼 충북대(연 447만 4,000원)는 2,684만원에 그친다.
이를 해외 인정 의대와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환율: USD 1,350원 / GBP 1,800원 / EUR 1,550원 / AUD 890원 / 100엔 890원, 생활비 제외)
| 국가·유형 | 학제 | 6년 학비 총액 |
|---|---|---|
| 독일 (17곳) | 6년 | 0~2,790만원 |
| 충북대 (한국 최저) | 6년 | 2,684만원 |
| 우즈베키스탄 (6곳) | 6년 | 2,835만~4,860만원 |
| 일본 국공립 (약 9곳) | 6년 | 약 3,115만원 |
| 한국 국공립 평균 | 6년 | 3,652만원 |
| 러시아 (12곳) | 6년 | 3,240만~6,480만원 |
| 한국 사립 평균 | 6년 | 6,869만원 |
| 폴란드 (3곳) | 6년 | 1억 2,090만~1억 4,880만원 |
| 헝가리 (4곳) | 6년 | 1억 3,689만~1억 6,200만원 |
| 일본 사립 (약 5곳) | 6년 | 1억 6,465만~4억 2,186만원 |
| 미국 (32곳) | 학사 4년 + MD 4년 | MD만 2억 1,600만~4억 5,900만원 |
| 호주 6년제 (UNSW·플린더스) | 6년 | 4억 281만~4억 8,861만원 |
| 영국 (24곳) | 5~6년 | 4억 1,400만~7억 5,600만원 |
| 아일랜드 (3곳) | 6년 | 4억 8,453만~5억 6,856만원 |
한국 사립 의대 6년 학비(6,869만원)는 헝가리 최저가 대학의 2년치 학비에도 못 미친다. 영국과 비교하면 한국 국공립 의대 학비는 영국 최고가 대학의 20분의 1 수준이다.
3. 생활비를 더하면 격차는 줄지만 순위는 그대로
해외 유학은 학비 외에 주거·식비가 필수로 발생한다. 생활비까지 포함한 6년 총비용은 다음과 같다.
| 구간 | 국가 | 6년 총액 |
|---|---|---|
| A | 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카자흐스탄 | 0.5억~0.9억 |
| B | 러시아 | 0.7억~1.3억 |
| B | 독일·프랑스·이탈리아 공립 | 1.0억~1.7억 |
| B | 일본 국공립 | 1.1억~1.3억 |
| C | 폴란드 | 2.0억~2.4억 |
| C | 헝가리 | 2.1억~2.6억 |
| D | 일본 사립 | 2.6억~5.5억 |
| E | 호주 6년제(UNSW·플린더스) | 5.0억~6.2억 |
| E | 아일랜드 | 5.9억~7.6억 |
| E | 호주 7년제(멜버른·시드니·퀸즐랜드) | 6.8억~8.5억 |
| E | 영국 | 3.9억~8.0억 |
| E | 미국 (학사 포함 8년) | 7억~10억 |
한국 의대는 자택 통학이 가능한 경우 6년 총비용이 사실상 등록금 수준에서 끝난다. 지방 의대 자취를 가정해 연 1,200만원의 주거·생활비를 더해도 6년 총액은 국공립 1억 1,000만원, 사립 1억 4,000만원 선이다. 가장 싼 해외 선택지(우즈베키스탄 0.5억~0.9억)를 제외하면 한국이 여전히 저렴하다.
4. 어느 나라가 영어로 가르치나
비용만큼 중요한 변수가 수업 언어다. 인정 의대 202곳을 수업 언어로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 수업 언어 | 국가(인정 학교 수) | 요구 어학 |
|---|---|---|
| 영어 (원어권) | 미국 34, 영국 24, 호주 6, 남아공 5, 아일랜드 3, 캐나다 2, 뉴질랜드 2 | IELTS 7.0 / TOEFL 100 내외 |
| 영어 (비원어권 개설) | 헝가리 4, 필리핀 18, 폴란드 3, 이탈리아 2, 체코 1, 불가리아 1, 라트비아 1 | 대학별 영어 요건, 현지어 불요 |
| 독일어 | 독일 19, 오스트리아 1, 스위스 1 | DSH-2 또는 TestDaF 4444 (C1) |
| 현지어 필수 | 일본 16, 러시아 12, 프랑스 4, 대만 5, 스페인 3 | 일본어·러시아어·프랑스어·스페인어·중국어 |
| 영어 트랙 + 현지어 병행 | 우즈베키스탄 6, 키르기스스탄 3, 카자흐스탄 2, 우크라이나 2 | 영어 강의 + 임상 단계 현지어 |
여기서 두 가지 함정을 짚어야 한다.
첫째, “영어 트랙”이 6년 내내 영어를 뜻하지는 않는다. 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러시아권 대학의 영어 프로그램은 1~2학년 이론 수업까지는 영어로 진행되지만, 3학년 이후 병원 실습에서는 환자와 러시아어 또는 현지어로 소통해야 한다. 학비가 가장 저렴한 이 그룹에서 예비시험 합격률이 가장 낮게 나오는 배경 중 하나로 지목되는 지점이다.
둘째, 이탈리아 영어 과정도 이탈리아어 과목이 커리큘럼에 포함된다. 다만 입학 요건은 아니고, 임상 실습을 위해 재학 중 이수하는 구조다. 독일·프랑스처럼 입학 전에 C1을 만들어야 하는 것과는 부담의 성격이 다르다.
셋째, 독일 19곳은 학비 0원이지만 언어가 학비를 대신한다. 독일어 C1을 만드는 데 통상 1~2년, 어학원비와 체류비를 합치면 2,000만~4,000만원이 든다. 표에서는 ‘무상’으로 잡히지만 실제로는 한국 국공립 의대 학비와 비슷한 선행 비용이 발생한다.
5. 주목할 만한 선택지: 이탈리아
5-1. 왜 매력적인가
이탈리아는 영어로 수업하면서 학비가 유럽 최저 수준인 거의 유일한 조합이다. 공립대학 의학과 학비는 연 500~4,000유로(약 78만~620만원) 구간이며, 소득 연동(ISEE) 방식이라 소득 증빙에 따라 더 낮아질 수 있다. 헝가리(연 1만 6,900달러)나 폴란드(연 1만 3,000유로)와 비교하면 학비가 3분의 1에서 10분의 1 수준이다.
여기에 세 가지가 더해진다. 이탈리아어 능력이 입학 요건이 아니라는 점, EU 회원국 학위여서 EU 역내 의사 자격이 자동 상호인정된다는 점, 그리고 선발이 IMAT 점수 하나로 결정되는 투명한 구조라는 점이다. 내신·자기소개서·면접이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한국 고교 내신이 불리한 학생에게는 역전 가능한 트랙이다.
5-2. 인정 3곳의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복지부 인정 리스트에 오른 이탈리아 의대는 세 곳이다.
| 대학 | 성격 | 수업 언어 | 선발 방식 | 연 학비(추정) |
|---|---|---|---|---|
| University of Pavia (하비 코스) | 국립 | 영어 | IMAT | 500~4,000유로 |
| Università degli Studi di Brescia | 국립 | 이탈리아어 | 필터 학기 | 500~4,000유로 |
| Humanitas University (밀라노) | 사립 | 영어 | HUMAT (자체 시험) | 약 2만 유로 |
**파비아 대학 하비 코스(Harvey Course)**는 이탈리아 최초의 영어 의학 과정이다. 1361년 설립된 국립대로, 6년 단일 과정에 정원은 연 100명이다. 입학 요건은 IMAT 통과 하나뿐이며 별도 요건이 없다.
후마니타스 대학은 밀라노 소재 사립으로 6년 전 과정을 영어로 운영한다. IMAT이 아니라 HUMAT이라는 자체 입학시험을 치르며, 시험 성적 순위에 따라 1만 8,000유로 규모의 장학금을 EU·비EU 학생 모두에게 지급한다. 학비는 공립의 5배지만 장학금을 받으면 실부담이 크게 줄어드는 구조다.
브레시아 대학은 이탈리아어 과정으로 확인된다. 영어 과정 목록에 포함되지 않으며, 이탈리아어 능력과 뒤에서 설명할 필터 학기를 거쳐야 한다. 한국 학생에게는 사실상 접근이 어려운 선택지다.
5-3. IMAT 제도와 2025년 개혁
IMAT는 이탈리아 교육부와 케임브리지 평가원이 공동 운영하는 국가 단위 시험으로, 공립대학 영어 의학·치의학 과정 입학에 사용된다. 60문항 100분, 정답 +1.5점, 오답 -0.4점의 감점제다. 2026년 시험일은 9월 30일이며 등록은 Universitaly 포털에서 7월 중 진행된다. 성적은 해당 연도에만 유효해 이월되지 않는다.
경쟁은 치열하다. 2025년에는 약 1만 3,000명이 응시해 EU 1,049석, 비EU 559석을 놓고 경쟁했다.
여기서 최근 유학 상담에서 가장 혼선이 큰 지점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이탈리아는 2025년 의학 입시를 대대적으로 개편해 기존 입학시험(TOLC-MED)을 폐지하고, 누구나 1학기를 수강한 뒤 공통 시험으로 걸러내는 ‘필터 학기(semestre filtro)’ 제도를 도입했다. “이탈리아 의대 입학시험 폐지”, “이탈리아 의대 무시험 입학” 같은 표현이 이 개편에서 나왔다.
그러나 이 개편은 이탈리아어 과정에만 적용된다. 영어 과정은 종전대로 IMAT로 선발한다. 한국 학생이 지원하는 파비아·후마니타스 경로에는 변화가 없다는 뜻이다. 필터 학기를 노리고 이탈리아어 과정을 준비하는 것은 브레시아를 제외하면 한국 면허 경로와 연결되지 않는다.
5-4. 등재 대학과 미등재 대학, 실무상 차이
이탈리아 공립대학 중 영어로 의학 과정을 운영하는 곳은 16곳이다. 밀라노 국립대, 로마 사피엔차, 볼로냐, 파도바, 나폴리 페데리코 2세 등 상위권 대학이 대거 포함된다. 반면 현재 복지부 인정 리스트에 올라 있는 이탈리아 학교는 파비아·브레시아·후마니타스 세 곳, 영어 과정 기준으로는 두 곳이다.
앞서 설명했듯 미등재가 곧 불가를 뜻하지는 않는다. 졸업 후 인정심사를 신청하면 심사를 거쳐 응시자격을 인정받는 경로가 열려 있다. 실제로 이탈리아 영어 의학 과정은 EU 의학교육 지침을 따르는 6년 단일 과정으로 커리큘럼 구조가 동일하므로, 심사에서 특별히 불리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
다만 IMAT의 배정 구조는 알고 지원하는 편이 낫다. IMAT는 응시자가 지망 대학을 순위로 제출하고 점수에 따라 대학이 배정되는 방식이라, 본인이 어느 대학에 가게 될지를 출원 시점에 확정할 수 없다. 기등재 대학을 원한다면 지망 순위 구성 단계에서 이를 반영해야 하고, 다른 대학에 배정될 경우 졸업 후 인정심사 절차를 밟게 된다는 점을 미리 이해하고 있으면 된다.
다만 이탈리아를 검토할 때 짚어야 할 것이 하나 더 있다. EU 학위가 EU 역내에서 자동 상호인정된다는 것은 EU 시민에게 해당하는 이야기다. 한국 국적자는 졸업 후 이탈리아나 다른 EU 국가에서 수련하려면 별도 취업·체류 허가가 필요하다. 뒤에서 다룰 인턴 접근성 관점에서 보면, 이탈리아는 학비가 저렴한 대신 졸업 후 현지 잔류 경로가 영국·미국만큼 정비돼 있지 않다.
정리하면 이탈리아 경로의 실질 변수는 ‘인정 여부’가 아니라 IMAT 점수와 배정 결과다. 파비아를 원한다면 필요한 것은 결국 점수이고, 배정 불확실성을 피하고 싶다면 자체 시험으로 선발하는 후마니타스가 대안이 된다. 학비가 5배지만 1만 8,000유로 규모 장학금이 성적순으로 지급되므로 실부담 차이는 표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
6. ‘싼 나라’에는 각각의 대가가 있다
학비 기준으로 한국보다 싼 나라는 독일, 우즈베키스탄, 러시아, 일본 국공립 정도다. 그러나 각각 별도의 진입 장벽이 있다.
독일 19곳은 학비가 사실상 무상이다. 학기 기여금 150~350유로만 내면 되고, 바덴뷔르템베르크주만 비EU 학생에게 학기당 1,500유로를 부과한다. 대신 독일어 C1(DSH-2 또는 TestDaF 4444)이 입학 요건이다. 어학 준비에 통상 1~2년이 소요되며, 그 기간의 어학원비·체류비·기회비용이 표에 잡히지 않는 실질 비용이다. 프랑스 4곳도 구조가 같다.
일본 국공립 대학은 6년 총 학비 약 350만엔(3,115만원)으로 한국 국공립과 비슷하다. 다만 일본 국공립 의대의 외국인 유학생 정규 학부 입학은 정원이 극히 제한적이고, 일본어 능력과 일본 대학입학공통테스트 성적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우즈베키스탄·러시아는 학비와 생활비가 모두 낮다. 그러나 뒤에서 설명할 예비시험 합격률이 가장 낮은 그룹이다.
반대로 영어로 고교 졸업 후 바로 진학 가능하면서 2억원대인 선택지는 헝가리와 폴란드뿐이다. 유럽 의대 유학원이 이 두 나라에 집중하는 구조적 이유다.
7. 진짜 관문은 학비가 아니라 ‘예비시험’
해외 의대를 졸업해도 한국에서 곧바로 의사가 되지 않는다. 보건복지부 인정 학교 졸업자는 예비시험(1차 필기 + 2차 실기)에 합격해야 비로소 의사 국가시험 응시 자격을 얻는다. 인정 리스트 등재는 ‘국시 응시자격’이 아니라 ‘예비시험 응시자격’을 의미한다는 점을 유학 상담 단계에서 정확히 짚어야 한다.
예비시험 합격률은 오랫동안 낮았다. 2005년 도입 이후 20회차까지 2차 실기 평균 합격률은 54.8%, 1차 필기 평균 합격률은 31.2%에 머물렀다. 2024년 제20회 실기에서는 16개국 101명이 응시해 55명만 합격, 합격률 54.5%를 기록했다.
국가별 편차도 컸다. 2024년 기준 헝가리 61.2%, 러시아 40%, 미국 20%, 우즈베키스탄 16.7%였다. 학비가 가장 싼 우즈베키스탄이 합격률은 가장 낮았다.
2025년 제21회에서는 상황이 급변했다. 2차 실기 응시자 194명 중 172명이 합격해 합격률 88.7%를 기록했고, 1차 필기 합격률도 282명 중 160명 합격으로 56.7%를 기록하며 처음 50%를 넘겼다. 합격자 172명은 2005~2024년 20년간 누적 합격자(235명)에 육박하는 규모다.
다만 이 급등은 의정 갈등으로 국내 의대생 다수가 국시를 거부한 시기와 겹친다. 의료계 일부에서는 적체 인원 해소를 위한 조정이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나왔다. 2026년 제22회 예비시험은 필기가 6월에 시행됐으며, 실기 결과에 따라 88.7%가 추세인지 일회성인지 판가름될 전망이다.
8. 학비보다 결정적인 변수: 졸업 후 현지 인턴이 되는가
8-1. 왜 인턴이 관문인가
의대를 졸업해도 그 자체로는 의사가 아니다. 대부분의 국가는 졸업 후 1~2년의 인턴(수련) 과정을 마쳐야 정식 면허를 발급한다. 그리고 이 지점이 한국 경로와 직접 연결된다.
보건복지부 안내에 따르면 “기인정 외국학교를 졸업하고 해당 국가의 면허를 취득한 경우” 국가시험 응시자격이 인정된다. 즉 현지 인턴 자리를 확보하지 못해 현지 면허를 받지 못하면, 6년을 마치고도 한국 예비시험 경로 자체가 흔들린다. 학비 몇천만원 차이보다 훨씬 큰 변수다.
영국 정부도 이 구조를 명시적으로 확인한 바 있다. 파운데이션 자리를 얻지 못한 해외 캠퍼스 졸업자에 대해, 훈련받은 국가에서 승인된 인턴 과정을 마치는 것이 정식 등록의 대안 경로라고 답변했다. 인턴을 어디서 하느냐가 면허의 출발점이라는 뜻이다.
8-2. 국가별 인턴 접근성
| 국가 | 과정 명칭 | 국제학생 접근성 |
|---|---|---|
| 영국 | Foundation Programme (FY1~2) | 우선순위 그룹 — 국적이 아닌 학위 취득지 기준 |
| 미국 | Residency (NRMP 매치) | 자국 졸업생과 동일 취급 — ECFMG 인증 불요 |
| 호주 | Internship | 주별 배정, 국제학생 후순위 (보장 없음) |
| 아일랜드 | Intern Year | 비EU는 모든 EU 지원자 뒤 (보장 없음) |
| 헝가리·폴란드·이탈리아 | 현지 레지던시 | EU 학위지만 비EU 국적은 별도 취업허가 |
| 러시아·우즈베키스탄 | 현지 인턴 | 현지어 요구 |
8-3. 영국: 학위 취득지 기준이라 한국 학생에게 유리
2026년 3월 5일 국왕재가를 받은 **의료수련 우선순위법(Medical Training (Prioritisation) Act 2026)**이 3월 6일부터 시행됐다. 영국 의대 졸업생과 일부 집단에게 파운데이션·전문의 수련 자리를 우선 배정하는 법이다. 배경은 심각한 경쟁 과열이다. 전문의 수련 지원자는 2019년 1만 2,000명에서 올해 약 4만 명으로 늘었고, 파운데이션도 지원자가 자리 수를 초과해 배정 지연과 대기 배치가 발생했다.
한국 학생에게 중요한 것은 우선순위 판정 기준이 국적이 아니라 학위 취득지라는 점이다. 파운데이션 우선순위 대상은 ‘영국에서 의학 학위를 취득한 사람’이며, 다만 그 학위를 위한 훈련 기간 대부분을 영국·채널제도·맨섬 밖에서 보낸 경우는 제외된다. 아일랜드 학위 취득자, 아이슬란드·노르웨이·리히텐슈타인·스위스 학위 취득자도 포함된다.
즉 한국 국적 학생이라도 영국 본토 캠퍼스에서 의대를 졸업하면 파운데이션 우선순위 그룹에 들어간다. 영국 의사협회(BMA)도 첫 2년을 해외 캠퍼스에서 보내고 임상 3년을 영국에서 마친 경우는 우선순위에 포함되지만, 학위의 대부분 또는 전부를 해외에서 이수한 경우는 제외된다고 설명한다.
이 차이는 실제 결과로 나타났다. 2026년 모집 초기 데이터에서 NHS 잉글랜드는 약 98%의 자리가 우선순위 지원자로 채워졌다고 밝혔다. 2025년의 약 72%에서 크게 오른 수치다. 비우선순위 지원자도 지원은 가능하고 우선순위 배정 후 남은 자리를 받을 수 있지만, 98%라는 수치는 사실상 잔여 자리가 거의 없다는 뜻이다.
반대로 영국 대학의 해외 캠퍼스는 명확히 제외된다. 정부는 해외 캠퍼스 재학생에 대한 경과조치를 도입할 계획이 없다고 답변했다. 말레이시아나 몰타 소재 영국 대학 캠퍼스를 “영국 의대”로 안내하는 상담이 있다면 이 지점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단, 전문의 수련(specialty training)은 기준이 다르다. 2026년 전문의 수련 우선순위에는 영국 시민, 영국 거주권을 가진 영연방 시민, 체류허가가 불필요한 아일랜드 시민, 무기한 체류허가 보유자 등 국적·체류자격 요건이 붙는다. 파운데이션까지는 학위 기준으로 들어가지만, 그다음 단계에서는 체류자격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영국 의대를 나온 한국 국적 학생의 장기 경로를 볼 때 반드시 짚어야 할 구분이다.
8-4. 미국: 자국 의대 졸업생은 IMG가 아니다
미국은 구조가 단순하고 유리하다. 미국 의대를 졸업한 비시민권자는 외국의대졸업생(IMG)으로 분류되지 않으며, ECFMG 인증 요건을 충족할 필요가 없다. F-1 학생비자로 미국 의대를 마친 경우 그대로 매치에 참여하고, 수련 시작 전 OPT 기반 취업허가(EAD)로 전환하는 경로가 열려 있다.
비교하자면 외국 의대 졸업생의 미국 매치는 훨씬 어렵다. 2023년 매치에서 IMG 1만 1,600여 명이 참여해 약 57%만 PGY-1 자리를 얻었다. 미국 의대 졸업이 주는 프리미엄이 여기서 나온다.
다만 비자 구조는 확인이 필요하다. 외국 국적 수련의의 주된 경로인 J-1은 ECFMG가 후원하며, 수련 후 2년 자국 체류 의무가 붙는 경우가 많다. H-1B는 이 의무가 없지만 후원하지 않는 기관이 상당수이고 USMLE Step 3까지 요구된다. 총비용 7억~10억을 쓰는 경로인 만큼, 지원 병원의 비자 후원 정책을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8-5. 아일랜드·호주: 비용은 최상위, 인턴 보장은 없다
아일랜드는 HSE가 전국 단위 매칭으로 인턴을 배정한다. 문제는 순위 구조다. EU 여권을 갖고 CAO(아일랜드 중앙지원기구)를 통해 입학한 졸업생은 인턴 자리가 보장된다. EU 여권이지만 CAO를 거치지 않은 경우는 그 아래, 비EU 시민은 모든 EU 지원자 뒤로 밀린다. 비EU 몫으로 남는 자리 수는 해마다 변동하며 보장되지 않는다.
6년 총비용 5.9억~7.6억을 쓰고도 인턴 배정이 확정되지 않는 구조라는 뜻이다. 참고로 아일랜드 인턴 1년차 기본급은 2026년 기준 약 4만 5,700유로이며, 초과근무와 당직을 포함하면 30~50% 늘어난다.
호주도 유사하다. 인턴 배정은 주별로 운영되며, ACT를 제외한 모든 주에서 호주·뉴질랜드 시민과 영주권자가 우선한다. 국제학생은 그다음이다. 서호주(WA)의 경우 WA 대학 국내 졸업생, 타주 국내 졸업생, WA 대학 국제 졸업생 순으로 국제학생이 3순위다. 빅토리아·서호주·ACT만 해당 주 국제 졸업생을 타주 국내 졸업생보다 앞에 두고, 뉴사우스웨일스·남호주·퀸즐랜드는 모든 국내 졸업생을 국제 졸업생보다 앞에 놓는다.
다만 현장에서는 근무 지역을 넓게 열어두면 대부분 인턴을 확보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태즈메이니아와 노던테리토리가 후순위 지원자에게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호주를 선택한다면 “어느 병원”이 아니라 “어디든 간다”는 전제로 계획을 세워야 한다.
8-6. 정리
인턴 확보 관점에서 순위를 매기면 다음과 같다.
- 미국 — 자국 의대 졸업 시 IMG 분류에서 제외, 매치에서 동일 취급
- 영국 — 본토 캠퍼스 졸업 시 국적 무관 우선순위, 단 해외 캠퍼스는 제외
- 호주 — 후순위지만 지역을 넓히면 확보 가능
- 아일랜드 — 비EU 최하위, 자리 수 변동
- 동유럽·중앙아시아 — 현지 잔류보다 귀국 후 예비시험 경로가 일반적
비용 순위(미국·영국·아일랜드·호주가 최상위)와 인턴 접근성 순위가 상당 부분 겹친다는 점이 이 표의 핵심이다. 비싼 나라가 비싼 이유 중 하나가 졸업 후 경로가 열려 있다는 것이고, 싼 나라는 그만큼 귀국 후 예비시험이라는 단일 경로에 의존하게 된다.
9. 국내 정원은 늘고 있다
한국 의대 진학이 어렵다는 전제 자체도 재검토가 필요하다. 보건복지부는 2026년 2월 10일 제7차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서 2027학년도 이후 의대 정원을 확정했다. 2027학년도 정원은 2024학년도(3,058명)보다 490명 늘어난 3,548명이며, 2028~2031학년도에는 매년 613명씩 증원돼 3,671명 규모가 된다. 2030년 공공의대·지역의대 설립분까지 반영하면 3,871명이다.
증원분 490명은 서울을 제외한 32개 의대에서 지역의사선발전형으로 뽑는다. 이 전형 합격자는 등록금과 생활비를 지원받는 대신 졸업 후 지역 의료기관에서 10년간 의무 복무해야 한다. 강원대·충북대가 각 39명으로 배정 규모가 가장 크고, 부산대·전남대 각 31명, 제주대 28명, 충남대 27명, 경북대 26명 순이다.
비용만 놓고 보면, 지역의사전형은 등록금이 0원인 유일한 국내 경로다. 해외 의대 최저가 선택지(우즈베키스탄 5,000만원)와 비교해도 절대 우위다. 10년 의무 복무를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판단의 핵심 변수가 된다.
10. 유학 상담에서 반드시 확인할 것
첫째, 리스트 등재 여부를 ‘가부’가 아니라 ‘절차’로 이해해야 한다. 미등재 학교도 졸업 후 인정심사 신청이 가능하다. 다만 기등재 학교가 서류 부담과 소요 기간 면에서 유리하다. 교명이 변경된 학교(리스트에 병기된 곳만 12곳)와 개별 적용 기준은 국시원에 직접 확인하는 것이 확실하다.
둘째, 연간 학비가 아니라 전 과정 총액으로 비교해야 한다. 미국은 학사 4년을 마쳐야 MD 지원이 가능해 실제 8년이 걸린다. 호주도 멜버른·시드니·퀸즐랜드는 학사 3년 + MD 4년 구조이고, UNSW·플린더스만 6년 직행이다. 같은 호주 안에서도 경로에 따라 2억원 이상 차이가 난다.
셋째, 영국은 임상학년에 학비가 뛴다. 국제학생 의학 학비는 2026/27학년도 기준 연 3만 150~7만 554파운드, 평균 4만 7,700파운드다. 낮은 쪽 숫자는 대부분 1~2학년 기준이고 3학년부터 급등한다. 에든버러는 1~2학년 3만 2,100파운드에서 3~5학년 4만 9,000파운드로 오른다. 1학년 학비로 총액을 추정하면 1억원 이상 어긋난다.
넷째, 이탈리아는 IMAT 배정 구조를 이해하고 지망 순위를 짜야 한다. 점수에 따라 대학이 배정되므로 출원 시점에 진학 대학을 확정할 수 없다. 배정 불확실성을 피하려면 자체 시험으로 선발하는 후마니타스가 대안이다.
다섯째, 수업 언어와 임상 실습 언어를 구분해야 한다. 우즈베키스탄·러시아권의 영어 트랙은 3학년 이후 병원 실습에서 현지어를 요구한다. 독일은 입학 전 C1이 필요해 어학 준비 비용이 별도로 2,000만~4,000만원 든다.
여섯째, 졸업 후 그 나라에서 인턴을 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복지부는 “해당 국가의 면허를 취득한 경우” 응시자격을 인정한다고 안내한다. 현지 인턴을 못 하면 현지 면허가 나오지 않고 한국 경로도 흔들린다. 영국 본토 캠퍼스와 미국 의대가 이 점에서 가장 안전하고, 아일랜드·호주는 비용 대비 인턴 보장이 없다는 점을 감수해야 한다.
일곱째, 예비시험 국가별 합격률을 확인해야 한다. 학비가 싼 국가일수록 합격률이 낮은 경향이 뚜렷하다. 6년간 5,000만원을 아끼고도 국내 면허 취득에 실패하면 회수 가능한 비용은 없다.
※ 본지 발행사는 해외 대학 진학 관련 교육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본 기사는 특정 국가·대학의 진학을 권유하거나 만류할 목적으로 작성되지 않았으며, 모든 수치는 공개된 1차 자료를 기준으로 산출했습니다.
※ 한국 국적 졸업생이 영국 파운데이션 프로그램 근무를 위해 필요한 비자(Graduate Route 또는 Skilled Worker 후원) 요건은 별도 확인이 필요합니다. 본 기사의 영국 우선순위 서술은 학위 취득지 기준의 배정 우선순위에 관한 것으로, 취업 체류자격과는 별개 사안입니다.
※ 인정 리스트의 연도별 확대 추이(헝가리·영국 등재 대학 증가)는 국시원 연도별 공개자료 대조로 수치 확인이 필요합니다. 94.07.07 이전/이후 구분이 개별 지원자에게 적용되는 방식도 국시원 확인 사항입니다.
※ 학비는 각 대학 공식 고시액 기준, 생활비는 도시별 평균 추정치입니다. 환율 변동과 대학별 연 3~5% 인상률이 반영되지 않은 정태적 추정치이므로 실제 부담액과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헝가리·폴란드·러시아·우즈베키스탄 개별 대학의 확정 학비, 필리핀 4개교 현행 등록금, 아일랜드 6년제 예과 1년차 학비, 브레시아 대학의 영어 과정 개설 여부는 각 대학 공식 페이지에서 재확인이 필요합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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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건복지부, 「외국학교 졸업자의 보건의료인국가시험 응시절차」, https://www.mohw.go.kr/menu.es?mid=a10702020300
- 베리타스알파, 「[2027대입잣대] 39개 의대 2026등록금.. 고대 681만2500원 ‘최고’」, 2026.05.21, https://www.veritas-a.com/news/articleView.html?idxno=611272
- 한국경제매거진, 「의대 가려면 학비만 1억, 年등록금 1000만원 시대」, 2026.04.29, https://magazine.hankyung.com/business/article/202604295847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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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퍼블릭, 「2027학년도 의대 정원 490명 증원 확정…2031년까지 확대」, 2026.02.11, https://www.thepublic.kr/news/articleView.html?idxno=294069
- 한국경제, 「외국 의대 출신 국시 예비시험 합격자 작년比 3배 늘어」, 2025.07.20,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072092737
- 메디게이트뉴스, 「외국의대 출신 의사 예비시험 합격률 54.5%→88.7%」, 2025.07, https://medigatenews.com/news/1480880084
- 데일리메디, 「외국의대, 국내 의사면허 예비시험 합격률 54.5%」, 2024.09.24, https://www.dailymedi.com/news/news_view.php?wr_id=916611
- 의협신문, 「새내기 의사 818명 배출, 의사 국가시험 합격률 75.9%」, 2026.01.22, https://www.doctors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3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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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MA, “Immigration information for international medical graduates”, https://www.ama-assn.org/education/international-medical-education/immigration-information-international-medical-graduates
후마니타스 대학은 밀라노 소재 사립으로 6년 전 과정을 영어로 운영한다. IMAT이 아니라 HUMAT이라는 자체 입학시험을 치르며, 시험 성적 순위에 따라 1만 8,000유로 규모의 장학금을 EU·비EU 학생 모두에게 지급한다. 학비는 공립의 5배지만 장학금을 받으면 실부담이 크게 줄어드는 구조다.
브레시아 대학은 이탈리아어 과정으로 확인된다. 영어 과정 목록에 포함되지 않으며, 이탈리아어 능력과 뒤에서 설명할 필터 학기를 거쳐야 한다. 한국 학생에게는 사실상 접근이 어려운 선택지다.
5-3. IMAT 제도와 2025년 개혁
IMAT는 이탈리아 교육부와 케임브리지 평가원이 공동 운영하는 국가 단위 시험으로, 공립대학 영어 의학·치의학 과정 입학에 사용된다. 60문항 100분, 정답 +1.5점, 오답 -0.4점의 감점제다. 2026년 시험일은 9월 30일이며 등록은 Universitaly 포털에서 7월 중 진행된다. 성적은 해당 연도에만 유효해 이월되지 않는다.
경쟁은 치열하다. 2025년에는 약 1만 3,000명이 응시해 EU 1,049석, 비EU 559석을 놓고 경쟁했다.
여기서 최근 유학 상담에서 가장 혼선이 큰 지점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이탈리아는 2025년 의학 입시를 대대적으로 개편해 기존 입학시험(TOLC-MED)을 폐지하고, 누구나 1학기를 수강한 뒤 공통 시험으로 걸러내는 ‘필터 학기(semestre filtro)’ 제도를 도입했다. “이탈리아 의대 입학시험 폐지”, “이탈리아 의대 무시험 입학” 같은 표현이 이 개편에서 나왔다.
그러나 이 개편은 이탈리아어 과정에만 적용된다. 영어 과정은 종전대로 IMAT로 선발한다. 한국 학생이 지원하는 파비아·후마니타스 경로에는 변화가 없다는 뜻이다. 필터 학기를 노리고 이탈리아어 과정을 준비하는 것은 브레시아를 제외하면 한국 면허 경로와 연결되지 않는다.
5-4. 등재 대학과 미등재 대학, 실무상 차이
이탈리아 공립대학 중 영어로 의학 과정을 운영하는 곳은 16곳이다. 밀라노 국립대, 로마 사피엔차, 볼로냐, 파도바, 나폴리 페데리코 2세 등 상위권 대학이 대거 포함된다. 반면 현재 복지부 인정 리스트에 올라 있는 이탈리아 학교는 파비아·브레시아·후마니타스 세 곳, 영어 과정 기준으로는 두 곳이다.
앞서 설명했듯 미등재가 곧 불가를 뜻하지는 않는다. 졸업 후 인정심사를 신청하면 심사를 거쳐 응시자격을 인정받는 경로가 열려 있다. 실제로 이탈리아 영어 의학 과정은 EU 의학교육 지침을 따르는 6년 단일 과정으로 커리큘럼 구조가 동일하므로, 심사에서 특별히 불리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
다만 IMAT의 배정 구조는 알고 지원하는 편이 낫다. IMAT는 응시자가 지망 대학을 순위로 제출하고 점수에 따라 대학이 배정되는 방식이라, 본인이 어느 대학에 가게 될지를 출원 시점에 확정할 수 없다. 기등재 대학을 원한다면 지망 순위 구성 단계에서 이를 반영해야 하고, 다른 대학에 배정될 경우 졸업 후 인정심사 절차를 밟게 된다는 점을 미리 이해하고 있으면 된다.
다만 이탈리아를 검토할 때 짚어야 할 것이 하나 더 있다. EU 학위가 EU 역내에서 자동 상호인정된다는 것은 EU 시민에게 해당하는 이야기다. 한국 국적자는 졸업 후 이탈리아나 다른 EU 국가에서 수련하려면 별도 취업·체류 허가가 필요하다. 뒤에서 다룰 인턴 접근성 관점에서 보면, 이탈리아는 학비가 저렴한 대신 졸업 후 현지 잔류 경로가 영국·미국만큼 정비돼 있지 않다.
정리하면 이탈리아 경로의 실질 변수는 ‘인정 여부’가 아니라 IMAT 점수와 배정 결과다. 파비아를 원한다면 필요한 것은 결국 점수이고, 배정 불확실성을 피하고 싶다면 자체 시험으로 선발하는 후마니타스가 대안이 된다. 학비가 5배지만 1만 8,000유로 규모 장학금이 성적순으로 지급되므로 실부담 차이는 표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
6. ‘싼 나라’에는 각각의 대가가 있다
학비 기준으로 한국보다 싼 나라는 독일, 우즈베키스탄, 러시아, 일본 국공립 정도다. 그러나 각각 별도의 진입 장벽이 있다.
독일 19곳은 학비가 사실상 무상이다. 학기 기여금 150~350유로만 내면 되고, 바덴뷔르템베르크주만 비EU 학생에게 학기당 1,500유로를 부과한다. 대신 독일어 C1(DSH-2 또는 TestDaF 4444)이 입학 요건이다. 어학 준비에 통상 1~2년이 소요되며, 그 기간의 어학원비·체류비·기회비용이 표에 잡히지 않는 실질 비용이다. 프랑스 4곳도 구조가 같다.
일본 국공립 대학은 6년 총 학비 약 350만엔(3,115만원)으로 한국 국공립과 비슷하다. 다만 일본 국공립 의대의 외국인 유학생 정규 학부 입학은 정원이 극히 제한적이고, 일본어 능력과 일본 대학입학공통테스트 성적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우즈베키스탄·러시아는 학비와 생활비가 모두 낮다. 그러나 뒤에서 설명할 예비시험 합격률이 가장 낮은 그룹이다.
반대로 영어로 고교 졸업 후 바로 진학 가능하면서 2억원대인 선택지는 헝가리와 폴란드뿐이다. 유럽 의대 유학원이 이 두 나라에 집중하는 구조적 이유다.
7. 진짜 관문은 학비가 아니라 ‘예비시험’
해외 의대를 졸업해도 한국에서 곧바로 의사가 되지 않는다. 보건복지부 인정 학교 졸업자는 예비시험(1차 필기 + 2차 실기)에 합격해야 비로소 의사 국가시험 응시 자격을 얻는다. 인정 리스트 등재는 ‘국시 응시자격’이 아니라 ‘예비시험 응시자격’을 의미한다는 점을 유학 상담 단계에서 정확히 짚어야 한다.
예비시험 합격률은 오랫동안 낮았다. 2005년 도입 이후 20회차까지 2차 실기 평균 합격률은 54.8%, 1차 필기 평균 합격률은 31.2%에 머물렀다. 2024년 제20회 실기에서는 16개국 101명이 응시해 55명만 합격, 합격률 54.5%를 기록했다.
국가별 편차도 컸다. 2024년 기준 헝가리 61.2%, 러시아 40%, 미국 20%, 우즈베키스탄 16.7%였다. 학비가 가장 싼 우즈베키스탄이 합격률은 가장 낮았다.
2025년 제21회에서는 상황이 급변했다. 2차 실기 응시자 194명 중 172명이 합격해 합격률 88.7%를 기록했고, 1차 필기 합격률도 282명 중 160명 합격으로 56.7%를 기록하며 처음 50%를 넘겼다. 합격자 172명은 2005~2024년 20년간 누적 합격자(235명)에 육박하는 규모다.
다만 이 급등은 의정 갈등으로 국내 의대생 다수가 국시를 거부한 시기와 겹친다. 의료계 일부에서는 적체 인원 해소를 위한 조정이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나왔다. 2026년 제22회 예비시험은 필기가 6월에 시행됐으며, 실기 결과에 따라 88.7%가 추세인지 일회성인지 판가름될 전망이다.
8. 학비보다 결정적인 변수: 졸업 후 현지 인턴이 되는가
8-1. 왜 인턴이 관문인가
의대를 졸업해도 그 자체로는 의사가 아니다. 대부분의 국가는 졸업 후 1~2년의 인턴(수련) 과정을 마쳐야 정식 면허를 발급한다. 그리고 이 지점이 한국 경로와 직접 연결된다.
보건복지부 안내에 따르면 “기인정 외국학교를 졸업하고 해당 국가의 면허를 취득한 경우” 국가시험 응시자격이 인정된다. 즉 현지 인턴 자리를 확보하지 못해 현지 면허를 받지 못하면, 6년을 마치고도 한국 예비시험 경로 자체가 흔들린다. 학비 몇천만원 차이보다 훨씬 큰 변수다.
영국 정부도 이 구조를 명시적으로 확인한 바 있다. 파운데이션 자리를 얻지 못한 해외 캠퍼스 졸업자에 대해, 훈련받은 국가에서 승인된 인턴 과정을 마치는 것이 정식 등록의 대안 경로라고 답변했다. 인턴을 어디서 하느냐가 면허의 출발점이라는 뜻이다.
8-2. 국가별 인턴 접근성
| 국가 | 과정 명칭 | 국제학생 접근성 |
|---|---|---|
| 영국 | Foundation Programme (FY1~2) | 우선순위 그룹 — 국적이 아닌 학위 취득지 기준 |
| 미국 | Residency (NRMP 매치) | 자국 졸업생과 동일 취급 — ECFMG 인증 불요 |
| 호주 | Internship | 주별 배정, 국제학생 후순위 (보장 없음) |
| 아일랜드 | Intern Year | 비EU는 모든 EU 지원자 뒤 (보장 없음) |
| 헝가리·폴란드·이탈리아 | 현지 레지던시 | EU 학위지만 비EU 국적은 별도 취업허가 |
| 러시아·우즈베키스탄 | 현지 인턴 | 현지어 요구 |
8-3. 영국: 학위 취득지 기준이라 한국 학생에게 유리
2026년 3월 5일 국왕재가를 받은 **의료수련 우선순위법(Medical Training (Prioritisation) Act 2026)**이 3월 6일부터 시행됐다. 영국 의대 졸업생과 일부 집단에게 파운데이션·전문의 수련 자리를 우선 배정하는 법이다. 배경은 심각한 경쟁 과열이다. 전문의 수련 지원자는 2019년 1만 2,000명에서 올해 약 4만 명으로 늘었고, 파운데이션도 지원자가 자리 수를 초과해 배정 지연과 대기 배치가 발생했다.
한국 학생에게 중요한 것은 우선순위 판정 기준이 국적이 아니라 학위 취득지라는 점이다. 파운데이션 우선순위 대상은 ‘영국에서 의학 학위를 취득한 사람’이며, 다만 그 학위를 위한 훈련 기간 대부분을 영국·채널제도·맨섬 밖에서 보낸 경우는 제외된다. 아일랜드 학위 취득자, 아이슬란드·노르웨이·리히텐슈타인·스위스 학위 취득자도 포함된다.
즉 한국 국적 학생이라도 영국 본토 캠퍼스에서 의대를 졸업하면 파운데이션 우선순위 그룹에 들어간다. 영국 의사협회(BMA)도 첫 2년을 해외 캠퍼스에서 보내고 임상 3년을 영국에서 마친 경우는 우선순위에 포함되지만, 학위의 대부분 또는 전부를 해외에서 이수한 경우는 제외된다고 설명한다.
이 차이는 실제 결과로 나타났다. 2026년 모집 초기 데이터에서 NHS 잉글랜드는 약 98%의 자리가 우선순위 지원자로 채워졌다고 밝혔다. 2025년의 약 72%에서 크게 오른 수치다. 비우선순위 지원자도 지원은 가능하고 우선순위 배정 후 남은 자리를 받을 수 있지만, 98%라는 수치는 사실상 잔여 자리가 거의 없다는 뜻이다.
반대로 영국 대학의 해외 캠퍼스는 명확히 제외된다. 정부는 해외 캠퍼스 재학생에 대한 경과조치를 도입할 계획이 없다고 답변했다. 말레이시아나 몰타 소재 영국 대학 캠퍼스를 “영국 의대”로 안내하는 상담이 있다면 이 지점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단, 전문의 수련(specialty training)은 기준이 다르다. 2026년 전문의 수련 우선순위에는 영국 시민, 영국 거주권을 가진 영연방 시민, 체류허가가 불필요한 아일랜드 시민, 무기한 체류허가 보유자 등 국적·체류자격 요건이 붙는다. 파운데이션까지는 학위 기준으로 들어가지만, 그다음 단계에서는 체류자격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영국 의대를 나온 한국 국적 학생의 장기 경로를 볼 때 반드시 짚어야 할 구분이다.
8-4. 미국: 자국 의대 졸업생은 IMG가 아니다
미국은 구조가 단순하고 유리하다. 미국 의대를 졸업한 비시민권자는 외국의대졸업생(IMG)으로 분류되지 않으며, ECFMG 인증 요건을 충족할 필요가 없다. F-1 학생비자로 미국 의대를 마친 경우 그대로 매치에 참여하고, 수련 시작 전 OPT 기반 취업허가(EAD)로 전환하는 경로가 열려 있다.
비교하자면 외국 의대 졸업생의 미국 매치는 훨씬 어렵다. 2023년 매치에서 IMG 1만 1,600여 명이 참여해 약 57%만 PGY-1 자리를 얻었다. 미국 의대 졸업이 주는 프리미엄이 여기서 나온다.
다만 비자 구조는 확인이 필요하다. 외국 국적 수련의의 주된 경로인 J-1은 ECFMG가 후원하며, 수련 후 2년 자국 체류 의무가 붙는 경우가 많다. H-1B는 이 의무가 없지만 후원하지 않는 기관이 상당수이고 USMLE Step 3까지 요구된다. 총비용 7억~10억을 쓰는 경로인 만큼, 지원 병원의 비자 후원 정책을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8-5. 아일랜드·호주: 비용은 최상위, 인턴 보장은 없다
아일랜드는 HSE가 전국 단위 매칭으로 인턴을 배정한다. 문제는 순위 구조다. EU 여권을 갖고 CAO(아일랜드 중앙지원기구)를 통해 입학한 졸업생은 인턴 자리가 보장된다. EU 여권이지만 CAO를 거치지 않은 경우는 그 아래, 비EU 시민은 모든 EU 지원자 뒤로 밀린다. 비EU 몫으로 남는 자리 수는 해마다 변동하며 보장되지 않는다.
6년 총비용 5.9억~7.6억을 쓰고도 인턴 배정이 확정되지 않는 구조라는 뜻이다. 참고로 아일랜드 인턴 1년차 기본급은 2026년 기준 약 4만 5,700유로이며, 초과근무와 당직을 포함하면 30~50% 늘어난다.
호주도 유사하다. 인턴 배정은 주별로 운영되며, ACT를 제외한 모든 주에서 호주·뉴질랜드 시민과 영주권자가 우선한다. 국제학생은 그다음이다. 서호주(WA)의 경우 WA 대학 국내 졸업생, 타주 국내 졸업생, WA 대학 국제 졸업생 순으로 국제학생이 3순위다. 빅토리아·서호주·ACT만 해당 주 국제 졸업생을 타주 국내 졸업생보다 앞에 두고, 뉴사우스웨일스·남호주·퀸즐랜드는 모든 국내 졸업생을 국제 졸업생보다 앞에 놓는다.
다만 현장에서는 근무 지역을 넓게 열어두면 대부분 인턴을 확보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태즈메이니아와 노던테리토리가 후순위 지원자에게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호주를 선택한다면 “어느 병원”이 아니라 “어디든 간다”는 전제로 계획을 세워야 한다.
8-6. 정리
인턴 확보 관점에서 순위를 매기면 다음과 같다.
- 미국 — 자국 의대 졸업 시 IMG 분류에서 제외, 매치에서 동일 취급
- 영국 — 본토 캠퍼스 졸업 시 국적 무관 우선순위, 단 해외 캠퍼스는 제외
- 호주 — 후순위지만 지역을 넓히면 확보 가능
- 아일랜드 — 비EU 최하위, 자리 수 변동
- 동유럽·중앙아시아 — 현지 잔류보다 귀국 후 예비시험 경로가 일반적
비용 순위(미국·영국·아일랜드·호주가 최상위)와 인턴 접근성 순위가 상당 부분 겹친다는 점이 이 표의 핵심이다. 비싼 나라가 비싼 이유 중 하나가 졸업 후 경로가 열려 있다는 것이고, 싼 나라는 그만큼 귀국 후 예비시험이라는 단일 경로에 의존하게 된다.
9. 국내 정원은 늘고 있다
한국 의대 진학이 어렵다는 전제 자체도 재검토가 필요하다. 보건복지부는 2026년 2월 10일 제7차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서 2027학년도 이후 의대 정원을 확정했다. 2027학년도 정원은 2024학년도(3,058명)보다 490명 늘어난 3,548명이며, 2028~2031학년도에는 매년 613명씩 증원돼 3,671명 규모가 된다. 2030년 공공의대·지역의대 설립분까지 반영하면 3,871명이다.
증원분 490명은 서울을 제외한 32개 의대에서 지역의사선발전형으로 뽑는다. 이 전형 합격자는 등록금과 생활비를 지원받는 대신 졸업 후 지역 의료기관에서 10년간 의무 복무해야 한다. 강원대·충북대가 각 39명으로 배정 규모가 가장 크고, 부산대·전남대 각 31명, 제주대 28명, 충남대 27명, 경북대 26명 순이다.
비용만 놓고 보면, 지역의사전형은 등록금이 0원인 유일한 국내 경로다. 해외 의대 최저가 선택지(우즈베키스탄 5,000만원)와 비교해도 절대 우위다. 10년 의무 복무를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판단의 핵심 변수가 된다.
10. 유학 상담에서 반드시 확인할 것
첫째, 리스트 등재 여부를 ‘가부’가 아니라 ‘절차’로 이해해야 한다. 미등재 학교도 졸업 후 인정심사 신청이 가능하다. 다만 기등재 학교가 서류 부담과 소요 기간 면에서 유리하다. 교명이 변경된 학교(리스트에 병기된 곳만 12곳)와 개별 적용 기준은 국시원에 직접 확인하는 것이 확실하다.
둘째, 연간 학비가 아니라 전 과정 총액으로 비교해야 한다. 미국은 학사 4년을 마쳐야 MD 지원이 가능해 실제 8년이 걸린다. 호주도 멜버른·시드니·퀸즐랜드는 학사 3년 + MD 4년 구조이고, UNSW·플린더스만 6년 직행이다. 같은 호주 안에서도 경로에 따라 2억원 이상 차이가 난다.
셋째, 영국은 임상학년에 학비가 뛴다. 국제학생 의학 학비는 2026/27학년도 기준 연 3만 150~7만 554파운드, 평균 4만 7,700파운드다. 낮은 쪽 숫자는 대부분 1~2학년 기준이고 3학년부터 급등한다. 에든버러는 1~2학년 3만 2,100파운드에서 3~5학년 4만 9,000파운드로 오른다. 1학년 학비로 총액을 추정하면 1억원 이상 어긋난다.
넷째, 이탈리아는 IMAT 배정 구조를 이해하고 지망 순위를 짜야 한다. 점수에 따라 대학이 배정되므로 출원 시점에 진학 대학을 확정할 수 없다. 배정 불확실성을 피하려면 자체 시험으로 선발하는 후마니타스가 대안이다.
다섯째, 수업 언어와 임상 실습 언어를 구분해야 한다. 우즈베키스탄·러시아권의 영어 트랙은 3학년 이후 병원 실습에서 현지어를 요구한다. 독일은 입학 전 C1이 필요해 어학 준비 비용이 별도로 2,000만~4,000만원 든다.
여섯째, 졸업 후 그 나라에서 인턴을 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복지부는 “해당 국가의 면허를 취득한 경우” 응시자격을 인정한다고 안내한다. 현지 인턴을 못 하면 현지 면허가 나오지 않고 한국 경로도 흔들린다. 영국 본토 캠퍼스와 미국 의대가 이 점에서 가장 안전하고, 아일랜드·호주는 비용 대비 인턴 보장이 없다는 점을 감수해야 한다.
일곱째, 예비시험 국가별 합격률을 확인해야 한다. 학비가 싼 국가일수록 합격률이 낮은 경향이 뚜렷하다. 6년간 5,000만원을 아끼고도 국내 면허 취득에 실패하면 회수 가능한 비용은 없다.
※ 본지 발행사는 해외 대학 진학 관련 교육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본 기사는 특정 국가·대학의 진학을 권유하거나 만류할 목적으로 작성되지 않았으며, 모든 수치는 공개된 1차 자료를 기준으로 산출했습니다.
※ 한국 국적 졸업생이 영국 파운데이션 프로그램 근무를 위해 필요한 비자(Graduate Route 또는 Skilled Worker 후원) 요건은 별도 확인이 필요합니다. 본 기사의 영국 우선순위 서술은 학위 취득지 기준의 배정 우선순위에 관한 것으로, 취업 체류자격과는 별개 사안입니다.
※ 인정 리스트의 연도별 확대 추이(헝가리·영국 등재 대학 증가)는 국시원 연도별 공개자료 대조로 수치 확인이 필요합니다. 94.07.07 이전/이후 구분이 개별 지원자에게 적용되는 방식도 국시원 확인 사항입니다.
※ 학비는 각 대학 공식 고시액 기준, 생활비는 도시별 평균 추정치입니다. 환율 변동과 대학별 연 3~5% 인상률이 반영되지 않은 정태적 추정치이므로 실제 부담액과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헝가리·폴란드·러시아·우즈베키스탄 개별 대학의 확정 학비, 필리핀 4개교 현행 등록금, 아일랜드 6년제 예과 1년차 학비, 브레시아 대학의 영어 과정 개설 여부는 각 대학 공식 페이지에서 재확인이 필요합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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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건복지부, 「외국학교 졸업자의 보건의료인국가시험 응시절차」, https://www.mohw.go.kr/menu.es?mid=a10702020300
- 베리타스알파, 「[2027대입잣대] 39개 의대 2026등록금.. 고대 681만2500원 ‘최고’」, 2026.05.21, https://www.veritas-a.com/news/articleView.html?idxno=611272
- 한국경제매거진, 「의대 가려면 학비만 1억, 年등록금 1000만원 시대」, 2026.04.29, https://magazine.hankyung.com/business/article/202604295847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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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퍼블릭, 「2027학년도 의대 정원 490명 증원 확정…2031년까지 확대」, 2026.02.11, https://www.thepublic.kr/news/articleView.html?idxno=294069
- 한국경제, 「외국 의대 출신 국시 예비시험 합격자 작년比 3배 늘어」, 2025.07.20,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072092737
- 메디게이트뉴스, 「외국의대 출신 의사 예비시험 합격률 54.5%→88.7%」, 2025.07, https://medigatenews.com/news/1480880084
- 데일리메디, 「외국의대, 국내 의사면허 예비시험 합격률 54.5%」, 2024.09.24, https://www.dailymedi.com/news/news_view.php?wr_id=916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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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MA, “Immigration information for international medical graduates”, https://www.ama-assn.org/education/international-medical-education/immigration-information-international-medical-graduates
한국에서 의대에 들어가기 어렵다는 이유로 해외 의대를 알아보는 학부모가 늘고 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장관이 인정하는 외국 의과대학 187곳을 국가별로 나눠 6년치 학비를 계산해 보면, 한국 의대는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축에 속한다. 국공립 의대는 6년 전체 등록금이 3,652만원, 사립 의대도 6,869만원이다. 반면 영국 의대는 학비만 4억 1,400만~7억 5,600만원으로 한국 사립 의대의 최대 11배에 달한다.
본지는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 2026년 6월 2일자로 공개한 「보건복지부장관이 인정하는 외국학교 현황」 전체 901개교 데이터를 입수해, 이 중 의사 직종 202개교를 국가별·학제별·수업 언어별로 분류하고 각 대학 공식 학비 페이지를 대조해 총비용을 산출했다.
1. ‘인정 리스트’는 허가 명단이 아니다
먼저 이 자료의 성격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유학 상담 현장에서 가장 흔한 오해가 “리스트에 없는 학교는 안 된다”는 것인데, 사실과 다르다.
국시원 자료 상단에는 이런 안내가 붙어 있다. “인정 현황은 인정심사 신청 시 작성된 국가 및 교명을 바탕으로 생성하였고, 국가 및 학교명이 상이하거나 외국학교 졸업자의 응시자격은 별도 문의가 필요하다.”
즉 이 리스트는 지금까지 인정심사가 이루어진 학교들의 누적 기록이다. 인정심사는 졸업자 또는 졸업예정자가 외국학교 인정신청서와 외국학교 기초현황표 등을 제출해 개별적으로 신청하는 절차이며, 국시원이 「보건의료인국가시험 응시자격 관련 외국 학교 등 인정기준」 고시에 따라 접수·심사·결과통보를 수행한다. 심사를 통과하면 해당 학교가 리스트에 추가된다.
따라서 현재 미등재 학교라도 원천 차단은 아니다. 실제로 리스트는 해마다 확대돼 왔다. 헝가리는 과거 소수 대학만 올라 있었으나 현재 4곳으로 늘었고, 영국도 최근 등재 대학이 크게 증가해 24곳에 이른다. 국시원은 2026년에도 외국학교 인정심사 신청을 접수했다.
다만 실무적으로 두 가지는 짚어둘 만하다. 첫째, 기등재 학교는 심사 절차가 이미 정리돼 있어 서류 부담과 소요 기간이 상대적으로 적다. 둘째, 미등재 학교는 졸업 후 심사를 거쳐야 하므로 결과 확정까지 시간과 불확실성이 따른다. 리스트 등재 여부는 가부(可否)의 문제가 아니라 절차 난이도의 문제로 읽는 것이 정확하다.
한편 자료는 의사 직종 202개교를 94.07.07 이전과 94.07.07 이후로 나눠 표기한다. 의료법 개정에 따라 적용되는 응시자격 기준이 달라지는 구간 구분으로, ‘이전’ 항목이 15곳, ‘이후’ 항목이 187곳이다. 이 구분이 개별 지원자에게 어떻게 적용되는지는 국시원에 직접 확인해야 한다.
국가별 분포는 미국 34곳, 영국 24곳, 독일 19곳, 필리핀 18곳, 일본 16곳, 러시아 12곳, 우즈베키스탄 6곳, 호주 6곳, 남아프리카공화국 5곳, 대만 5곳, 헝가리 4곳, 프랑스 4곳, 폴란드 3곳, 아일랜드 3곳, 이탈리아 3곳 순이다.
2. 학비만 비교: 한국 의대는 세계 최저가권
2026학년도 기준 전국 39개 의대 중 국공립 10곳의 학기당 평균 등록금은 304만 3,250원, 사립 29곳은 572만 4,138원이다. 6년 기준으로 환산하면 국공립 3,652만원, 사립 6,869만원이다. 가장 비싼 고려대(연 1,362만 5,000원)도 6년 8,175만원, 가장 싼 충북대(연 447만 4,000원)는 2,684만원에 그친다.
이를 해외 인정 의대와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환율: USD 1,350원 / GBP 1,800원 / EUR 1,550원 / AUD 890원 / 100엔 890원, 생활비 제외)
| 국가·유형 | 학제 | 6년 학비 총액 |
|---|---|---|
| 독일 (17곳) | 6년 | 0~2,790만원 |
| 충북대 (한국 최저) | 6년 | 2,684만원 |
| 우즈베키스탄 (6곳) | 6년 | 2,835만~4,860만원 |
| 일본 국공립 (약 9곳) | 6년 | 약 3,115만원 |
| 한국 국공립 평균 | 6년 | 3,652만원 |
| 러시아 (12곳) | 6년 | 3,240만~6,480만원 |
| 한국 사립 평균 | 6년 | 6,869만원 |
| 폴란드 (3곳) | 6년 | 1억 2,090만~1억 4,880만원 |
| 헝가리 (4곳) | 6년 | 1억 3,689만~1억 6,200만원 |
| 일본 사립 (약 5곳) | 6년 | 1억 6,465만~4억 2,186만원 |
| 미국 (32곳) | 학사 4년 + MD 4년 | MD만 2억 1,600만~4억 5,900만원 |
| 호주 6년제 (UNSW·플린더스) | 6년 | 4억 281만~4억 8,861만원 |
| 영국 (24곳) | 5~6년 | 4억 1,400만~7억 5,600만원 |
| 아일랜드 (3곳) | 6년 | 4억 8,453만~5억 6,856만원 |
한국 사립 의대 6년 학비(6,869만원)는 헝가리 최저가 대학의 2년치 학비에도 못 미친다. 영국과 비교하면 한국 국공립 의대 학비는 영국 최고가 대학의 20분의 1 수준이다.
3. 생활비를 더하면 격차는 줄지만 순위는 그대로
해외 유학은 학비 외에 주거·식비가 필수로 발생한다. 생활비까지 포함한 6년 총비용은 다음과 같다.
| 구간 | 국가 | 6년 총액 |
|---|---|---|
| A | 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카자흐스탄 | 0.5억~0.9억 |
| B | 러시아 | 0.7억~1.3억 |
| B | 독일·프랑스·이탈리아 공립 | 1.0억~1.7억 |
| B | 일본 국공립 | 1.1억~1.3억 |
| C | 폴란드 | 2.0억~2.4억 |
| C | 헝가리 | 2.1억~2.6억 |
| D | 일본 사립 | 2.6억~5.5억 |
| E | 호주 6년제(UNSW·플린더스) | 5.0억~6.2억 |
| E | 아일랜드 | 5.9억~7.6억 |
| E | 호주 7년제(멜버른·시드니·퀸즐랜드) | 6.8억~8.5억 |
| E | 영국 | 3.9억~8.0억 |
| E | 미국 (학사 포함 8년) | 7억~10억 |
한국 의대는 자택 통학이 가능한 경우 6년 총비용이 사실상 등록금 수준에서 끝난다. 지방 의대 자취를 가정해 연 1,200만원의 주거·생활비를 더해도 6년 총액은 국공립 1억 1,000만원, 사립 1억 4,000만원 선이다. 가장 싼 해외 선택지(우즈베키스탄 0.5억~0.9억)를 제외하면 한국이 여전히 저렴하다.
4. 어느 나라가 영어로 가르치나
비용만큼 중요한 변수가 수업 언어다. 인정 의대 202곳을 수업 언어로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 수업 언어 | 국가(인정 학교 수) | 요구 어학 |
|---|---|---|
| 영어 (원어권) | 미국 34, 영국 24, 호주 6, 남아공 5, 아일랜드 3, 캐나다 2, 뉴질랜드 2 | IELTS 7.0 / TOEFL 100 내외 |
| 영어 (비원어권 개설) | 헝가리 4, 필리핀 18, 폴란드 3, 이탈리아 2, 체코 1, 불가리아 1, 라트비아 1 | 대학별 영어 요건, 현지어 불요 |
| 독일어 | 독일 19, 오스트리아 1, 스위스 1 | DSH-2 또는 TestDaF 4444 (C1) |
| 현지어 필수 | 일본 16, 러시아 12, 프랑스 4, 대만 5, 스페인 3 | 일본어·러시아어·프랑스어·스페인어·중국어 |
| 영어 트랙 + 현지어 병행 | 우즈베키스탄 6, 키르기스스탄 3, 카자흐스탄 2, 우크라이나 2 | 영어 강의 + 임상 단계 현지어 |
여기서 두 가지 함정을 짚어야 한다.
첫째, “영어 트랙”이 6년 내내 영어를 뜻하지는 않는다. 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러시아권 대학의 영어 프로그램은 1~2학년 이론 수업까지는 영어로 진행되지만, 3학년 이후 병원 실습에서는 환자와 러시아어 또는 현지어로 소통해야 한다. 학비가 가장 저렴한 이 그룹에서 예비시험 합격률이 가장 낮게 나오는 배경 중 하나로 지목되는 지점이다.
둘째, 이탈리아 영어 과정도 이탈리아어 과목이 커리큘럼에 포함된다. 다만 입학 요건은 아니고, 임상 실습을 위해 재학 중 이수하는 구조다. 독일·프랑스처럼 입학 전에 C1을 만들어야 하는 것과는 부담의 성격이 다르다.
셋째, 독일 19곳은 학비 0원이지만 언어가 학비를 대신한다. 독일어 C1을 만드는 데 통상 1~2년, 어학원비와 체류비를 합치면 2,000만~4,000만원이 든다. 표에서는 ‘무상’으로 잡히지만 실제로는 한국 국공립 의대 학비와 비슷한 선행 비용이 발생한다.
5. 주목할 만한 선택지: 이탈리아
5-1. 왜 매력적인가
이탈리아는 영어로 수업하면서 학비가 유럽 최저 수준인 거의 유일한 조합이다. 공립대학 의학과 학비는 연 500~4,000유로(약 78만~620만원) 구간이며, 소득 연동(ISEE) 방식이라 소득 증빙에 따라 더 낮아질 수 있다. 헝가리(연 1만 6,900달러)나 폴란드(연 1만 3,000유로)와 비교하면 학비가 3분의 1에서 10분의 1 수준이다.
여기에 세 가지가 더해진다. 이탈리아어 능력이 입학 요건이 아니라는 점, EU 회원국 학위여서 EU 역내 의사 자격이 자동 상호인정된다는 점, 그리고 선발이 IMAT 점수 하나로 결정되는 투명한 구조라는 점이다. 내신·자기소개서·면접이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한국 고교 내신이 불리한 학생에게는 역전 가능한 트랙이다.
5-2. 인정 3곳의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복지부 인정 리스트에 오른 이탈리아 의대는 세 곳이다.
| 대학 | 성격 | 수업 언어 | 선발 방식 | 연 학비(추정) |
|---|---|---|---|---|
| University of Pavia (하비 코스) | 국립 | 영어 | IMAT | 500~4,000유로 |
| Università degli Studi di Brescia | 국립 | 이탈리아어 | 필터 학기 | 500~4,000유로 |
| Humanitas University (밀라노) | 사립 | 영어 | HUMAT (자체 시험) | 약 2만 유로 |
**파비아 대학 하비 코스(Harvey Course)**는 이탈리아 최초의 영어 의학 과정이다. 1361년 설립된 국립대로, 6년 단일 과정에 정원은 연 100명이다. 입학 요건은 IMAT 통과 하나뿐이며 별도 요건이 없다.
후마니타스 대학은 밀라노 소재 사립으로 6년 전 과정을 영어로 운영한다. IMAT이 아니라 HUMAT이라는 자체 입학시험을 치르며, 시험 성적 순위에 따라 1만 8,000유로 규모의 장학금을 EU·비EU 학생 모두에게 지급한다. 학비는 공립의 5배지만 장학금을 받으면 실부담이 크게 줄어드는 구조다.
브레시아 대학은 이탈리아어 과정으로 확인된다. 영어 과정 목록에 포함되지 않으며, 이탈리아어 능력과 뒤에서 설명할 필터 학기를 거쳐야 한다. 한국 학생에게는 사실상 접근이 어려운 선택지다.
5-3. IMAT 제도와 2025년 개혁
IMAT는 이탈리아 교육부와 케임브리지 평가원이 공동 운영하는 국가 단위 시험으로, 공립대학 영어 의학·치의학 과정 입학에 사용된다. 60문항 100분, 정답 +1.5점, 오답 -0.4점의 감점제다. 2026년 시험일은 9월 30일이며 등록은 Universitaly 포털에서 7월 중 진행된다. 성적은 해당 연도에만 유효해 이월되지 않는다.
경쟁은 치열하다. 2025년에는 약 1만 3,000명이 응시해 EU 1,049석, 비EU 559석을 놓고 경쟁했다.
여기서 최근 유학 상담에서 가장 혼선이 큰 지점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이탈리아는 2025년 의학 입시를 대대적으로 개편해 기존 입학시험(TOLC-MED)을 폐지하고, 누구나 1학기를 수강한 뒤 공통 시험으로 걸러내는 ‘필터 학기(semestre filtro)’ 제도를 도입했다. “이탈리아 의대 입학시험 폐지”, “이탈리아 의대 무시험 입학” 같은 표현이 이 개편에서 나왔다.
그러나 이 개편은 이탈리아어 과정에만 적용된다. 영어 과정은 종전대로 IMAT로 선발한다. 한국 학생이 지원하는 파비아·후마니타스 경로에는 변화가 없다는 뜻이다. 필터 학기를 노리고 이탈리아어 과정을 준비하는 것은 브레시아를 제외하면 한국 면허 경로와 연결되지 않는다.
5-4. 등재 대학과 미등재 대학, 실무상 차이
이탈리아 공립대학 중 영어로 의학 과정을 운영하는 곳은 16곳이다. 밀라노 국립대, 로마 사피엔차, 볼로냐, 파도바, 나폴리 페데리코 2세 등 상위권 대학이 대거 포함된다. 반면 현재 복지부 인정 리스트에 올라 있는 이탈리아 학교는 파비아·브레시아·후마니타스 세 곳, 영어 과정 기준으로는 두 곳이다.
앞서 설명했듯 미등재가 곧 불가를 뜻하지는 않는다. 졸업 후 인정심사를 신청하면 심사를 거쳐 응시자격을 인정받는 경로가 열려 있다. 실제로 이탈리아 영어 의학 과정은 EU 의학교육 지침을 따르는 6년 단일 과정으로 커리큘럼 구조가 동일하므로, 심사에서 특별히 불리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
다만 IMAT의 배정 구조는 알고 지원하는 편이 낫다. IMAT는 응시자가 지망 대학을 순위로 제출하고 점수에 따라 대학이 배정되는 방식이라, 본인이 어느 대학에 가게 될지를 출원 시점에 확정할 수 없다. 기등재 대학을 원한다면 지망 순위 구성 단계에서 이를 반영해야 하고, 다른 대학에 배정될 경우 졸업 후 인정심사 절차를 밟게 된다는 점을 미리 이해하고 있으면 된다.
다만 이탈리아를 검토할 때 짚어야 할 것이 하나 더 있다. EU 학위가 EU 역내에서 자동 상호인정된다는 것은 EU 시민에게 해당하는 이야기다. 한국 국적자는 졸업 후 이탈리아나 다른 EU 국가에서 수련하려면 별도 취업·체류 허가가 필요하다. 뒤에서 다룰 인턴 접근성 관점에서 보면, 이탈리아는 학비가 저렴한 대신 졸업 후 현지 잔류 경로가 영국·미국만큼 정비돼 있지 않다.
정리하면 이탈리아 경로의 실질 변수는 ‘인정 여부’가 아니라 IMAT 점수와 배정 결과다. 파비아를 원한다면 필요한 것은 결국 점수이고, 배정 불확실성을 피하고 싶다면 자체 시험으로 선발하는 후마니타스가 대안이 된다. 학비가 5배지만 1만 8,000유로 규모 장학금이 성적순으로 지급되므로 실부담 차이는 표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
6. ‘싼 나라’에는 각각의 대가가 있다
학비 기준으로 한국보다 싼 나라는 독일, 우즈베키스탄, 러시아, 일본 국공립 정도다. 그러나 각각 별도의 진입 장벽이 있다.
독일 19곳은 학비가 사실상 무상이다. 학기 기여금 150~350유로만 내면 되고, 바덴뷔르템베르크주만 비EU 학생에게 학기당 1,500유로를 부과한다. 대신 독일어 C1(DSH-2 또는 TestDaF 4444)이 입학 요건이다. 어학 준비에 통상 1~2년이 소요되며, 그 기간의 어학원비·체류비·기회비용이 표에 잡히지 않는 실질 비용이다. 프랑스 4곳도 구조가 같다.
일본 국공립 대학은 6년 총 학비 약 350만엔(3,115만원)으로 한국 국공립과 비슷하다. 다만 일본 국공립 의대의 외국인 유학생 정규 학부 입학은 정원이 극히 제한적이고, 일본어 능력과 일본 대학입학공통테스트 성적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우즈베키스탄·러시아는 학비와 생활비가 모두 낮다. 그러나 뒤에서 설명할 예비시험 합격률이 가장 낮은 그룹이다.
반대로 영어로 고교 졸업 후 바로 진학 가능하면서 2억원대인 선택지는 헝가리와 폴란드뿐이다. 유럽 의대 유학원이 이 두 나라에 집중하는 구조적 이유다.
7. 진짜 관문은 학비가 아니라 ‘예비시험’
해외 의대를 졸업해도 한국에서 곧바로 의사가 되지 않는다. 보건복지부 인정 학교 졸업자는 예비시험(1차 필기 + 2차 실기)에 합격해야 비로소 의사 국가시험 응시 자격을 얻는다. 인정 리스트 등재는 ‘국시 응시자격’이 아니라 ‘예비시험 응시자격’을 의미한다는 점을 유학 상담 단계에서 정확히 짚어야 한다.
예비시험 합격률은 오랫동안 낮았다. 2005년 도입 이후 20회차까지 2차 실기 평균 합격률은 54.8%, 1차 필기 평균 합격률은 31.2%에 머물렀다. 2024년 제20회 실기에서는 16개국 101명이 응시해 55명만 합격, 합격률 54.5%를 기록했다.
국가별 편차도 컸다. 2024년 기준 헝가리 61.2%, 러시아 40%, 미국 20%, 우즈베키스탄 16.7%였다. 학비가 가장 싼 우즈베키스탄이 합격률은 가장 낮았다.
2025년 제21회에서는 상황이 급변했다. 2차 실기 응시자 194명 중 172명이 합격해 합격률 88.7%를 기록했고, 1차 필기 합격률도 282명 중 160명 합격으로 56.7%를 기록하며 처음 50%를 넘겼다. 합격자 172명은 2005~2024년 20년간 누적 합격자(235명)에 육박하는 규모다.
다만 이 급등은 의정 갈등으로 국내 의대생 다수가 국시를 거부한 시기와 겹친다. 의료계 일부에서는 적체 인원 해소를 위한 조정이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나왔다. 2026년 제22회 예비시험은 필기가 6월에 시행됐으며, 실기 결과에 따라 88.7%가 추세인지 일회성인지 판가름될 전망이다.
8. 학비보다 결정적인 변수: 졸업 후 현지 인턴이 되는가
8-1. 왜 인턴이 관문인가
의대를 졸업해도 그 자체로는 의사가 아니다. 대부분의 국가는 졸업 후 1~2년의 인턴(수련) 과정을 마쳐야 정식 면허를 발급한다. 그리고 이 지점이 한국 경로와 직접 연결된다.
보건복지부 안내에 따르면 “기인정 외국학교를 졸업하고 해당 국가의 면허를 취득한 경우” 국가시험 응시자격이 인정된다. 즉 현지 인턴 자리를 확보하지 못해 현지 면허를 받지 못하면, 6년을 마치고도 한국 예비시험 경로 자체가 흔들린다. 학비 몇천만원 차이보다 훨씬 큰 변수다.
영국 정부도 이 구조를 명시적으로 확인한 바 있다. 파운데이션 자리를 얻지 못한 해외 캠퍼스 졸업자에 대해, 훈련받은 국가에서 승인된 인턴 과정을 마치는 것이 정식 등록의 대안 경로라고 답변했다. 인턴을 어디서 하느냐가 면허의 출발점이라는 뜻이다.
8-2. 국가별 인턴 접근성
| 국가 | 과정 명칭 | 국제학생 접근성 |
|---|---|---|
| 영국 | Foundation Programme (FY1~2) | 우선순위 그룹 — 국적이 아닌 학위 취득지 기준 |
| 미국 | Residency (NRMP 매치) | 자국 졸업생과 동일 취급 — ECFMG 인증 불요 |
| 호주 | Internship | 주별 배정, 국제학생 후순위 (보장 없음) |
| 아일랜드 | Intern Year | 비EU는 모든 EU 지원자 뒤 (보장 없음) |
| 헝가리·폴란드·이탈리아 | 현지 레지던시 | EU 학위지만 비EU 국적은 별도 취업허가 |
| 러시아·우즈베키스탄 | 현지 인턴 | 현지어 요구 |
8-3. 영국: 학위 취득지 기준이라 한국 학생에게 유리
2026년 3월 5일 국왕재가를 받은 **의료수련 우선순위법(Medical Training (Prioritisation) Act 2026)**이 3월 6일부터 시행됐다. 영국 의대 졸업생과 일부 집단에게 파운데이션·전문의 수련 자리를 우선 배정하는 법이다. 배경은 심각한 경쟁 과열이다. 전문의 수련 지원자는 2019년 1만 2,000명에서 올해 약 4만 명으로 늘었고, 파운데이션도 지원자가 자리 수를 초과해 배정 지연과 대기 배치가 발생했다.
한국 학생에게 중요한 것은 우선순위 판정 기준이 국적이 아니라 학위 취득지라는 점이다. 파운데이션 우선순위 대상은 ‘영국에서 의학 학위를 취득한 사람’이며, 다만 그 학위를 위한 훈련 기간 대부분을 영국·채널제도·맨섬 밖에서 보낸 경우는 제외된다. 아일랜드 학위 취득자, 아이슬란드·노르웨이·리히텐슈타인·스위스 학위 취득자도 포함된다.
즉 한국 국적 학생이라도 영국 본토 캠퍼스에서 의대를 졸업하면 파운데이션 우선순위 그룹에 들어간다. 영국 의사협회(BMA)도 첫 2년을 해외 캠퍼스에서 보내고 임상 3년을 영국에서 마친 경우는 우선순위에 포함되지만, 학위의 대부분 또는 전부를 해외에서 이수한 경우는 제외된다고 설명한다.
이 차이는 실제 결과로 나타났다. 2026년 모집 초기 데이터에서 NHS 잉글랜드는 약 98%의 자리가 우선순위 지원자로 채워졌다고 밝혔다. 2025년의 약 72%에서 크게 오른 수치다. 비우선순위 지원자도 지원은 가능하고 우선순위 배정 후 남은 자리를 받을 수 있지만, 98%라는 수치는 사실상 잔여 자리가 거의 없다는 뜻이다.
반대로 영국 대학의 해외 캠퍼스는 명확히 제외된다. 정부는 해외 캠퍼스 재학생에 대한 경과조치를 도입할 계획이 없다고 답변했다. 말레이시아나 몰타 소재 영국 대학 캠퍼스를 “영국 의대”로 안내하는 상담이 있다면 이 지점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단, 전문의 수련(specialty training)은 기준이 다르다. 2026년 전문의 수련 우선순위에는 영국 시민, 영국 거주권을 가진 영연방 시민, 체류허가가 불필요한 아일랜드 시민, 무기한 체류허가 보유자 등 국적·체류자격 요건이 붙는다. 파운데이션까지는 학위 기준으로 들어가지만, 그다음 단계에서는 체류자격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영국 의대를 나온 한국 국적 학생의 장기 경로를 볼 때 반드시 짚어야 할 구분이다.
8-4. 미국: 자국 의대 졸업생은 IMG가 아니다
미국은 구조가 단순하고 유리하다. 미국 의대를 졸업한 비시민권자는 외국의대졸업생(IMG)으로 분류되지 않으며, ECFMG 인증 요건을 충족할 필요가 없다. F-1 학생비자로 미국 의대를 마친 경우 그대로 매치에 참여하고, 수련 시작 전 OPT 기반 취업허가(EAD)로 전환하는 경로가 열려 있다.
비교하자면 외국 의대 졸업생의 미국 매치는 훨씬 어렵다. 2023년 매치에서 IMG 1만 1,600여 명이 참여해 약 57%만 PGY-1 자리를 얻었다. 미국 의대 졸업이 주는 프리미엄이 여기서 나온다.
다만 비자 구조는 확인이 필요하다. 외국 국적 수련의의 주된 경로인 J-1은 ECFMG가 후원하며, 수련 후 2년 자국 체류 의무가 붙는 경우가 많다. H-1B는 이 의무가 없지만 후원하지 않는 기관이 상당수이고 USMLE Step 3까지 요구된다. 총비용 7억~10억을 쓰는 경로인 만큼, 지원 병원의 비자 후원 정책을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8-5. 아일랜드·호주: 비용은 최상위, 인턴 보장은 없다
아일랜드는 HSE가 전국 단위 매칭으로 인턴을 배정한다. 문제는 순위 구조다. EU 여권을 갖고 CAO(아일랜드 중앙지원기구)를 통해 입학한 졸업생은 인턴 자리가 보장된다. EU 여권이지만 CAO를 거치지 않은 경우는 그 아래, 비EU 시민은 모든 EU 지원자 뒤로 밀린다. 비EU 몫으로 남는 자리 수는 해마다 변동하며 보장되지 않는다.
6년 총비용 5.9억~7.6억을 쓰고도 인턴 배정이 확정되지 않는 구조라는 뜻이다. 참고로 아일랜드 인턴 1년차 기본급은 2026년 기준 약 4만 5,700유로이며, 초과근무와 당직을 포함하면 30~50% 늘어난다.
호주도 유사하다. 인턴 배정은 주별로 운영되며, ACT를 제외한 모든 주에서 호주·뉴질랜드 시민과 영주권자가 우선한다. 국제학생은 그다음이다. 서호주(WA)의 경우 WA 대학 국내 졸업생, 타주 국내 졸업생, WA 대학 국제 졸업생 순으로 국제학생이 3순위다. 빅토리아·서호주·ACT만 해당 주 국제 졸업생을 타주 국내 졸업생보다 앞에 두고, 뉴사우스웨일스·남호주·퀸즐랜드는 모든 국내 졸업생을 국제 졸업생보다 앞에 놓는다.
다만 현장에서는 근무 지역을 넓게 열어두면 대부분 인턴을 확보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태즈메이니아와 노던테리토리가 후순위 지원자에게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호주를 선택한다면 “어느 병원”이 아니라 “어디든 간다”는 전제로 계획을 세워야 한다.
8-6. 정리
인턴 확보 관점에서 순위를 매기면 다음과 같다.
- 미국 — 자국 의대 졸업 시 IMG 분류에서 제외, 매치에서 동일 취급
- 영국 — 본토 캠퍼스 졸업 시 국적 무관 우선순위, 단 해외 캠퍼스는 제외
- 호주 — 후순위지만 지역을 넓히면 확보 가능
- 아일랜드 — 비EU 최하위, 자리 수 변동
- 동유럽·중앙아시아 — 현지 잔류보다 귀국 후 예비시험 경로가 일반적
비용 순위(미국·영국·아일랜드·호주가 최상위)와 인턴 접근성 순위가 상당 부분 겹친다는 점이 이 표의 핵심이다. 비싼 나라가 비싼 이유 중 하나가 졸업 후 경로가 열려 있다는 것이고, 싼 나라는 그만큼 귀국 후 예비시험이라는 단일 경로에 의존하게 된다.
9. 국내 정원은 늘고 있다
한국 의대 진학이 어렵다는 전제 자체도 재검토가 필요하다. 보건복지부는 2026년 2월 10일 제7차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서 2027학년도 이후 의대 정원을 확정했다. 2027학년도 정원은 2024학년도(3,058명)보다 490명 늘어난 3,548명이며, 2028~2031학년도에는 매년 613명씩 증원돼 3,671명 규모가 된다. 2030년 공공의대·지역의대 설립분까지 반영하면 3,871명이다.
증원분 490명은 서울을 제외한 32개 의대에서 지역의사선발전형으로 뽑는다. 이 전형 합격자는 등록금과 생활비를 지원받는 대신 졸업 후 지역 의료기관에서 10년간 의무 복무해야 한다. 강원대·충북대가 각 39명으로 배정 규모가 가장 크고, 부산대·전남대 각 31명, 제주대 28명, 충남대 27명, 경북대 26명 순이다.
비용만 놓고 보면, 지역의사전형은 등록금이 0원인 유일한 국내 경로다. 해외 의대 최저가 선택지(우즈베키스탄 5,000만원)와 비교해도 절대 우위다. 10년 의무 복무를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판단의 핵심 변수가 된다.
10. 유학 상담에서 반드시 확인할 것
첫째, 리스트 등재 여부를 ‘가부’가 아니라 ‘절차’로 이해해야 한다. 미등재 학교도 졸업 후 인정심사 신청이 가능하다. 다만 기등재 학교가 서류 부담과 소요 기간 면에서 유리하다. 교명이 변경된 학교(리스트에 병기된 곳만 12곳)와 개별 적용 기준은 국시원에 직접 확인하는 것이 확실하다.
둘째, 연간 학비가 아니라 전 과정 총액으로 비교해야 한다. 미국은 학사 4년을 마쳐야 MD 지원이 가능해 실제 8년이 걸린다. 호주도 멜버른·시드니·퀸즐랜드는 학사 3년 + MD 4년 구조이고, UNSW·플린더스만 6년 직행이다. 같은 호주 안에서도 경로에 따라 2억원 이상 차이가 난다.
셋째, 영국은 임상학년에 학비가 뛴다. 국제학생 의학 학비는 2026/27학년도 기준 연 3만 150~7만 554파운드, 평균 4만 7,700파운드다. 낮은 쪽 숫자는 대부분 1~2학년 기준이고 3학년부터 급등한다. 에든버러는 1~2학년 3만 2,100파운드에서 3~5학년 4만 9,000파운드로 오른다. 1학년 학비로 총액을 추정하면 1억원 이상 어긋난다.
넷째, 이탈리아는 IMAT 배정 구조를 이해하고 지망 순위를 짜야 한다. 점수에 따라 대학이 배정되므로 출원 시점에 진학 대학을 확정할 수 없다. 배정 불확실성을 피하려면 자체 시험으로 선발하는 후마니타스가 대안이다.
다섯째, 수업 언어와 임상 실습 언어를 구분해야 한다. 우즈베키스탄·러시아권의 영어 트랙은 3학년 이후 병원 실습에서 현지어를 요구한다. 독일은 입학 전 C1이 필요해 어학 준비 비용이 별도로 2,000만~4,000만원 든다.
여섯째, 졸업 후 그 나라에서 인턴을 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복지부는 “해당 국가의 면허를 취득한 경우” 응시자격을 인정한다고 안내한다. 현지 인턴을 못 하면 현지 면허가 나오지 않고 한국 경로도 흔들린다. 영국 본토 캠퍼스와 미국 의대가 이 점에서 가장 안전하고, 아일랜드·호주는 비용 대비 인턴 보장이 없다는 점을 감수해야 한다.
일곱째, 예비시험 국가별 합격률을 확인해야 한다. 학비가 싼 국가일수록 합격률이 낮은 경향이 뚜렷하다. 6년간 5,000만원을 아끼고도 국내 면허 취득에 실패하면 회수 가능한 비용은 없다.
※ 본지 발행사는 해외 대학 진학 관련 교육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본 기사는 특정 국가·대학의 진학을 권유하거나 만류할 목적으로 작성되지 않았으며, 모든 수치는 공개된 1차 자료를 기준으로 산출했습니다.
※ 한국 국적 졸업생이 영국 파운데이션 프로그램 근무를 위해 필요한 비자(Graduate Route 또는 Skilled Worker 후원) 요건은 별도 확인이 필요합니다. 본 기사의 영국 우선순위 서술은 학위 취득지 기준의 배정 우선순위에 관한 것으로, 취업 체류자격과는 별개 사안입니다.
※ 인정 리스트의 연도별 확대 추이(헝가리·영국 등재 대학 증가)는 국시원 연도별 공개자료 대조로 수치 확인이 필요합니다. 94.07.07 이전/이후 구분이 개별 지원자에게 적용되는 방식도 국시원 확인 사항입니다.
※ 학비는 각 대학 공식 고시액 기준, 생활비는 도시별 평균 추정치입니다. 환율 변동과 대학별 연 3~5% 인상률이 반영되지 않은 정태적 추정치이므로 실제 부담액과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헝가리·폴란드·러시아·우즈베키스탄 개별 대학의 확정 학비, 필리핀 4개교 현행 등록금, 아일랜드 6년제 예과 1년차 학비, 브레시아 대학의 영어 과정 개설 여부는 각 대학 공식 페이지에서 재확인이 필요합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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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퍼블릭, 「2027학년도 의대 정원 490명 증원 확정…2031년까지 확대」, 2026.02.11, https://www.thepublic.kr/news/articleView.html?idxno=294069
- 한국경제, 「외국 의대 출신 국시 예비시험 합격자 작년比 3배 늘어」, 2025.07.20,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072092737
- 메디게이트뉴스, 「외국의대 출신 의사 예비시험 합격률 54.5%→88.7%」, 2025.07, https://medigatenews.com/news/1480880084
- 데일리메디, 「외국의대, 국내 의사면허 예비시험 합격률 54.5%」, 2024.09.24, https://www.dailymedi.com/news/news_view.php?wr_id=916611
- 의협신문, 「새내기 의사 818명 배출, 의사 국가시험 합격률 75.9%」, 2026.01.22, https://www.doctors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3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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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마니타스 대학은 밀라노 소재 사립으로 6년 전 과정을 영어로 운영한다. IMAT이 아니라 HUMAT이라는 자체 입학시험을 치르며, 시험 성적 순위에 따라 1만 8,000유로 규모의 장학금을 EU·비EU 학생 모두에게 지급한다. 학비는 공립의 5배지만 장학금을 받으면 실부담이 크게 줄어드는 구조다.
브레시아 대학은 이탈리아어 과정으로 확인된다. 영어 과정 목록에 포함되지 않으며, 이탈리아어 능력과 뒤에서 설명할 필터 학기를 거쳐야 한다. 한국 학생에게는 사실상 접근이 어려운 선택지다.
5-3. IMAT 제도와 2025년 개혁
IMAT는 이탈리아 교육부와 케임브리지 평가원이 공동 운영하는 국가 단위 시험으로, 공립대학 영어 의학·치의학 과정 입학에 사용된다. 60문항 100분, 정답 +1.5점, 오답 -0.4점의 감점제다. 2026년 시험일은 9월 30일이며 등록은 Universitaly 포털에서 7월 중 진행된다. 성적은 해당 연도에만 유효해 이월되지 않는다.
경쟁은 치열하다. 2025년에는 약 1만 3,000명이 응시해 EU 1,049석, 비EU 559석을 놓고 경쟁했다.
여기서 최근 유학 상담에서 가장 혼선이 큰 지점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이탈리아는 2025년 의학 입시를 대대적으로 개편해 기존 입학시험(TOLC-MED)을 폐지하고, 누구나 1학기를 수강한 뒤 공통 시험으로 걸러내는 ‘필터 학기(semestre filtro)’ 제도를 도입했다. “이탈리아 의대 입학시험 폐지”, “이탈리아 의대 무시험 입학” 같은 표현이 이 개편에서 나왔다.
그러나 이 개편은 이탈리아어 과정에만 적용된다. 영어 과정은 종전대로 IMAT로 선발한다. 한국 학생이 지원하는 파비아·후마니타스 경로에는 변화가 없다는 뜻이다. 필터 학기를 노리고 이탈리아어 과정을 준비하는 것은 브레시아를 제외하면 한국 면허 경로와 연결되지 않는다.
5-4. 등재 대학과 미등재 대학, 실무상 차이
이탈리아 공립대학 중 영어로 의학 과정을 운영하는 곳은 16곳이다. 밀라노 국립대, 로마 사피엔차, 볼로냐, 파도바, 나폴리 페데리코 2세 등 상위권 대학이 대거 포함된다. 반면 현재 복지부 인정 리스트에 올라 있는 이탈리아 학교는 파비아·브레시아·후마니타스 세 곳, 영어 과정 기준으로는 두 곳이다.
앞서 설명했듯 미등재가 곧 불가를 뜻하지는 않는다. 졸업 후 인정심사를 신청하면 심사를 거쳐 응시자격을 인정받는 경로가 열려 있다. 실제로 이탈리아 영어 의학 과정은 EU 의학교육 지침을 따르는 6년 단일 과정으로 커리큘럼 구조가 동일하므로, 심사에서 특별히 불리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
다만 IMAT의 배정 구조는 알고 지원하는 편이 낫다. IMAT는 응시자가 지망 대학을 순위로 제출하고 점수에 따라 대학이 배정되는 방식이라, 본인이 어느 대학에 가게 될지를 출원 시점에 확정할 수 없다. 기등재 대학을 원한다면 지망 순위 구성 단계에서 이를 반영해야 하고, 다른 대학에 배정될 경우 졸업 후 인정심사 절차를 밟게 된다는 점을 미리 이해하고 있으면 된다.
다만 이탈리아를 검토할 때 짚어야 할 것이 하나 더 있다. EU 학위가 EU 역내에서 자동 상호인정된다는 것은 EU 시민에게 해당하는 이야기다. 한국 국적자는 졸업 후 이탈리아나 다른 EU 국가에서 수련하려면 별도 취업·체류 허가가 필요하다. 뒤에서 다룰 인턴 접근성 관점에서 보면, 이탈리아는 학비가 저렴한 대신 졸업 후 현지 잔류 경로가 영국·미국만큼 정비돼 있지 않다.
정리하면 이탈리아 경로의 실질 변수는 ‘인정 여부’가 아니라 IMAT 점수와 배정 결과다. 파비아를 원한다면 필요한 것은 결국 점수이고, 배정 불확실성을 피하고 싶다면 자체 시험으로 선발하는 후마니타스가 대안이 된다. 학비가 5배지만 1만 8,000유로 규모 장학금이 성적순으로 지급되므로 실부담 차이는 표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
6. ‘싼 나라’에는 각각의 대가가 있다
학비 기준으로 한국보다 싼 나라는 독일, 우즈베키스탄, 러시아, 일본 국공립 정도다. 그러나 각각 별도의 진입 장벽이 있다.
독일 19곳은 학비가 사실상 무상이다. 학기 기여금 150~350유로만 내면 되고, 바덴뷔르템베르크주만 비EU 학생에게 학기당 1,500유로를 부과한다. 대신 독일어 C1(DSH-2 또는 TestDaF 4444)이 입학 요건이다. 어학 준비에 통상 1~2년이 소요되며, 그 기간의 어학원비·체류비·기회비용이 표에 잡히지 않는 실질 비용이다. 프랑스 4곳도 구조가 같다.
일본 국공립 대학은 6년 총 학비 약 350만엔(3,115만원)으로 한국 국공립과 비슷하다. 다만 일본 국공립 의대의 외국인 유학생 정규 학부 입학은 정원이 극히 제한적이고, 일본어 능력과 일본 대학입학공통테스트 성적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우즈베키스탄·러시아는 학비와 생활비가 모두 낮다. 그러나 뒤에서 설명할 예비시험 합격률이 가장 낮은 그룹이다.
반대로 영어로 고교 졸업 후 바로 진학 가능하면서 2억원대인 선택지는 헝가리와 폴란드뿐이다. 유럽 의대 유학원이 이 두 나라에 집중하는 구조적 이유다.
7. 진짜 관문은 학비가 아니라 ‘예비시험’
해외 의대를 졸업해도 한국에서 곧바로 의사가 되지 않는다. 보건복지부 인정 학교 졸업자는 예비시험(1차 필기 + 2차 실기)에 합격해야 비로소 의사 국가시험 응시 자격을 얻는다. 인정 리스트 등재는 ‘국시 응시자격’이 아니라 ‘예비시험 응시자격’을 의미한다는 점을 유학 상담 단계에서 정확히 짚어야 한다.
예비시험 합격률은 오랫동안 낮았다. 2005년 도입 이후 20회차까지 2차 실기 평균 합격률은 54.8%, 1차 필기 평균 합격률은 31.2%에 머물렀다. 2024년 제20회 실기에서는 16개국 101명이 응시해 55명만 합격, 합격률 54.5%를 기록했다.
국가별 편차도 컸다. 2024년 기준 헝가리 61.2%, 러시아 40%, 미국 20%, 우즈베키스탄 16.7%였다. 학비가 가장 싼 우즈베키스탄이 합격률은 가장 낮았다.
2025년 제21회에서는 상황이 급변했다. 2차 실기 응시자 194명 중 172명이 합격해 합격률 88.7%를 기록했고, 1차 필기 합격률도 282명 중 160명 합격으로 56.7%를 기록하며 처음 50%를 넘겼다. 합격자 172명은 2005~2024년 20년간 누적 합격자(235명)에 육박하는 규모다.
다만 이 급등은 의정 갈등으로 국내 의대생 다수가 국시를 거부한 시기와 겹친다. 의료계 일부에서는 적체 인원 해소를 위한 조정이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나왔다. 2026년 제22회 예비시험은 필기가 6월에 시행됐으며, 실기 결과에 따라 88.7%가 추세인지 일회성인지 판가름될 전망이다.
8. 학비보다 결정적인 변수: 졸업 후 현지 인턴이 되는가
8-1. 왜 인턴이 관문인가
의대를 졸업해도 그 자체로는 의사가 아니다. 대부분의 국가는 졸업 후 1~2년의 인턴(수련) 과정을 마쳐야 정식 면허를 발급한다. 그리고 이 지점이 한국 경로와 직접 연결된다.
보건복지부 안내에 따르면 “기인정 외국학교를 졸업하고 해당 국가의 면허를 취득한 경우” 국가시험 응시자격이 인정된다. 즉 현지 인턴 자리를 확보하지 못해 현지 면허를 받지 못하면, 6년을 마치고도 한국 예비시험 경로 자체가 흔들린다. 학비 몇천만원 차이보다 훨씬 큰 변수다.
영국 정부도 이 구조를 명시적으로 확인한 바 있다. 파운데이션 자리를 얻지 못한 해외 캠퍼스 졸업자에 대해, 훈련받은 국가에서 승인된 인턴 과정을 마치는 것이 정식 등록의 대안 경로라고 답변했다. 인턴을 어디서 하느냐가 면허의 출발점이라는 뜻이다.
8-2. 국가별 인턴 접근성
| 국가 | 과정 명칭 | 국제학생 접근성 |
|---|---|---|
| 영국 | Foundation Programme (FY1~2) | 우선순위 그룹 — 국적이 아닌 학위 취득지 기준 |
| 미국 | Residency (NRMP 매치) | 자국 졸업생과 동일 취급 — ECFMG 인증 불요 |
| 호주 | Internship | 주별 배정, 국제학생 후순위 (보장 없음) |
| 아일랜드 | Intern Year | 비EU는 모든 EU 지원자 뒤 (보장 없음) |
| 헝가리·폴란드·이탈리아 | 현지 레지던시 | EU 학위지만 비EU 국적은 별도 취업허가 |
| 러시아·우즈베키스탄 | 현지 인턴 | 현지어 요구 |
8-3. 영국: 학위 취득지 기준이라 한국 학생에게 유리
2026년 3월 5일 국왕재가를 받은 **의료수련 우선순위법(Medical Training (Prioritisation) Act 2026)**이 3월 6일부터 시행됐다. 영국 의대 졸업생과 일부 집단에게 파운데이션·전문의 수련 자리를 우선 배정하는 법이다. 배경은 심각한 경쟁 과열이다. 전문의 수련 지원자는 2019년 1만 2,000명에서 올해 약 4만 명으로 늘었고, 파운데이션도 지원자가 자리 수를 초과해 배정 지연과 대기 배치가 발생했다.
한국 학생에게 중요한 것은 우선순위 판정 기준이 국적이 아니라 학위 취득지라는 점이다. 파운데이션 우선순위 대상은 ‘영국에서 의학 학위를 취득한 사람’이며, 다만 그 학위를 위한 훈련 기간 대부분을 영국·채널제도·맨섬 밖에서 보낸 경우는 제외된다. 아일랜드 학위 취득자, 아이슬란드·노르웨이·리히텐슈타인·스위스 학위 취득자도 포함된다.
즉 한국 국적 학생이라도 영국 본토 캠퍼스에서 의대를 졸업하면 파운데이션 우선순위 그룹에 들어간다. 영국 의사협회(BMA)도 첫 2년을 해외 캠퍼스에서 보내고 임상 3년을 영국에서 마친 경우는 우선순위에 포함되지만, 학위의 대부분 또는 전부를 해외에서 이수한 경우는 제외된다고 설명한다.
이 차이는 실제 결과로 나타났다. 2026년 모집 초기 데이터에서 NHS 잉글랜드는 약 98%의 자리가 우선순위 지원자로 채워졌다고 밝혔다. 2025년의 약 72%에서 크게 오른 수치다. 비우선순위 지원자도 지원은 가능하고 우선순위 배정 후 남은 자리를 받을 수 있지만, 98%라는 수치는 사실상 잔여 자리가 거의 없다는 뜻이다.
반대로 영국 대학의 해외 캠퍼스는 명확히 제외된다. 정부는 해외 캠퍼스 재학생에 대한 경과조치를 도입할 계획이 없다고 답변했다. 말레이시아나 몰타 소재 영국 대학 캠퍼스를 “영국 의대”로 안내하는 상담이 있다면 이 지점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단, 전문의 수련(specialty training)은 기준이 다르다. 2026년 전문의 수련 우선순위에는 영국 시민, 영국 거주권을 가진 영연방 시민, 체류허가가 불필요한 아일랜드 시민, 무기한 체류허가 보유자 등 국적·체류자격 요건이 붙는다. 파운데이션까지는 학위 기준으로 들어가지만, 그다음 단계에서는 체류자격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영국 의대를 나온 한국 국적 학생의 장기 경로를 볼 때 반드시 짚어야 할 구분이다.
8-4. 미국: 자국 의대 졸업생은 IMG가 아니다
미국은 구조가 단순하고 유리하다. 미국 의대를 졸업한 비시민권자는 외국의대졸업생(IMG)으로 분류되지 않으며, ECFMG 인증 요건을 충족할 필요가 없다. F-1 학생비자로 미국 의대를 마친 경우 그대로 매치에 참여하고, 수련 시작 전 OPT 기반 취업허가(EAD)로 전환하는 경로가 열려 있다.
비교하자면 외국 의대 졸업생의 미국 매치는 훨씬 어렵다. 2023년 매치에서 IMG 1만 1,600여 명이 참여해 약 57%만 PGY-1 자리를 얻었다. 미국 의대 졸업이 주는 프리미엄이 여기서 나온다.
다만 비자 구조는 확인이 필요하다. 외국 국적 수련의의 주된 경로인 J-1은 ECFMG가 후원하며, 수련 후 2년 자국 체류 의무가 붙는 경우가 많다. H-1B는 이 의무가 없지만 후원하지 않는 기관이 상당수이고 USMLE Step 3까지 요구된다. 총비용 7억~10억을 쓰는 경로인 만큼, 지원 병원의 비자 후원 정책을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8-5. 아일랜드·호주: 비용은 최상위, 인턴 보장은 없다
아일랜드는 HSE가 전국 단위 매칭으로 인턴을 배정한다. 문제는 순위 구조다. EU 여권을 갖고 CAO(아일랜드 중앙지원기구)를 통해 입학한 졸업생은 인턴 자리가 보장된다. EU 여권이지만 CAO를 거치지 않은 경우는 그 아래, 비EU 시민은 모든 EU 지원자 뒤로 밀린다. 비EU 몫으로 남는 자리 수는 해마다 변동하며 보장되지 않는다.
6년 총비용 5.9억~7.6억을 쓰고도 인턴 배정이 확정되지 않는 구조라는 뜻이다. 참고로 아일랜드 인턴 1년차 기본급은 2026년 기준 약 4만 5,700유로이며, 초과근무와 당직을 포함하면 30~50% 늘어난다.
호주도 유사하다. 인턴 배정은 주별로 운영되며, ACT를 제외한 모든 주에서 호주·뉴질랜드 시민과 영주권자가 우선한다. 국제학생은 그다음이다. 서호주(WA)의 경우 WA 대학 국내 졸업생, 타주 국내 졸업생, WA 대학 국제 졸업생 순으로 국제학생이 3순위다. 빅토리아·서호주·ACT만 해당 주 국제 졸업생을 타주 국내 졸업생보다 앞에 두고, 뉴사우스웨일스·남호주·퀸즐랜드는 모든 국내 졸업생을 국제 졸업생보다 앞에 놓는다.
다만 현장에서는 근무 지역을 넓게 열어두면 대부분 인턴을 확보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태즈메이니아와 노던테리토리가 후순위 지원자에게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호주를 선택한다면 “어느 병원”이 아니라 “어디든 간다”는 전제로 계획을 세워야 한다.
8-6. 정리
인턴 확보 관점에서 순위를 매기면 다음과 같다.
- 미국 — 자국 의대 졸업 시 IMG 분류에서 제외, 매치에서 동일 취급
- 영국 — 본토 캠퍼스 졸업 시 국적 무관 우선순위, 단 해외 캠퍼스는 제외
- 호주 — 후순위지만 지역을 넓히면 확보 가능
- 아일랜드 — 비EU 최하위, 자리 수 변동
- 동유럽·중앙아시아 — 현지 잔류보다 귀국 후 예비시험 경로가 일반적
비용 순위(미국·영국·아일랜드·호주가 최상위)와 인턴 접근성 순위가 상당 부분 겹친다는 점이 이 표의 핵심이다. 비싼 나라가 비싼 이유 중 하나가 졸업 후 경로가 열려 있다는 것이고, 싼 나라는 그만큼 귀국 후 예비시험이라는 단일 경로에 의존하게 된다.
9. 국내 정원은 늘고 있다
한국 의대 진학이 어렵다는 전제 자체도 재검토가 필요하다. 보건복지부는 2026년 2월 10일 제7차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서 2027학년도 이후 의대 정원을 확정했다. 2027학년도 정원은 2024학년도(3,058명)보다 490명 늘어난 3,548명이며, 2028~2031학년도에는 매년 613명씩 증원돼 3,671명 규모가 된다. 2030년 공공의대·지역의대 설립분까지 반영하면 3,871명이다.
증원분 490명은 서울을 제외한 32개 의대에서 지역의사선발전형으로 뽑는다. 이 전형 합격자는 등록금과 생활비를 지원받는 대신 졸업 후 지역 의료기관에서 10년간 의무 복무해야 한다. 강원대·충북대가 각 39명으로 배정 규모가 가장 크고, 부산대·전남대 각 31명, 제주대 28명, 충남대 27명, 경북대 26명 순이다.
비용만 놓고 보면, 지역의사전형은 등록금이 0원인 유일한 국내 경로다. 해외 의대 최저가 선택지(우즈베키스탄 5,000만원)와 비교해도 절대 우위다. 10년 의무 복무를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판단의 핵심 변수가 된다.
10. 유학 상담에서 반드시 확인할 것
첫째, 리스트 등재 여부를 ‘가부’가 아니라 ‘절차’로 이해해야 한다. 미등재 학교도 졸업 후 인정심사 신청이 가능하다. 다만 기등재 학교가 서류 부담과 소요 기간 면에서 유리하다. 교명이 변경된 학교(리스트에 병기된 곳만 12곳)와 개별 적용 기준은 국시원에 직접 확인하는 것이 확실하다.
둘째, 연간 학비가 아니라 전 과정 총액으로 비교해야 한다. 미국은 학사 4년을 마쳐야 MD 지원이 가능해 실제 8년이 걸린다. 호주도 멜버른·시드니·퀸즐랜드는 학사 3년 + MD 4년 구조이고, UNSW·플린더스만 6년 직행이다. 같은 호주 안에서도 경로에 따라 2억원 이상 차이가 난다.
셋째, 영국은 임상학년에 학비가 뛴다. 국제학생 의학 학비는 2026/27학년도 기준 연 3만 150~7만 554파운드, 평균 4만 7,700파운드다. 낮은 쪽 숫자는 대부분 1~2학년 기준이고 3학년부터 급등한다. 에든버러는 1~2학년 3만 2,100파운드에서 3~5학년 4만 9,000파운드로 오른다. 1학년 학비로 총액을 추정하면 1억원 이상 어긋난다.
넷째, 이탈리아는 IMAT 배정 구조를 이해하고 지망 순위를 짜야 한다. 점수에 따라 대학이 배정되므로 출원 시점에 진학 대학을 확정할 수 없다. 배정 불확실성을 피하려면 자체 시험으로 선발하는 후마니타스가 대안이다.
다섯째, 수업 언어와 임상 실습 언어를 구분해야 한다. 우즈베키스탄·러시아권의 영어 트랙은 3학년 이후 병원 실습에서 현지어를 요구한다. 독일은 입학 전 C1이 필요해 어학 준비 비용이 별도로 2,000만~4,000만원 든다.
여섯째, 졸업 후 그 나라에서 인턴을 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복지부는 “해당 국가의 면허를 취득한 경우” 응시자격을 인정한다고 안내한다. 현지 인턴을 못 하면 현지 면허가 나오지 않고 한국 경로도 흔들린다. 영국 본토 캠퍼스와 미국 의대가 이 점에서 가장 안전하고, 아일랜드·호주는 비용 대비 인턴 보장이 없다는 점을 감수해야 한다.
일곱째, 예비시험 국가별 합격률을 확인해야 한다. 학비가 싼 국가일수록 합격률이 낮은 경향이 뚜렷하다. 6년간 5,000만원을 아끼고도 국내 면허 취득에 실패하면 회수 가능한 비용은 없다.
※ 본지 발행사는 해외 대학 진학 관련 교육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본 기사는 특정 국가·대학의 진학을 권유하거나 만류할 목적으로 작성되지 않았으며, 모든 수치는 공개된 1차 자료를 기준으로 산출했습니다.
※ 한국 국적 졸업생이 영국 파운데이션 프로그램 근무를 위해 필요한 비자(Graduate Route 또는 Skilled Worker 후원) 요건은 별도 확인이 필요합니다. 본 기사의 영국 우선순위 서술은 학위 취득지 기준의 배정 우선순위에 관한 것으로, 취업 체류자격과는 별개 사안입니다.
※ 인정 리스트의 연도별 확대 추이(헝가리·영국 등재 대학 증가)는 국시원 연도별 공개자료 대조로 수치 확인이 필요합니다. 94.07.07 이전/이후 구분이 개별 지원자에게 적용되는 방식도 국시원 확인 사항입니다.
※ 학비는 각 대학 공식 고시액 기준, 생활비는 도시별 평균 추정치입니다. 환율 변동과 대학별 연 3~5% 인상률이 반영되지 않은 정태적 추정치이므로 실제 부담액과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헝가리·폴란드·러시아·우즈베키스탄 개별 대학의 확정 학비, 필리핀 4개교 현행 등록금, 아일랜드 6년제 예과 1년차 학비, 브레시아 대학의 영어 과정 개설 여부는 각 대학 공식 페이지에서 재확인이 필요합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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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건복지부, 「외국학교 졸업자의 보건의료인국가시험 응시절차」, https://www.mohw.go.kr/menu.es?mid=a10702020300
- 베리타스알파, 「[2027대입잣대] 39개 의대 2026등록금.. 고대 681만2500원 ‘최고’」, 2026.05.21, https://www.veritas-a.com/news/articleView.html?idxno=611272
- 한국경제매거진, 「의대 가려면 학비만 1억, 年등록금 1000만원 시대」, 2026.04.29, https://magazine.hankyung.com/business/article/202604295847b
- 대학지성 In&Out, 「올해 4년제大 125개교 등록금 인상」, 2026.03.06, https://www.unipres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139
- 데일리메디, 「2027학년도 의대 정원 490명 늘어 ‘3548명’」, 2026.04.28, https://www.dailymedi.com/news/news_view.php?wr_id=936086
- 더퍼블릭, 「2027학년도 의대 정원 490명 증원 확정…2031년까지 확대」, 2026.02.11, https://www.thepublic.kr/news/articleView.html?idxno=294069
- 한국경제, 「외국 의대 출신 국시 예비시험 합격자 작년比 3배 늘어」, 2025.07.20,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072092737
- 메디게이트뉴스, 「외국의대 출신 의사 예비시험 합격률 54.5%→88.7%」, 2025.07, https://medigatenews.com/news/1480880084
- 데일리메디, 「외국의대, 국내 의사면허 예비시험 합격률 54.5%」, 2024.09.24, https://www.dailymedi.com/news/news_view.php?wr_id=916611
- 의협신문, 「새내기 의사 818명 배출, 의사 국가시험 합격률 75.9%」, 2026.01.22, https://www.doctors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3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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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Conversation, “FactCheck: are international medical graduates given priority over Australian doctors?”, https://theconversation.com/factcheck-are-international-medical-graduates-given-priority-over-australian-doctors-16327
- AMA (WA), “International medical students: the unlucky few”, https://www.amawa.com.au/news/international-medical-students-the-unlucky-f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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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C Davis School of Medicine, GME Eligibility Requirements for Non-US Citizens, https://health.ucdavis.edu/graduate-medical-education/prospective-applicants/gme-eligibility-requirements-for-non-us-citizens
- AMA, “Immigration information for international medical graduates”, https://www.ama-assn.org/education/international-medical-education/immigration-information-international-medical-graduates
한국에서 의대에 들어가기 어렵다는 이유로 해외 의대를 알아보는 학부모가 늘고 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장관이 인정하는 외국 의과대학 187곳을 국가별로 나눠 6년치 학비를 계산해 보면, 한국 의대는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축에 속한다. 국공립 의대는 6년 전체 등록금이 3,652만원, 사립 의대도 6,869만원이다. 반면 영국 의대는 학비만 4억 1,400만~7억 5,600만원으로 한국 사립 의대의 최대 11배에 달한다.
본지는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 2026년 6월 2일자로 공개한 「보건복지부장관이 인정하는 외국학교 현황」 전체 901개교 데이터를 입수해, 이 중 의사 직종 202개교를 국가별·학제별·수업 언어별로 분류하고 각 대학 공식 학비 페이지를 대조해 총비용을 산출했다.
1. ‘인정 리스트’는 허가 명단이 아니다
먼저 이 자료의 성격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유학 상담 현장에서 가장 흔한 오해가 “리스트에 없는 학교는 안 된다”는 것인데, 사실과 다르다.
국시원 자료 상단에는 이런 안내가 붙어 있다. “인정 현황은 인정심사 신청 시 작성된 국가 및 교명을 바탕으로 생성하였고, 국가 및 학교명이 상이하거나 외국학교 졸업자의 응시자격은 별도 문의가 필요하다.”
즉 이 리스트는 지금까지 인정심사가 이루어진 학교들의 누적 기록이다. 인정심사는 졸업자 또는 졸업예정자가 외국학교 인정신청서와 외국학교 기초현황표 등을 제출해 개별적으로 신청하는 절차이며, 국시원이 「보건의료인국가시험 응시자격 관련 외국 학교 등 인정기준」 고시에 따라 접수·심사·결과통보를 수행한다. 심사를 통과하면 해당 학교가 리스트에 추가된다.
따라서 현재 미등재 학교라도 원천 차단은 아니다. 실제로 리스트는 해마다 확대돼 왔다. 헝가리는 과거 소수 대학만 올라 있었으나 현재 4곳으로 늘었고, 영국도 최근 등재 대학이 크게 증가해 24곳에 이른다. 국시원은 2026년에도 외국학교 인정심사 신청을 접수했다.
다만 실무적으로 두 가지는 짚어둘 만하다. 첫째, 기등재 학교는 심사 절차가 이미 정리돼 있어 서류 부담과 소요 기간이 상대적으로 적다. 둘째, 미등재 학교는 졸업 후 심사를 거쳐야 하므로 결과 확정까지 시간과 불확실성이 따른다. 리스트 등재 여부는 가부(可否)의 문제가 아니라 절차 난이도의 문제로 읽는 것이 정확하다.
한편 자료는 의사 직종 202개교를 94.07.07 이전과 94.07.07 이후로 나눠 표기한다. 의료법 개정에 따라 적용되는 응시자격 기준이 달라지는 구간 구분으로, ‘이전’ 항목이 15곳, ‘이후’ 항목이 187곳이다. 이 구분이 개별 지원자에게 어떻게 적용되는지는 국시원에 직접 확인해야 한다.
국가별 분포는 미국 34곳, 영국 24곳, 독일 19곳, 필리핀 18곳, 일본 16곳, 러시아 12곳, 우즈베키스탄 6곳, 호주 6곳, 남아프리카공화국 5곳, 대만 5곳, 헝가리 4곳, 프랑스 4곳, 폴란드 3곳, 아일랜드 3곳, 이탈리아 3곳 순이다.
2. 학비만 비교: 한국 의대는 세계 최저가권
2026학년도 기준 전국 39개 의대 중 국공립 10곳의 학기당 평균 등록금은 304만 3,250원, 사립 29곳은 572만 4,138원이다. 6년 기준으로 환산하면 국공립 3,652만원, 사립 6,869만원이다. 가장 비싼 고려대(연 1,362만 5,000원)도 6년 8,175만원, 가장 싼 충북대(연 447만 4,000원)는 2,684만원에 그친다.
이를 해외 인정 의대와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환율: USD 1,350원 / GBP 1,800원 / EUR 1,550원 / AUD 890원 / 100엔 890원, 생활비 제외)
| 국가·유형 | 학제 | 6년 학비 총액 |
|---|---|---|
| 독일 (17곳) | 6년 | 0~2,790만원 |
| 충북대 (한국 최저) | 6년 | 2,684만원 |
| 우즈베키스탄 (6곳) | 6년 | 2,835만~4,860만원 |
| 일본 국공립 (약 9곳) | 6년 | 약 3,115만원 |
| 한국 국공립 평균 | 6년 | 3,652만원 |
| 러시아 (12곳) | 6년 | 3,240만~6,480만원 |
| 한국 사립 평균 | 6년 | 6,869만원 |
| 폴란드 (3곳) | 6년 | 1억 2,090만~1억 4,880만원 |
| 헝가리 (4곳) | 6년 | 1억 3,689만~1억 6,200만원 |
| 일본 사립 (약 5곳) | 6년 | 1억 6,465만~4억 2,186만원 |
| 미국 (32곳) | 학사 4년 + MD 4년 | MD만 2억 1,600만~4억 5,900만원 |
| 호주 6년제 (UNSW·플린더스) | 6년 | 4억 281만~4억 8,861만원 |
| 영국 (24곳) | 5~6년 | 4억 1,400만~7억 5,600만원 |
| 아일랜드 (3곳) | 6년 | 4억 8,453만~5억 6,856만원 |
한국 사립 의대 6년 학비(6,869만원)는 헝가리 최저가 대학의 2년치 학비에도 못 미친다. 영국과 비교하면 한국 국공립 의대 학비는 영국 최고가 대학의 20분의 1 수준이다.
3. 생활비를 더하면 격차는 줄지만 순위는 그대로
해외 유학은 학비 외에 주거·식비가 필수로 발생한다. 생활비까지 포함한 6년 총비용은 다음과 같다.
| 구간 | 국가 | 6년 총액 |
|---|---|---|
| A | 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카자흐스탄 | 0.5억~0.9억 |
| B | 러시아 | 0.7억~1.3억 |
| B | 독일·프랑스·이탈리아 공립 | 1.0억~1.7억 |
| B | 일본 국공립 | 1.1억~1.3억 |
| C | 폴란드 | 2.0억~2.4억 |
| C | 헝가리 | 2.1억~2.6억 |
| D | 일본 사립 | 2.6억~5.5억 |
| E | 호주 6년제(UNSW·플린더스) | 5.0억~6.2억 |
| E | 아일랜드 | 5.9억~7.6억 |
| E | 호주 7년제(멜버른·시드니·퀸즐랜드) | 6.8억~8.5억 |
| E | 영국 | 3.9억~8.0억 |
| E | 미국 (학사 포함 8년) | 7억~10억 |
한국 의대는 자택 통학이 가능한 경우 6년 총비용이 사실상 등록금 수준에서 끝난다. 지방 의대 자취를 가정해 연 1,200만원의 주거·생활비를 더해도 6년 총액은 국공립 1억 1,000만원, 사립 1억 4,000만원 선이다. 가장 싼 해외 선택지(우즈베키스탄 0.5억~0.9억)를 제외하면 한국이 여전히 저렴하다.
4. 어느 나라가 영어로 가르치나
비용만큼 중요한 변수가 수업 언어다. 인정 의대 202곳을 수업 언어로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 수업 언어 | 국가(인정 학교 수) | 요구 어학 |
|---|---|---|
| 영어 (원어권) | 미국 34, 영국 24, 호주 6, 남아공 5, 아일랜드 3, 캐나다 2, 뉴질랜드 2 | IELTS 7.0 / TOEFL 100 내외 |
| 영어 (비원어권 개설) | 헝가리 4, 필리핀 18, 폴란드 3, 이탈리아 2, 체코 1, 불가리아 1, 라트비아 1 | 대학별 영어 요건, 현지어 불요 |
| 독일어 | 독일 19, 오스트리아 1, 스위스 1 | DSH-2 또는 TestDaF 4444 (C1) |
| 현지어 필수 | 일본 16, 러시아 12, 프랑스 4, 대만 5, 스페인 3 | 일본어·러시아어·프랑스어·스페인어·중국어 |
| 영어 트랙 + 현지어 병행 | 우즈베키스탄 6, 키르기스스탄 3, 카자흐스탄 2, 우크라이나 2 | 영어 강의 + 임상 단계 현지어 |
여기서 두 가지 함정을 짚어야 한다.
첫째, “영어 트랙”이 6년 내내 영어를 뜻하지는 않는다. 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러시아권 대학의 영어 프로그램은 1~2학년 이론 수업까지는 영어로 진행되지만, 3학년 이후 병원 실습에서는 환자와 러시아어 또는 현지어로 소통해야 한다. 학비가 가장 저렴한 이 그룹에서 예비시험 합격률이 가장 낮게 나오는 배경 중 하나로 지목되는 지점이다.
둘째, 이탈리아 영어 과정도 이탈리아어 과목이 커리큘럼에 포함된다. 다만 입학 요건은 아니고, 임상 실습을 위해 재학 중 이수하는 구조다. 독일·프랑스처럼 입학 전에 C1을 만들어야 하는 것과는 부담의 성격이 다르다.
셋째, 독일 19곳은 학비 0원이지만 언어가 학비를 대신한다. 독일어 C1을 만드는 데 통상 1~2년, 어학원비와 체류비를 합치면 2,000만~4,000만원이 든다. 표에서는 ‘무상’으로 잡히지만 실제로는 한국 국공립 의대 학비와 비슷한 선행 비용이 발생한다.
5. 주목할 만한 선택지: 이탈리아
5-1. 왜 매력적인가
이탈리아는 영어로 수업하면서 학비가 유럽 최저 수준인 거의 유일한 조합이다. 공립대학 의학과 학비는 연 500~4,000유로(약 78만~620만원) 구간이며, 소득 연동(ISEE) 방식이라 소득 증빙에 따라 더 낮아질 수 있다. 헝가리(연 1만 6,900달러)나 폴란드(연 1만 3,000유로)와 비교하면 학비가 3분의 1에서 10분의 1 수준이다.
여기에 세 가지가 더해진다. 이탈리아어 능력이 입학 요건이 아니라는 점, EU 회원국 학위여서 EU 역내 의사 자격이 자동 상호인정된다는 점, 그리고 선발이 IMAT 점수 하나로 결정되는 투명한 구조라는 점이다. 내신·자기소개서·면접이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한국 고교 내신이 불리한 학생에게는 역전 가능한 트랙이다.
5-2. 인정 3곳의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복지부 인정 리스트에 오른 이탈리아 의대는 세 곳이다.
| 대학 | 성격 | 수업 언어 | 선발 방식 | 연 학비(추정) |
|---|---|---|---|---|
| University of Pavia (하비 코스) | 국립 | 영어 | IMAT | 500~4,000유로 |
| Università degli Studi di Brescia | 국립 | 이탈리아어 | 필터 학기 | 500~4,000유로 |
| Humanitas University (밀라노) | 사립 | 영어 | HUMAT (자체 시험) | 약 2만 유로 |
**파비아 대학 하비 코스(Harvey Course)**는 이탈리아 최초의 영어 의학 과정이다. 1361년 설립된 국립대로, 6년 단일 과정에 정원은 연 100명이다. 입학 요건은 IMAT 통과 하나뿐이며 별도 요건이 없다.
후마니타스 대학은 밀라노 소재 사립으로 6년 전 과정을 영어로 운영한다. IMAT이 아니라 HUMAT이라는 자체 입학시험을 치르며, 시험 성적 순위에 따라 1만 8,000유로 규모의 장학금을 EU·비EU 학생 모두에게 지급한다. 학비는 공립의 5배지만 장학금을 받으면 실부담이 크게 줄어드는 구조다.
브레시아 대학은 이탈리아어 과정으로 확인된다. 영어 과정 목록에 포함되지 않으며, 이탈리아어 능력과 뒤에서 설명할 필터 학기를 거쳐야 한다. 한국 학생에게는 사실상 접근이 어려운 선택지다.
5-3. IMAT 제도와 2025년 개혁
IMAT는 이탈리아 교육부와 케임브리지 평가원이 공동 운영하는 국가 단위 시험으로, 공립대학 영어 의학·치의학 과정 입학에 사용된다. 60문항 100분, 정답 +1.5점, 오답 -0.4점의 감점제다. 2026년 시험일은 9월 30일이며 등록은 Universitaly 포털에서 7월 중 진행된다. 성적은 해당 연도에만 유효해 이월되지 않는다.
경쟁은 치열하다. 2025년에는 약 1만 3,000명이 응시해 EU 1,049석, 비EU 559석을 놓고 경쟁했다.
여기서 최근 유학 상담에서 가장 혼선이 큰 지점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이탈리아는 2025년 의학 입시를 대대적으로 개편해 기존 입학시험(TOLC-MED)을 폐지하고, 누구나 1학기를 수강한 뒤 공통 시험으로 걸러내는 ‘필터 학기(semestre filtro)’ 제도를 도입했다. “이탈리아 의대 입학시험 폐지”, “이탈리아 의대 무시험 입학” 같은 표현이 이 개편에서 나왔다.
그러나 이 개편은 이탈리아어 과정에만 적용된다. 영어 과정은 종전대로 IMAT로 선발한다. 한국 학생이 지원하는 파비아·후마니타스 경로에는 변화가 없다는 뜻이다. 필터 학기를 노리고 이탈리아어 과정을 준비하는 것은 브레시아를 제외하면 한국 면허 경로와 연결되지 않는다.
5-4. 등재 대학과 미등재 대학, 실무상 차이
이탈리아 공립대학 중 영어로 의학 과정을 운영하는 곳은 16곳이다. 밀라노 국립대, 로마 사피엔차, 볼로냐, 파도바, 나폴리 페데리코 2세 등 상위권 대학이 대거 포함된다. 반면 현재 복지부 인정 리스트에 올라 있는 이탈리아 학교는 파비아·브레시아·후마니타스 세 곳, 영어 과정 기준으로는 두 곳이다.
앞서 설명했듯 미등재가 곧 불가를 뜻하지는 않는다. 졸업 후 인정심사를 신청하면 심사를 거쳐 응시자격을 인정받는 경로가 열려 있다. 실제로 이탈리아 영어 의학 과정은 EU 의학교육 지침을 따르는 6년 단일 과정으로 커리큘럼 구조가 동일하므로, 심사에서 특별히 불리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
다만 IMAT의 배정 구조는 알고 지원하는 편이 낫다. IMAT는 응시자가 지망 대학을 순위로 제출하고 점수에 따라 대학이 배정되는 방식이라, 본인이 어느 대학에 가게 될지를 출원 시점에 확정할 수 없다. 기등재 대학을 원한다면 지망 순위 구성 단계에서 이를 반영해야 하고, 다른 대학에 배정될 경우 졸업 후 인정심사 절차를 밟게 된다는 점을 미리 이해하고 있으면 된다.
다만 이탈리아를 검토할 때 짚어야 할 것이 하나 더 있다. EU 학위가 EU 역내에서 자동 상호인정된다는 것은 EU 시민에게 해당하는 이야기다. 한국 국적자는 졸업 후 이탈리아나 다른 EU 국가에서 수련하려면 별도 취업·체류 허가가 필요하다. 뒤에서 다룰 인턴 접근성 관점에서 보면, 이탈리아는 학비가 저렴한 대신 졸업 후 현지 잔류 경로가 영국·미국만큼 정비돼 있지 않다.
정리하면 이탈리아 경로의 실질 변수는 ‘인정 여부’가 아니라 IMAT 점수와 배정 결과다. 파비아를 원한다면 필요한 것은 결국 점수이고, 배정 불확실성을 피하고 싶다면 자체 시험으로 선발하는 후마니타스가 대안이 된다. 학비가 5배지만 1만 8,000유로 규모 장학금이 성적순으로 지급되므로 실부담 차이는 표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
6. ‘싼 나라’에는 각각의 대가가 있다
학비 기준으로 한국보다 싼 나라는 독일, 우즈베키스탄, 러시아, 일본 국공립 정도다. 그러나 각각 별도의 진입 장벽이 있다.
독일 19곳은 학비가 사실상 무상이다. 학기 기여금 150~350유로만 내면 되고, 바덴뷔르템베르크주만 비EU 학생에게 학기당 1,500유로를 부과한다. 대신 독일어 C1(DSH-2 또는 TestDaF 4444)이 입학 요건이다. 어학 준비에 통상 1~2년이 소요되며, 그 기간의 어학원비·체류비·기회비용이 표에 잡히지 않는 실질 비용이다. 프랑스 4곳도 구조가 같다.
일본 국공립 대학은 6년 총 학비 약 350만엔(3,115만원)으로 한국 국공립과 비슷하다. 다만 일본 국공립 의대의 외국인 유학생 정규 학부 입학은 정원이 극히 제한적이고, 일본어 능력과 일본 대학입학공통테스트 성적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우즈베키스탄·러시아는 학비와 생활비가 모두 낮다. 그러나 뒤에서 설명할 예비시험 합격률이 가장 낮은 그룹이다.
반대로 영어로 고교 졸업 후 바로 진학 가능하면서 2억원대인 선택지는 헝가리와 폴란드뿐이다. 유럽 의대 유학원이 이 두 나라에 집중하는 구조적 이유다.
7. 진짜 관문은 학비가 아니라 ‘예비시험’
해외 의대를 졸업해도 한국에서 곧바로 의사가 되지 않는다. 보건복지부 인정 학교 졸업자는 예비시험(1차 필기 + 2차 실기)에 합격해야 비로소 의사 국가시험 응시 자격을 얻는다. 인정 리스트 등재는 ‘국시 응시자격’이 아니라 ‘예비시험 응시자격’을 의미한다는 점을 유학 상담 단계에서 정확히 짚어야 한다.
예비시험 합격률은 오랫동안 낮았다. 2005년 도입 이후 20회차까지 2차 실기 평균 합격률은 54.8%, 1차 필기 평균 합격률은 31.2%에 머물렀다. 2024년 제20회 실기에서는 16개국 101명이 응시해 55명만 합격, 합격률 54.5%를 기록했다.
국가별 편차도 컸다. 2024년 기준 헝가리 61.2%, 러시아 40%, 미국 20%, 우즈베키스탄 16.7%였다. 학비가 가장 싼 우즈베키스탄이 합격률은 가장 낮았다.
2025년 제21회에서는 상황이 급변했다. 2차 실기 응시자 194명 중 172명이 합격해 합격률 88.7%를 기록했고, 1차 필기 합격률도 282명 중 160명 합격으로 56.7%를 기록하며 처음 50%를 넘겼다. 합격자 172명은 2005~2024년 20년간 누적 합격자(235명)에 육박하는 규모다.
다만 이 급등은 의정 갈등으로 국내 의대생 다수가 국시를 거부한 시기와 겹친다. 의료계 일부에서는 적체 인원 해소를 위한 조정이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나왔다. 2026년 제22회 예비시험은 필기가 6월에 시행됐으며, 실기 결과에 따라 88.7%가 추세인지 일회성인지 판가름될 전망이다.
8. 학비보다 결정적인 변수: 졸업 후 현지 인턴이 되는가
8-1. 왜 인턴이 관문인가
의대를 졸업해도 그 자체로는 의사가 아니다. 대부분의 국가는 졸업 후 1~2년의 인턴(수련) 과정을 마쳐야 정식 면허를 발급한다. 그리고 이 지점이 한국 경로와 직접 연결된다.
보건복지부 안내에 따르면 “기인정 외국학교를 졸업하고 해당 국가의 면허를 취득한 경우” 국가시험 응시자격이 인정된다. 즉 현지 인턴 자리를 확보하지 못해 현지 면허를 받지 못하면, 6년을 마치고도 한국 예비시험 경로 자체가 흔들린다. 학비 몇천만원 차이보다 훨씬 큰 변수다.
영국 정부도 이 구조를 명시적으로 확인한 바 있다. 파운데이션 자리를 얻지 못한 해외 캠퍼스 졸업자에 대해, 훈련받은 국가에서 승인된 인턴 과정을 마치는 것이 정식 등록의 대안 경로라고 답변했다. 인턴을 어디서 하느냐가 면허의 출발점이라는 뜻이다.
8-2. 국가별 인턴 접근성
| 국가 | 과정 명칭 | 국제학생 접근성 |
|---|---|---|
| 영국 | Foundation Programme (FY1~2) | 우선순위 그룹 — 국적이 아닌 학위 취득지 기준 |
| 미국 | Residency (NRMP 매치) | 자국 졸업생과 동일 취급 — ECFMG 인증 불요 |
| 호주 | Internship | 주별 배정, 국제학생 후순위 (보장 없음) |
| 아일랜드 | Intern Year | 비EU는 모든 EU 지원자 뒤 (보장 없음) |
| 헝가리·폴란드·이탈리아 | 현지 레지던시 | EU 학위지만 비EU 국적은 별도 취업허가 |
| 러시아·우즈베키스탄 | 현지 인턴 | 현지어 요구 |
8-3. 영국: 학위 취득지 기준이라 한국 학생에게 유리
2026년 3월 5일 국왕재가를 받은 **의료수련 우선순위법(Medical Training (Prioritisation) Act 2026)**이 3월 6일부터 시행됐다. 영국 의대 졸업생과 일부 집단에게 파운데이션·전문의 수련 자리를 우선 배정하는 법이다. 배경은 심각한 경쟁 과열이다. 전문의 수련 지원자는 2019년 1만 2,000명에서 올해 약 4만 명으로 늘었고, 파운데이션도 지원자가 자리 수를 초과해 배정 지연과 대기 배치가 발생했다.
한국 학생에게 중요한 것은 우선순위 판정 기준이 국적이 아니라 학위 취득지라는 점이다. 파운데이션 우선순위 대상은 ‘영국에서 의학 학위를 취득한 사람’이며, 다만 그 학위를 위한 훈련 기간 대부분을 영국·채널제도·맨섬 밖에서 보낸 경우는 제외된다. 아일랜드 학위 취득자, 아이슬란드·노르웨이·리히텐슈타인·스위스 학위 취득자도 포함된다.
즉 한국 국적 학생이라도 영국 본토 캠퍼스에서 의대를 졸업하면 파운데이션 우선순위 그룹에 들어간다. 영국 의사협회(BMA)도 첫 2년을 해외 캠퍼스에서 보내고 임상 3년을 영국에서 마친 경우는 우선순위에 포함되지만, 학위의 대부분 또는 전부를 해외에서 이수한 경우는 제외된다고 설명한다.
이 차이는 실제 결과로 나타났다. 2026년 모집 초기 데이터에서 NHS 잉글랜드는 약 98%의 자리가 우선순위 지원자로 채워졌다고 밝혔다. 2025년의 약 72%에서 크게 오른 수치다. 비우선순위 지원자도 지원은 가능하고 우선순위 배정 후 남은 자리를 받을 수 있지만, 98%라는 수치는 사실상 잔여 자리가 거의 없다는 뜻이다.
반대로 영국 대학의 해외 캠퍼스는 명확히 제외된다. 정부는 해외 캠퍼스 재학생에 대한 경과조치를 도입할 계획이 없다고 답변했다. 말레이시아나 몰타 소재 영국 대학 캠퍼스를 “영국 의대”로 안내하는 상담이 있다면 이 지점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단, 전문의 수련(specialty training)은 기준이 다르다. 2026년 전문의 수련 우선순위에는 영국 시민, 영국 거주권을 가진 영연방 시민, 체류허가가 불필요한 아일랜드 시민, 무기한 체류허가 보유자 등 국적·체류자격 요건이 붙는다. 파운데이션까지는 학위 기준으로 들어가지만, 그다음 단계에서는 체류자격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영국 의대를 나온 한국 국적 학생의 장기 경로를 볼 때 반드시 짚어야 할 구분이다.
8-4. 미국: 자국 의대 졸업생은 IMG가 아니다
미국은 구조가 단순하고 유리하다. 미국 의대를 졸업한 비시민권자는 외국의대졸업생(IMG)으로 분류되지 않으며, ECFMG 인증 요건을 충족할 필요가 없다. F-1 학생비자로 미국 의대를 마친 경우 그대로 매치에 참여하고, 수련 시작 전 OPT 기반 취업허가(EAD)로 전환하는 경로가 열려 있다.
비교하자면 외국 의대 졸업생의 미국 매치는 훨씬 어렵다. 2023년 매치에서 IMG 1만 1,600여 명이 참여해 약 57%만 PGY-1 자리를 얻었다. 미국 의대 졸업이 주는 프리미엄이 여기서 나온다.
다만 비자 구조는 확인이 필요하다. 외국 국적 수련의의 주된 경로인 J-1은 ECFMG가 후원하며, 수련 후 2년 자국 체류 의무가 붙는 경우가 많다. H-1B는 이 의무가 없지만 후원하지 않는 기관이 상당수이고 USMLE Step 3까지 요구된다. 총비용 7억~10억을 쓰는 경로인 만큼, 지원 병원의 비자 후원 정책을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8-5. 아일랜드·호주: 비용은 최상위, 인턴 보장은 없다
아일랜드는 HSE가 전국 단위 매칭으로 인턴을 배정한다. 문제는 순위 구조다. EU 여권을 갖고 CAO(아일랜드 중앙지원기구)를 통해 입학한 졸업생은 인턴 자리가 보장된다. EU 여권이지만 CAO를 거치지 않은 경우는 그 아래, 비EU 시민은 모든 EU 지원자 뒤로 밀린다. 비EU 몫으로 남는 자리 수는 해마다 변동하며 보장되지 않는다.
6년 총비용 5.9억~7.6억을 쓰고도 인턴 배정이 확정되지 않는 구조라는 뜻이다. 참고로 아일랜드 인턴 1년차 기본급은 2026년 기준 약 4만 5,700유로이며, 초과근무와 당직을 포함하면 30~50% 늘어난다.
호주도 유사하다. 인턴 배정은 주별로 운영되며, ACT를 제외한 모든 주에서 호주·뉴질랜드 시민과 영주권자가 우선한다. 국제학생은 그다음이다. 서호주(WA)의 경우 WA 대학 국내 졸업생, 타주 국내 졸업생, WA 대학 국제 졸업생 순으로 국제학생이 3순위다. 빅토리아·서호주·ACT만 해당 주 국제 졸업생을 타주 국내 졸업생보다 앞에 두고, 뉴사우스웨일스·남호주·퀸즐랜드는 모든 국내 졸업생을 국제 졸업생보다 앞에 놓는다.
다만 현장에서는 근무 지역을 넓게 열어두면 대부분 인턴을 확보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태즈메이니아와 노던테리토리가 후순위 지원자에게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호주를 선택한다면 “어느 병원”이 아니라 “어디든 간다”는 전제로 계획을 세워야 한다.
8-6. 정리
인턴 확보 관점에서 순위를 매기면 다음과 같다.
- 미국 — 자국 의대 졸업 시 IMG 분류에서 제외, 매치에서 동일 취급
- 영국 — 본토 캠퍼스 졸업 시 국적 무관 우선순위, 단 해외 캠퍼스는 제외
- 호주 — 후순위지만 지역을 넓히면 확보 가능
- 아일랜드 — 비EU 최하위, 자리 수 변동
- 동유럽·중앙아시아 — 현지 잔류보다 귀국 후 예비시험 경로가 일반적
비용 순위(미국·영국·아일랜드·호주가 최상위)와 인턴 접근성 순위가 상당 부분 겹친다는 점이 이 표의 핵심이다. 비싼 나라가 비싼 이유 중 하나가 졸업 후 경로가 열려 있다는 것이고, 싼 나라는 그만큼 귀국 후 예비시험이라는 단일 경로에 의존하게 된다.
9. 국내 정원은 늘고 있다
한국 의대 진학이 어렵다는 전제 자체도 재검토가 필요하다. 보건복지부는 2026년 2월 10일 제7차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서 2027학년도 이후 의대 정원을 확정했다. 2027학년도 정원은 2024학년도(3,058명)보다 490명 늘어난 3,548명이며, 2028~2031학년도에는 매년 613명씩 증원돼 3,671명 규모가 된다. 2030년 공공의대·지역의대 설립분까지 반영하면 3,871명이다.
증원분 490명은 서울을 제외한 32개 의대에서 지역의사선발전형으로 뽑는다. 이 전형 합격자는 등록금과 생활비를 지원받는 대신 졸업 후 지역 의료기관에서 10년간 의무 복무해야 한다. 강원대·충북대가 각 39명으로 배정 규모가 가장 크고, 부산대·전남대 각 31명, 제주대 28명, 충남대 27명, 경북대 26명 순이다.
비용만 놓고 보면, 지역의사전형은 등록금이 0원인 유일한 국내 경로다. 해외 의대 최저가 선택지(우즈베키스탄 5,000만원)와 비교해도 절대 우위다. 10년 의무 복무를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판단의 핵심 변수가 된다.
10. 유학 상담에서 반드시 확인할 것
첫째, 리스트 등재 여부를 ‘가부’가 아니라 ‘절차’로 이해해야 한다. 미등재 학교도 졸업 후 인정심사 신청이 가능하다. 다만 기등재 학교가 서류 부담과 소요 기간 면에서 유리하다. 교명이 변경된 학교(리스트에 병기된 곳만 12곳)와 개별 적용 기준은 국시원에 직접 확인하는 것이 확실하다.
둘째, 연간 학비가 아니라 전 과정 총액으로 비교해야 한다. 미국은 학사 4년을 마쳐야 MD 지원이 가능해 실제 8년이 걸린다. 호주도 멜버른·시드니·퀸즐랜드는 학사 3년 + MD 4년 구조이고, UNSW·플린더스만 6년 직행이다. 같은 호주 안에서도 경로에 따라 2억원 이상 차이가 난다.
셋째, 영국은 임상학년에 학비가 뛴다. 국제학생 의학 학비는 2026/27학년도 기준 연 3만 150~7만 554파운드, 평균 4만 7,700파운드다. 낮은 쪽 숫자는 대부분 1~2학년 기준이고 3학년부터 급등한다. 에든버러는 1~2학년 3만 2,100파운드에서 3~5학년 4만 9,000파운드로 오른다. 1학년 학비로 총액을 추정하면 1억원 이상 어긋난다.
넷째, 이탈리아는 IMAT 배정 구조를 이해하고 지망 순위를 짜야 한다. 점수에 따라 대학이 배정되므로 출원 시점에 진학 대학을 확정할 수 없다. 배정 불확실성을 피하려면 자체 시험으로 선발하는 후마니타스가 대안이다.
다섯째, 수업 언어와 임상 실습 언어를 구분해야 한다. 우즈베키스탄·러시아권의 영어 트랙은 3학년 이후 병원 실습에서 현지어를 요구한다. 독일은 입학 전 C1이 필요해 어학 준비 비용이 별도로 2,000만~4,000만원 든다.
여섯째, 졸업 후 그 나라에서 인턴을 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복지부는 “해당 국가의 면허를 취득한 경우” 응시자격을 인정한다고 안내한다. 현지 인턴을 못 하면 현지 면허가 나오지 않고 한국 경로도 흔들린다. 영국 본토 캠퍼스와 미국 의대가 이 점에서 가장 안전하고, 아일랜드·호주는 비용 대비 인턴 보장이 없다는 점을 감수해야 한다.
일곱째, 예비시험 국가별 합격률을 확인해야 한다. 학비가 싼 국가일수록 합격률이 낮은 경향이 뚜렷하다. 6년간 5,000만원을 아끼고도 국내 면허 취득에 실패하면 회수 가능한 비용은 없다.
※ 본지 발행사는 해외 대학 진학 관련 교육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본 기사는 특정 국가·대학의 진학을 권유하거나 만류할 목적으로 작성되지 않았으며, 모든 수치는 공개된 1차 자료를 기준으로 산출했습니다.
※ 한국 국적 졸업생이 영국 파운데이션 프로그램 근무를 위해 필요한 비자(Graduate Route 또는 Skilled Worker 후원) 요건은 별도 확인이 필요합니다. 본 기사의 영국 우선순위 서술은 학위 취득지 기준의 배정 우선순위에 관한 것으로, 취업 체류자격과는 별개 사안입니다.
※ 인정 리스트의 연도별 확대 추이(헝가리·영국 등재 대학 증가)는 국시원 연도별 공개자료 대조로 수치 확인이 필요합니다. 94.07.07 이전/이후 구분이 개별 지원자에게 적용되는 방식도 국시원 확인 사항입니다.
※ 학비는 각 대학 공식 고시액 기준, 생활비는 도시별 평균 추정치입니다. 환율 변동과 대학별 연 3~5% 인상률이 반영되지 않은 정태적 추정치이므로 실제 부담액과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헝가리·폴란드·러시아·우즈베키스탄 개별 대학의 확정 학비, 필리핀 4개교 현행 등록금, 아일랜드 6년제 예과 1년차 학비, 브레시아 대학의 영어 과정 개설 여부는 각 대학 공식 페이지에서 재확인이 필요합니다.
참고자료
-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보건복지부장관이 인정하는 외국학교 현황」, 2026.06.02
- 보건복지부, 「외국학교 졸업자의 보건의료인국가시험 응시절차」, https://www.mohw.go.kr/menu.es?mid=a10702020300
- 베리타스알파, 「[2027대입잣대] 39개 의대 2026등록금.. 고대 681만2500원 ‘최고’」, 2026.05.21, https://www.veritas-a.com/news/articleView.html?idxno=611272
- 한국경제매거진, 「의대 가려면 학비만 1억, 年등록금 1000만원 시대」, 2026.04.29, https://magazine.hankyung.com/business/article/202604295847b
- 대학지성 In&Out, 「올해 4년제大 125개교 등록금 인상」, 2026.03.06, https://www.unipres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139
- 데일리메디, 「2027학년도 의대 정원 490명 늘어 ‘3548명’」, 2026.04.28, https://www.dailymedi.com/news/news_view.php?wr_id=936086
- 더퍼블릭, 「2027학년도 의대 정원 490명 증원 확정…2031년까지 확대」, 2026.02.11, https://www.thepublic.kr/news/articleView.html?idxno=294069
- 한국경제, 「외국 의대 출신 국시 예비시험 합격자 작년比 3배 늘어」, 2025.07.20,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072092737
- 메디게이트뉴스, 「외국의대 출신 의사 예비시험 합격률 54.5%→88.7%」, 2025.07, https://medigatenews.com/news/1480880084
- 데일리메디, 「외국의대, 국내 의사면허 예비시험 합격률 54.5%」, 2024.09.24, https://www.dailymedi.com/news/news_view.php?wr_id=916611
- 의협신문, 「새내기 의사 818명 배출, 의사 국가시험 합격률 75.9%」, 2026.01.22, https://www.doctors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3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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