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대학원생 1,200명 이탈이 촉발… 개강 2주 앞두고 해고 통보
미키유
시카고 소재 일리노이공과대학교(Illinois Institute of Technology, 이하 일리노이텍)가 가을학기 개강을 2주 앞둔 지난 7월 말 교수와 직원 약 160명을 감원했다. 대학 측은 연방 연구비 삭감과 국제학생에 대한 제약을 이유로 들었다.
라지 에참바디(Raj Echambadi) 총장은 7월 28일 교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대학이 연구비 삭감과 국제학생에 대한 강도 높은 제약에 직면해 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표적 감축 외에 선택지가 없다고 밝혔다. 대학 대변인도 약 160명이 이번 조치의 영향을 받았다고 확인했다. 부서별 감원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일리노이텍은 브론즈빌에 본캠퍼스를, 시카고 도심에 시카고-켄트 로스쿨을 두고 있는 사립 비영리 대학이다. 가을학기는 8월 17일 시작된다.
국제 대학원생 의존도가 만든 취약점
이번 사태의 직접적 원인은 국제학생 등록 감소다.
대학이 공개한 2025년 가을 통계에 따르면 일리노이텍의 국제학생 비율은 42%, 출신국은 117개국이다. 대학원으로 좁히면 의존도는 더 높아, 대학원생 10명 중 6명이 외국인이었다.
대학 웹사이트 아카이브의 등록 데이터를 분석한 WBEZ 보도에 따르면, 2024년 가을에서 2025년 가을 사이 국제 대학원생이 약 1,200명 줄었다. 지난해 전체 재학생이 7,500명 규모였던 점을 감안하면 큰 폭이다.
주목할 점은 일리노이텍이 원래 하락세에 있던 대학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연방 데이터 기준으로 2022년에서 2024년 사이 가을학기 등록은 27% 이상 늘어 8,834명에 이르렀다. 그러다 2025년 가을 기관 자료 기준 15% 넘게 급락했다. 성장하던 대학이 정책 환경 변화 한 번에 재정 구조가 무너진 사례에 가깝다.

핵심은 감원이 아니라 ‘비상 재정위기’ 선언
이번 조치를 단순한 구조조정으로 읽으면 사안의 성격을 놓치게 된다. 감원에 앞서 이사회가 ‘비상 재정위기(extraordinary financial exigency)’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일리노이텍 교수편람 제4장은 정교수의 종신재직권(테뉴어)에 관해, 해당 지위가 은퇴, 사임, 사유 있는 징계해임, 그리고 이사회의 비상 재정위기 선언 중 하나가 발생할 때까지 유지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이사회의 선언은 미국 대학에서 사실상 신분이 보장되는 것으로 알려진 종신교수까지 해고 대상에 포함시키는 절차적 장치다.
미국 대학에서 재정위기 선언은 드물게 사용된다. 대학교수협의회(AAUP) 측은 이 절차가 교수편람에 규정된 해고 관련 안전장치를 우회하는 방식으로 쓰일 수 있다는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반면 신용평가 관점에서는 재정 구조를 재편하려는 경영진의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되기도 한다.
다만 이번 선언과 관련해 확인되지 않은 부분이 남아 있다. 교수평의회는 대학 법무실에 보낸 서한에서 이사회가 재정위기 선언을 승인했다고 발표했으나 평의회는 해당 결의문 사본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전체 교수의 최대 3분의 1이 해고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으나, 이는 익명 제보와 블로그를 통해 유통된 것으로 대학이나 문서로 확인된 수치가 아니다.

교수평의회 불신임, 이사회는 지도부 재신임
거버넌스 충돌도 표면화됐다.
교수평의회는 해고 통보가 시작되기 하루 전인 7월 27일 총장과 부총장에 대한 불신임을 의결했다. 평의회는 결의문에서 대학이 극심한 재정난에 처해 있다는 점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현 경영진의 대응이 느리고 불투명했으며 이것이 위기의 범위를 더 키웠다고 비판했다. 학생과 인증기관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방식으로 이 국면을 헤쳐 나갈 것으로 현 경영진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표현도 담겼다.
이사회는 반대 입장을 냈다. 대변인을 통해 총장과 부총장, 경영진에 대한 신임을 재확인하며 학사 개편과 재정 구조조정을 만장일치로 지지했다고 밝혔다.
대학 측은 해고 대상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인정하고 퇴직 위로금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복수의 교직원은 개강을 앞둔 시점까지 학생들에게 감원 사실이 공지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직원은 학생들이 학교가 2~3년 안에 문을 닫을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으며, 가르칠 교수가 없어 필요한 과목을 듣지 못할 것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경보는 3년 전부터 울렸다
이번 사태가 갑작스러운 것만은 아니다.
무디스는 2023년 3월 일리노이텍의 신용등급을 Baa3에서 Ba2로 두 단계 강등해 투자적격 등급을 박탈하고 부정적 전망을 부여했다. 당시 무디스는 적자 규모와 각종 전략 사업 지출의 회수 불확실성이 대학의 재무 전략, 리스크 관리, 경영진 신뢰도가 악화된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2022회계연도에 적자와 자본지출로 준비금 6,200만 달러가 소진된 점, 운영 자금을 신용한도에 의존하는 부채 구조도 강등 사유에 포함됐다.
같은 평가에서 무디스는 높은 테뉴어 교수 비율이 비용 조정 여지를 제약한다고 봤다. 3년 뒤 대학이 재정위기를 선언해 테뉴어 조항을 무력화한 것은, 결과적으로 그 제약을 제거한 조치가 됐다.
일리노이텍의 현재 신용등급은 이 기사 작성 시점에 확인하지 못했다. 2025년 하반기 전망 하향과 관련한 무디스 보고서가 존재하나 원문은 유료 열람 대상이다.

미국 전역의 흐름
일리노이텍은 예외적 사례가 아니다.
크로니클 오브 하이어 에듀케이션이 미 국무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5-26학년도를 앞두고 발급된 F-1 학생비자는 전년 대비 약 9만 7,000건 줄어 36% 감소했다. 국제교육연구소(IIE)의 오픈도어스 예비조사에서도 2025년 가을 신규 국제학생 등록이 전년 대비 1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재학생 수의 감소폭은 이보다 작게 나타나지만, 이는 학업을 마치고 현장실습(OPT)에 참여 중인 인원이 통계에 계속 잡히기 때문이다. 신규 유입 감소가 재학생 총계에 반영되기까지는 시차가 있다.
국제학생 의존도가 높은 대학일수록 이 시차가 끝나는 시점에 충격이 집중된다. 일리노이텍은 그 시점이 먼저 도래한 사례에 가깝다.
한편 대학 재정난은 유학생에게 재정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학과가 폐지되거나 대학이 문을 닫을 경우 학위 이수와 체류자격이 동시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별도 기사에서 다룬다.
참고자료
- WBEZ Chicago, “Illinois Institute of Technology cuts 160 faculty and staff just before fall semester”, 2026-07-31, https://www.wbez.org/education/2026/07/31/illinois-institute-of-technology-cuts-160-faculty-and-staff-just-before-fall-semester
- Higher Ed Dive, “Illinois Institute of Technology lays off 160 faculty and staff members”, 2026-08-04, https://www.highereddive.com/news/illinois-institute-of-technology-lays-off-160-faculty-and-staff-members/826895/
- ABC7 Chicago, “Layoffs at Illinois Institute of Technology in Chicago raise concerns among students ahead of fall semester”, 2026-08, https://abc7chicago.com/post/layoffs-illinois-institute-technology-chicago-raise-concerns-among-students-ahead-fall-semester/19621008/
- Illinois Institute of Technology, “Facts and Reports” (Fall 2025), https://www.iit.edu/oii/facts-and-reports
- Illinois Institute of Technology, Faculty Handbook, “IV. Conditions of Academic Appointment”, https://webmaster.iit.edu/files/general-counsel/faculty-handbook/iv_conditions_of_academic_appointment.pdf
- TaxProf Blog, “Illinois Institute of Technology declares ‘financial exigency’ and begins firing faculty”, 2026-07-29, https://taxprofblog.aals.org/2026/07/29/illinois-institute-of-technology-declares-financial-exigency-and-begins-firing-faculty/
- The Bond Buyer, “Illinois Institute of Technology falls to junk on operating strains”, 2023-03, https://www.bondbuyer.com/news/illinois-institute-of-technology-falls-to-junk-on-operating-strains
- Georgetown University FEED, “New data showing steeper declines in international student enrollment”, 2026-03, https://feed.georgetown.edu/access-affordability/new-data-showing-steeper-declines-in-international-student-enrollment/
- Higher Ed Dive, “The state of international enrollment in 6 charts”, 2026-06, https://www.highereddive.com/news/the-state-of-international-enrollment-in-6-charts/821753/
- Inside Higher Ed, “College leaders consider exigency as summer nears, but drawbacks may outweigh benefits in many cases”, 2020-05-19, https://www.insidehighered.com/news/2020/05/19/college-leaders-consider-exigency-summer-nears-drawbacks-may-outweigh-benefits-ma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