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졸업 후 바로 영국 과정 진입하는 학생 증가… 격차 축소는 한국 교육과정 범위 축소가 만든 결과
영국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한국 학생은 크게 두 경로로 나뉜다. 한국 고등학교에서 1~2년을 이수한 뒤 옮기는 경로와, 중학교만 마치고 곧바로 영국식 교육과정에 진입하는 경로다.
이 두 경로는 오랫동안 수학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한국 고등학교 이과 과정을 이수한 학생이 크게 앞섰다. 그러나 최근 그 격차가 좁혀지고 있으며, 그 원인은 중졸 진입 경로의 개선이 아니라 한국 수학 교육과정의 범위 축소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학교 졸업 후 곧바로 영국 과정에 진입하는 사례 증가
최근 한국 중학교를 졸업한 뒤 고등학교 진학 없이 영국 또는 국제학교 체계로 곧바로 진입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 이들은 IGCSE 과정을 거쳐 Sixth Form에서 A-Level을 이수하는 경로를 밟는다.
이 경로는 IGCSE 단계에서 대수 조작과 좌표기하를 학습하고, Additional Maths를 이수할 경우 미적분의 기초까지 접한 뒤 Year 12에서 P1·P2, Year 13에서 P3·P4로 이어진다. 처음부터 A-Level 완주를 전제로 설계된 순서이며, 평가 방식도 영어 서술형으로 일관된다.
과거 이 경로를 택한 학생은 한국 고등학교 이과 과정을 이수한 학생에 비해 수학에서 크게 뒤처지는 것으로 평가됐다. 종전 한국 고교 이과 트랙은 미적분과 벡터, 공간도형까지 포함해 A-Level 수학 내용 대부분을 선행하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움직인 것은 한쪽뿐
변화가 발생한 쪽은 중졸 진입 경로가 아니다. 이 경로의 학습 출발점과 도달 지점은 종전과 동일하다. 달라진 것은 한국 고등학교를 거치는 경로다.
[도표2] 격차는 왜 줄었나 — 움직인 것은 한쪽뿐이다
| 한국 고교 이수자 | 중졸 후 IGCSE 진입자 | |
|---|---|---|
| 종전 교육과정 | P1~P4 대부분 학습 (A2 구간) | IGCSE 수준에서 출발 |
| 2028 체제 | P1·P2·S1까지 (AS 구간) | IGCSE 수준에서 출발 |
오른쪽 칸은 그대로다. 움직인 것은 왼쪽 칸뿐이다.
본지가 두 경로의 A-Level 준비 도달 지점을 단원 진도 기준으로 환산한 결과, 종전에는 한국 고교 이수자가 약 2년 앞선 상태에서 출발했으나 2028 체제에서는 그 차이가 약 1년 안팎으로 좁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산은 A-Level 수학이 AS(1년차, P1·P2·S1)와 A2(2년차, P3·P4)로 구성된다는 점을 기준으로, 각 경로가 도달한 지점이 이 2년 과정의 어디에 해당하는지를 비교한 것이다.
즉 격차 축소는 한쪽이 따라잡은 결과가 아니라, 한국 수학 교육과정의 범위 축소로 다른 한쪽의 도달 지점이 하향된 데 따른 것이다.
이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입장에 따라 다르다. 중졸 진입 경로를 택하는 학생에게는 진입 장벽이 낮아졌다는 뜻이다. 반면 한국 고등학교 교육을 받고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에게는 고교 2년이 제공하던 수학 자산이 줄었다는 뜻이 된다.
진로선택 과목 개설 여부가 변수
미적분Ⅱ와 기하는 폐지된 것이 아니라 진로선택 과목으로 유지된다. 국가교육위원회가 밝힌 대로 학교에서 이수할 수는 있다.
다만 수능 출제 과목에서 제외된 과목의 수강 수요가 줄어들 경우 개설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교육 현장에서 제기된다. 소인수 과목의 개설 여부는 학교별 사정에 좌우되며, 개설되지 않을 경우 해당 내용을 학교 밖에서 확보해야 한다.
국내 대입만 놓고 보면 학습 부담 경감이라는 개편 취지가 성립한다. 그러나 해외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에게는 국내에서 덜어낸 부담이 그대로 남으며, 부담의 형태가 학교 밖으로 이전되는 결과가 된다.

준비 시 확인할 사항
한국 고등학교 재학 중 영국 진학을 준비하는 경우 — 재학 학교에서 미적분Ⅱ와 기하가 진로선택 과목으로 개설되는지 우선 확인해야 한다. 개설되지 않을 경우 A-Level P3·P4에 해당하는 내용을 별도로 확보할 계획이 필요하다.
중학교 졸업 후 영국식 과정으로 진입하는 경우 — 출발점의 불리함은 종전만큼 크지 않다. 다만 IGCSE 단계의 대수 조작 능력이 부족하면 P3 이후에서 정체되는 경우가 많다.
공통 — 역학은 어느 경로에서도 한국 교육과정에 대응 과목이 없어 별도 준비가 필요하다. 또한 A-Level은 전 과목에서 공학용 계산기 사용이 허용되며, ‘show that’, ‘prove that’, ‘hence’ 등 지시어에 따라 풀이 과정을 단계별로 서술해야 점수가 인정된다. 답이 맞아도 과정이 없으면 배점을 받지 못한다.
시리즈 목차 ① 수능에서 뺀 수학, 영국에서는 A-Level 후반부 절반 ② 한국 고교 출신과 중졸 진입자의 수학 격차, 왜 줄었나 (이 글) ③ “부담은 줄었지만 역량은” — 국내에서도 제기되는 우려
자료 구분
2028학년도 수능 출제 범위와 심화수학 제외 결정은 교육부 및 국가교육위원회 발표에 근거했다. A-Level 및 IGCSE 과정 구성은 Edexcel 규격을 기준으로 했다.
두 경로의 도달 지점 비교와 연수 환산은 본지가 양측 교육과정을 대조해 도출한 것이며 공식 대응표가 아니다. 중졸 진입 사례 증가에 관한 서술은 본지의 유학 상담 및 취재 과정에서 축적된 관찰이며, 통계 조사에 근거한 수치가 아니다.
주의
시험위원회와 응시 연도에 따라 단원 구성 및 평가 방식에 차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