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비만 런던 £13,761·비런던 £10,539… 여기에 1년차 학비를 더해야 실제 증빙액 완성 | 한국은 ‘저위험국’으로 서류 제출 면제 유지
[IIBT News] 2026. 7. — 2026년 9월 영국 대학 입학을 준비하는 유학생들이 종전보다 크게 높아진 재정증명 기준과 마주하고 있다. 다만 흔한 오해와 달리, 상향된 £13,761은 ‘생활비(maintenance)’ 증빙액일 뿐 전체 준비금이 아니다. 영국 학생비자(Student visa)의 재정요건은 처음부터 ‘생활비 + 학비’ 두 덩어리로 구성되며, 학생은 이 £13,761에 1년차 학비 중 미납분을 더한 금액을 은행 계좌에 증빙해야 한다. 이번에 오른 것은 생활비 부분으로, 특정 사건이 아니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영국 순이민(net migration)을 억제하려는 정책 흐름의 산물이다.
재정증명 자체는 신설 아냐… ‘금액’이 급등
먼저 구분이 필요하다. 은행 잔액증명과 이른바 ’28일 규정’으로 대표되는 재정 증빙 요건은 과거 Tier 4 시절부터 존재해 온 제도다. 최근 바뀐 것은 요건의 유무가 아니라 증빙해야 하는 금액의 규모다.
수년간 동결돼 있던 생활비 기준액은 2025년 들어 두 단계에 걸쳐 상향됐고, 2025년 11월 11일부로 런던 월 £1,529, 런던 외 지역 월 £1,171로 확정됐다. 최대 9개월분을 적용하므로 총 증빙액은 런던 £13,761, 런던 외 £10,539에 이른다. 여기에 1년차 학비 중 미납분을 더해야 한다. 영국 정부는 이 인상이 생활비 상승분을 반영해 학생이 스스로를 부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배경: 순이민 90만 명 돌파와 학생비자 route 지목
정책의 근본 배경은 순이민 폭증이다. 영국 순이민은 2023년 중반 90만 명대에 이르러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 수치가 정치적 방아쇠가 됐고, 그 안에서 학생비자 경로가 집중적으로 지목됐다.
영국 정부 발표에 따르면, 2022년 한 해에만 학생비자가 50만 건 가까이 발급됐으며, 유학생 동반가족(dependant) 규모는 2019년 대비 약 750% 늘어 13만 6천 명 수준에 달했다. 정부는 학생비자가 실제 학업이 아니라 취업·이주의 ‘우회로’로 활용된다는 문제의식을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이 동반가족 급증은 특정 국가가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옥스퍼드대 이주관측소(Migration Observatory) 분석에 따르면 인도·나이지리아 국적 학생이 다른 국가 학생보다 동반가족을 훨씬 많이 동반했으며, 2023년 기준 학생 동반가족 비자의 약 65%를 차지했다.
정책 타임라인
재정 요건 강화의 직접적 출발점은 2023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발표된 대책 패키지에는 동반가족 동반 제한, 졸업 전 취업비자 전환 금지와 함께, 학생의 자금 요건을 재검토하고 부적절한 신청을 조장하는 유학원을 단속하겠다는 방침이 명시됐다.
- 2023년 5월 — 학생비자 오남용 대응책 발표, 재정 요건 재검토 예고
- 2024년 1월 — 대부분의 수업형 석사(taught master’s) 과정 학생의 동반가족 동반 금지 시행
- 2025년 1월·11월 — 생활비 증빙액 2단계 인상 → 현재 런던 £13,761
- 2027년 1월 — 졸업 후 취업비자(Graduate route)가 학·석사 졸업자 기준 2년에서 18개월로 단축 예정
동반가족 금지의 효과는 즉각적이었다. 학생 동반가족 비자는 2023년 12만 명대에서 2024년 1만 명대로 약 86% 급감했고, 전체 순이민도 2024년 43만 명대로 전년 대비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이 일련의 조치는 2010년 이민 상한제 이후 가장 강도 높은 이민 정책 전환으로 평가된다. 다만 대학·연구계에서는 우수 인재 유치에 타격을 준다는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 학생에게 주는 시사점
주목할 점은, 동반가족 급증을 주도한 것은 인도·나이지리아였지 한국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한국은 영국 이민규칙상 ‘저위험국(differential evidence requirement, 옛 differentiation arrangement)’ 명단에 포함돼 있다.
이는 두 가지를 의미한다. 첫째, 인상된 증빙 금액(£13,761)은 국적과 무관하게 모두 적용되므로 한국 학생·학부모의 재정 부담도 실제로 커졌다. 둘째, 그럼에도 한국 국적자는 비자 신청 시 재정 서류를 첨부하지 않아도 되는 간소화 혜택은 유지된다. 다만 이는 면제가 아니라 제출 생략일 뿐이며, 재정 요건은 반드시 충족해야 하고 심사관이 요청할 경우 즉시 증빙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요청에 응하지 못하면 신청은 거절된다.
결국 실무의 핵심은 금액과 ’28일 규정’이다. 필요 금액 전액을 학생 또는 부모 계좌에 28일 연속 보유해야 하며, 이 기간 중 단 하루라도 잔액이 기준 아래로 내려가면 요건 미충족으로 거절된다. 잔액증명서의 마감일은 비자 신청일로부터 31일 이내여야 한다. 재정 서류의 형식 오류와 이 28일 규정 위반은 영국 학생비자 거절 사유 중 가장 흔한 유형으로 꼽힌다.
본 기사의 수치는 영국 정부(gov.uk) 학생비자 안내와 이민규칙, 영국 국제학생자문기구(UKCISA), 영국 통계청(ONS) 자료를 근거로 작성됐다. 금액·규정은 개정될 수 있으므로 신청 전 gov.uk 원문 확인을 권한다.