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BT News — 과학·환경
갓 결혼한 부부가 첫 입맞춤을 나누는 순간, 한 무리의 모나크 나비(제왕나비)가 하늘로 날아오른다. 이보다 더 낭만적인 장면은 흔치 않다. 지난 20여 년 동안 ‘나비 방생(放生)’은 북미 지역의 결혼식·장례식·각종 기념식에서 하나의 관행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최근 축적된 과학 연구들은, 이 우아한 몸짓이 정작 나비를 지키기는커녕 해를 끼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왜 나비를 날리나
상징성은 이해하기 쉽다. 애벌레에서 날개 달린 성충으로 탈바꿈하는 나비는 오래전부터 새로운 시작, 재생, 그리고 ‘날아오르는 사랑’을 뜻해 왔다. 결혼식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이미지다. 상업 사육업자들은 이 상징성을 사업으로 바꿔 놓았다. 모나크 나비는 설탕물을 먹여 개별 봉투에 넣은 뒤 완충재를 댄 상자에 담겨 익일 배송되며, 부부는 한 다스(12마리)당 미화 약 100달러까지 지불한다. 30여 년 전 결혼식용으로 처음 시작된 이 관행은, 일부 업체 기준으로 이제 주당 수백 마리 주문을 소화한다.
여기에는 보전(保全)의 명분도 있다. 북미 야생 모나크 개체수는 미국 중서부의 서식지 파괴 등으로 지난 20년간 약 90% 급감했다. 이런 배경에서 사육한 나비를 자연에 풀어주는 일은 마치 복원에 동참하는 선행처럼 느껴진다. 평범한 시민이 자연에 무언가를 되돌려 주는 방식으로 여겨지는 것이다.

U. S. Fish and Wildlife Service – Northeast Region
연구가 말하는 것
그러나 모나크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미국의 모나크 연구자·보전 활동가 10인은 자연보전단체 Xerces Society를 통해 공동성명을 내고, 상업 사육 나비의 대규모 방생을 권장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야생 개체군에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학계 문헌에서 반복적으로 지적되는 우려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사육이 이동 능력을 망가뜨린다. 시카고대 연구진이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상업 사육업자에게서 얻은 모나크는 실험에서 남쪽으로 날지 못했고, 그 후손을 야외에서 길러도 마찬가지였다. 더 놀라운 점은 야생에서 잡은 개체라도 실내에서 번식시키면 방향 감각을 잃었다는 것이다. 책임저자 마커스 크론포스트(Marcus Kronforst) 교수는 여러 세대에 걸친 사육이 사실상 나비의 ‘이동 능력을 유전적으로 상실’시켰다고 결론지었다. 이후 표지(tagging) 기록을 재분석한 연구에서는 사육 개체의 이동 거리가 야생 개체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둘째, 밀집 사육 시설에서 질병이 퍼진다. 대량 사육 환경에서는 OE(Ophryocystis elektroscirrha) 같은 병원체가 축적되고, 더 강한 변종으로 진화하거나 원래 없던 지역으로 옮겨질 수 있다. 모나크 질병 분야의 권위자인 조지아대 소니아 알타이저(Sonia Altizer) 교수는, 성충까지 살아남은 나비라도 감염을 지닌 채 이를 퍼뜨릴 수 있어 이미 줄어든 야생 개체군을 더 큰 위험에 빠뜨린다고 경고했다. 현재 상업 사육업자에게 질병 예방 수칙을 의무화하는 규정도, 이들의 사육 개체를 정기적으로 검사하는 정부 기관도 없다.
셋째, 유전적 교란과 연구 방해가 일어난다. 동부·서부 모나크 개체군을 로키산맥 반대편으로 옮기면 두 별개 집단의 유전적 경계가 흐려지고, 방생된 나비가 원래의 월동지를 찾지 못할 수 있다. 또 엉뚱한 장소나 시기에 나비가 나타나면, 과학자들은 그것이 자연히 온 것인지 방생된 것인지 구분할 수 없어 보전의 근거가 되는 개체군 모니터링이 무너진다.
소규모 사육의 자리
과학계의 결론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연구자들은 소수의 나비를 기르는 일 — 예컨대 교실의 유리병 속 애벌레 한 마리 — 이 교육적 가치가 크고 자연과의 진정한 교감을 준다는 점은 인정한다. 이들이 반대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지속적·상업적·대규모 사육과 방생이다.
그럼에도 나비의 상징성을 결혼식에서 기리고 싶은 부부라면, 보전 활동가들은 더 오래가는 대안을 제시한다. 애벌레의 먹이식물인 밀크위드(박주가리류)와 밀원(蜜源) 꽃을 심거나 기념 정원을 가꾸는 것이다. 이런 노력은 단 몇 분이 아니라 여러 해에 걸쳐 지역 수분매개 곤충을 돕고, 상자 속 방생과 달리 정작 기리려던 야생 나비에게 아무런 위험도 남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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